한국 재래식보다 더하면 더하는 유럽 시골 화장실
국제 수다

국의 시골, 재래식 화장실에 얽힌 아주 유명한 일화 하나가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재 인증할, 아줌마 인증할 그런 실화인데요, 다름 아니라 그 당시 프랑스 청순 여배우로 이름을 날린 소피 마르소가 한국의 재래식 화장실에 갔다 식겁했던 이야기입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이런 뒷담화를 들었는데요, 그 당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재래식 화장실이 그렇게 식겁할 곳인가'하고 말입니다. 어린 나이에 한국 시골 화장실이 부끄럽기도 했고, 그 당시 대세는 양변기에 물이 쫘악~ 내려가는 화장실이었으니 너도나도 양변기로 바꾸는 추세였습니다. 초등학교 화장실마저 다 양변기였으니 어린 나이에 좀 재래식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농업을 중시한 한국 사정을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지요. 

"그까짓 인분 좀 거름으로 쓰자고요~!" 소리가 절로 나왔다는...... 

어린 나이에도 문화적 상대성을 어느 정도 알아갔기 때문에 한국의 특수한 문화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많이 흘러~ 제가 유럽에 정착해서 살다 보니, '아!!! 소피 마르소가 자국(프랑스) 시골의 사정은 몰랐었구나!'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프랑스 (남부) 시골의 화장실은 한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거든요. 

물론, 현대화되어 모두들 양변기를 사용하고 화장실이 잘 되어 있어 이런 일반화는 성급할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깡시골의 수리하지 않은 옛집 그대로의 모습을 갖춘 곳에 가보니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사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한번 가보니 아~~~ 화장실이...... 화장실이...... 

화장실이 없었습니다!!!

제목에서 유럽이라고 했는데, 전체적인 유럽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제가 스페인 시골에 집을 지어 살면서 교류한 자연주의자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어느 정도 사정은 알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남부와 비슷한 기후와 삶의 방식을 사는 스페인 지중해 해안의 시골집도 비슷한 구석이 참 많았지요. 


제가 처음으로 스페인 시골에서 느낀 문화 충격이 바로 이 화장실이었습니다. 마치 제가 소피 마르소가 되어 간 듯했지요. 

화장실에 가려고 했더니, 어느 친구가 제게 작은 곡괭이 같은 삽을 주는 겁니다. 

"밖에 나가야 하고, 볼일 볼 때는 땅을 파고 그 안에 볼일 보고 흙으로 덮어라."라가 화장실 수칙이었지요. 

아!!! 처음에는 굉장한 문화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소피 마르소가 왔다면 울고 갈 풍경일세. 

그러게 괜히 한국 화장실에서 식겁하셨네. 유럽에는 화장실이 아예 없잖아욧......!'

그런데 알고 보니, 지중해 기후를 받는 이곳에서는 날씨가 건조하여 금방 마르고, 땅이 넓어 오염이 별로 없었나 봅니다. 게다가 목축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양 떼와 소 떼, 말 떼 사이에서의 인간 배설물은 아주 적은 양이라 봐줄 만 했겠지요. 

실제로 우리 부부가 이 고산집에 와서 수리할 때 보니, 화장실이 없었습니다. 이웃 할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지요. 

"화장실이 어디 있었겠어? 가축을 모으는 외양간, 마구간이 더 중요했지. 추운 날에는 그곳에서 함께 볼일을 보기도 했지."

아~~~ 그러니 스페인 시골에서는 화장실이 마을 부잣집에만 있었던 거구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의 시골 농가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것도 양변기가 떡 하니......! 그런데 이웃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 양변기 화장실이 대중화된 것은 불과 1세기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런데 참 재미있는 모습은 유럽의 몇몇 자연주의자 친구들은 양변기보다 부식토를 이용한 화장실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자연주의자 친구들은 우리 집에서 본 부식토 화장실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하는 소리가, 

"나는 부식토 화장실 갖는 게 꿈이야." 

아! 화장실도 이렇게 꿈을 주는구나, 그때 느꼈습니다. 다들 편리한 양변기를 선호하던데 어떤 이들에게는 부식토 화장실이 꿈의 화장실이구나, 싶은 게 말이지요. ^^* 그러고 보니, 소피 마르소가 본 한국 재래 화장실은 거의 부식토 화장실이잖아요? 인분을 발효하여 거름으로 쓰는 그 재래식 화장실이 말이죠. 소피 마르소가 식겁한 한국 시골 화장실이 어떤 이에게는 꿈의 화장실이 된다는 사실에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 한국 재래식과는 다른 우리 집 부식토 실내 화장실(좌), 부식토(우)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해주면 참 좋아합니다. 한국 재래 화장실은 발효를 잘 해서 부식시켜 나중에 거름으로 썼다고 말이지요. 실제로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께서 소똥과 함께 섞어서 차곡차곡 쌓아두시는 모습이 기억으로 남기도 하고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한국에 가면 이 부식토 화장실을 아주 좋아합니다. 자연주의자 인증~! 

요즘 부식토 화장실이 어디 있어요? 하실 분을 위해...... 한국의 산사 사찰에는 통풍 잘 되는 부식토 화장실인 해우소가 꽤 있더라고요. ^^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이런 말을 한 영국 부부가 사는 체코에 가본 적이 있었습니다. 어찌저찌하여 체코 시골 마을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는데...... 오~! 우리 집보다 더 자연적인 부식토 화장실을 만들었더라고요! 마치 한국식 재래 화장실과 비슷비슷한 게!!! 건물 밖에 화장실을 만들어 부식토를 넣어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소피 마르소보다 더 많이 생각이 열린 유럽인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 스페인 국립공원의 건조 화장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농가에는 아직도 많은 옛집이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곳에 가보면 확실히 알 수 있지만, 화장실이 전혀 없답니다. 한국에서는 화장실이라도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가축을 위한 공간만 있었지, 화장실은 아주 적었구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미개하다는 말은 전혀 아니랍니다. 각자의 문화적 환경 덕분에 이런 모습이 보인 것이지요. 한국은 똥이 금이 된 곳이고, 이곳은 가축이 아주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  

여러분, 오늘 이 글도 재미있었기를 바라면서요, 얼른 여행 후기담 올릴게요~ 많지는 않지만 스페인에서 볼만한 곳들 곧 소개할게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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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08:1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4.14 20:39 신고 URL EDIT
아!!! 넘 재밌다!!!
저는 항상 KOOO님 댓글에 푹 빠져들어요. 우와~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고 반전이 있는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는데요? ^^
스토리텔러이세요!!!
그런데 정말 그 이야기가 사실일까요? 아무리 사실이라도 그곳에 가보지 않아서 신기하기만 하네요.
나중에 저도 한번 연변에 가보고 싶네요. ^^

즐거운 주말 되세요. ^^
| 2018.04.16 04:07 URL EDIT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조수경 2018.04.14 10:29 신고 URL EDIT REPLY
ㅎㅎ재밌는 그러나 생각하게 되는
포스팅이에요^^
환경에 맞는 화장실 변천사~!!
어린시절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
푸세식 화장실.. 땅에 묻힌 어마어마한 독에
응아가 가득차면 뒷쪽에서 퍼다 재, 왕겨랑 섞어
한참동안 발효시킨 뒤 밭으로 돌아가 채소들의 거름으로 우린 또 그 거름먹고 자란 건강한 채소들을 맛나게 먹고~~
자연은 돌아가는 수레바퀴죠^^
불편했지만 버려지는 쓰레기가 적었던
지금은 우리가 사용한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 보여지는 부분에
청결을 강조하는 삶이
감춰진 뒷모습은 썪지 않고 버려지는 것들로
환경에 치명적인 오염으로 현실의 불안감~
쉼없이 풀어가야 할 문제인 건 분명하죠~!!
산들님, 흥미로운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늘 에너지 충만하신 산들님 덕분에
함께 기운 얻어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4.14 20:40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재래식 화장실이 무섭긴 무서웠나 봐요. 하긴 어린 나이에 그곳에 빠지기라도 하면 정말......
하하하! 그런 걸 어쩌면 소피 마르소 성님이 식겁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아자! 수경님 오늘도 즐거운 댓글 고맙습니당~
sparky 2018.04.14 13:27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인분으로 농사을 짖지 않고, 초식 동물 소, 말 배설과 마른 짚을 섞어 퇴비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시골에 가면 할아버지께서 인분은 주로 곡물 껍데기, 재 섞어서 나무 옆에 묻어 준것 같더라구요
체소에도 인분을 사용 했다니 생소 합니다

독일 여행때 "로던버그에서 그곳 역사 해설자가 하는말이 밤에 똥을 받아서 길거리에 몰래 버려 서로 싸우고
더러운 위생 환경땜에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한꺼번에 죽었다고 ~ 그냥 웃긴 이야기가 아닌 역사 이야기 ㅎㅎ
사람 사는 곳은 동서 어디나 비슷 하죠
그러고 보면 독일에도 그앳날 화장실이 없었나 봐요 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4.14 20:44 신고 URL EDIT
오~ 그렇군요. 인분에 기생충이 있어 채소에 거름으로 쓰면 좋지 않다고 어릴 때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러게 이곳에서도 재를 섞어서 부식토를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맞아요. 위생이 인류 역사상 많은 병의 원인이었죠. 그래도 이런 과정이 있었으니 지금의 이 편리한 세상이 있었겠죠?

오늘도 재미있는 댓글, 고맙습니당~! 미국에서도 따뜻한 봄 맞으세요. 아자! 아자!
키드 2018.04.14 23:28 신고 URL EDIT REPLY
티비에서 자연주의 삶을 살고있는 외국 다큐를 본적있는데 저렇게 부식토 섞어서 거름으로 쓰더라구요~
저는 어릴때 재래식 화장실이 너무 무서워서 밤에는 아예 가질 못했어요.같이갈 언니도 없구~그냥 무섭고 끔찍한 기억이나서 지금도 화장실 트라우마가 있어요.
그래도 자연주의 삶은 좋아합니다~~^^
2018.04.15 17:4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늘바람 2018.04.15 20:36 신고 URL EDIT REPLY
인간극장 프로그램에서 애청하고 북마킹한 카페글 재밋게 읽었습니다. 스페인! 다시 가고픈 곳입니다. 여기 자주 방문해도 되지요^^?
루니 2018.04.16 08:42 신고 URL EDIT REPLY
유럽 한복판 파리에 화장실이 너무 없고 더러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흔치않은 유럽 시골 풍경 잘 보고 갑니다~
트와이스 2018.04.17 16:39 신고 URL EDIT REPLY
고마나루 2018.04.17 20:02 신고 URL EDIT REPLY
옛날 로마에는 개인집에 화장실이 없고 변을 길에 버렸답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굽이 높은 신을 신기 시작했다고 해요...그것이 바로 하이힐의 시초였답니다.
헬노 2018.04.19 10:48 신고 URL EDIT REPLY
재미있는 글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제가 외국 생활하면서 겪었던 신기한 일중에 하나가 서양인은 대변을 볼 때 소변을 같이 보지 않더라구요. 같이 살았던 백인 친구한테 물으니 원래 그런 것 아니냐며 오히려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구요. 위의 부식토 화장실을 보니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ㅎㅎㅎ
kw 2018.04.20 14:21 신고 URL EDIT REPLY
최근엔 우리나라에도 많이들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우리도 정화조를 묻을수 없는 농막을 많이들 지어서 쓰니까요.
우리의 재래식 화장실은 냄세를 없에는 것엔 크게 신경쓰지 않은점이 문제죠..
쌀겨나 톱밥을 충분히 넣어 보이지 않게 하고 발효를 촉진했으면 소피마르소가 그리 크게 놀라지 않았을텐데.. 아쉽군요.. ㅋㅋ
ssl 2018.04.21 10:45 신고 URL EDIT REPLY
그래도 소피마르소를 나무라긴 어렵네요. 차라리 유럽식으로 땅을 파고 묻는것은 불편하긴해도 악취나 이런것은 덜나고 ..뒷처리를 잘하면 시각적 충격도 없죠. 그런데 우리식 재래식화장실은 악취는 물론 ,파리등 기분나쁜 벌레와 더불어 경악할정도로 쌓여있는 남의 변을 봐야하니 식겁할만하죠. 거기다 대고 앉아 볼일볼 엄두가 안나는것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희야 어릴때 익숙해져서 그냥 들어가지만 그래도 썩 내키지는 않은게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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