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우리 아이들의 여름방학 숙제
뜸한 일기/아이

스페인 학교는 6월 말에 방학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집 아이들도 지난 금요일에 방학을 맞았답니다. 우와~ 벌써 방학인가요? 네~ 벌써 방학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여름이 굉장히 뜨겁기 때문에 7~8월, 두 달 이상이 방학이랍니다. 9월 10일 전후하여 새 학기가 시작되어 아주 긴 시간 방학을 보낸답니다. 대신 겨울방학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주 짧기 때문에 교육 일수를 한국과 비교한다면 그렇게 짧은 수업시간은 아니지요. 

금요일 방학에 들어가기 전, 우리 마을 초등학교는 가족과 함께 캠프 파티를 열었답니다. 목요일 밤에 전교생이 다 모여 즐긴 날이었지요. 아주 작은 마을이라 아이들 다 합치면 겨우 열한 명밖에 되지 않는 곳이랍니다. 


방학 하루 전날, 우리 마을 근처의 페냐골로사 자연공원 공립 무료 캠프장에서 다 모였습니다. 

텐트도 치고, 숲으로 쏘다니면서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상에서 놀았답니다. 

같이 온 부모는 이렇게 준비한 저녁을 식탁에 올리고 아이들을 불렀지요. 

"저녁 먹자~!"  

부모들이 함께 참석하면 좋겠다고 이유를 밝힌 학교. 

사실, 이 행사를 하기 전에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가족의 부모는 못마땅해답니다. 

"아이들 행사에 왜 우리가 가야 하죠? 아이들만 보낼게요." 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스페인 부모와 학교에서는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인데 시간이 되면 부모도 참석하면 좋겠어요."

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민자 부모는 

"우리가 가도 할 일이 없는데 왜 가야 하나요?" 

라며 그 이유를 댔습니다. 

교사 출신의 스페인 엄마는 인내를 가지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었지요. 

"매번 아이들만 맡기지 말고, 함께 즐기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했다는 것으로 큰 추억으로 삼을 거예요." 

그렇게 해서 부모 대부분이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먹을거리를 준비해와 함께 펼쳐놓고 같이 먹고, 아이들과 놀면서 목청껏 웃기도 했지요. 물론, 오지 않은 아빠들이 몇몇 있기도 했습니다. 

큰 텐트에서 아이들 전부가 들어가 잤습니다. 

자기들끼리니 얼마나 신났겠어요? 작은 텐트는 부모들 텐트입니다. 

아이들이 무척 신난 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자기 곁에 엄마, 아빠가 있는 게 그렇게 즐거워 보였습니다. 

물론, 이민 가족의 아이는 아빠를 보지 못해 섭섭해했지만, 엄마와 함께라도 시간을 보내 오랜만에 저도 기뻤습니다. 매번 이 아이는 혼자만 와서 제가 다 미안해했을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마을에서 심심하게 보내는 날이라도 있으면 일부러 차 태워 같이 놀아준 적도 있습니다. 

밤에 신나게 춤추며 노는 아이들 

 

자정이 지나서야 텐트에 들어가 잠자리 준비를 하는 아이들. ^^

그렇게 콜콜 잘 자고 난 다음 날,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 방학하는 날을 맞이합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요. 너무 간단한 것밖에 없는 사진입니다. 사실 더 많은 것을 먹었는데...... ^^; 

그리고 마지막 날, 수업을 합니다. 수업 시간에 "숲에서 발견하는 동물의 흔적들"이란 주제로 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수업 끝나고 선생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집에 오는데요, 마지막 날에는 그동안 했던 수업에 담았던 책과 공책, 성적표와 여름방학 숙제 등을 나누어준답니다. 

집에 와 꼼꼼히 읽어보는데요, 오~ 눈에 띄는 내용 하나가 보입니다. 

"여름방학 동안 아이가 직접 선택하는 발렌시아어나 스페인어로 된 책 읽기를 추천합니다. 부모에게 독서 평을 해보는 연습 하며 발표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줍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당부하네요. 

"여름방학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기는 일입니.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여러분의 아이들에게 당신의 시간을 내주는 일이지요." 

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올여름 이 숙제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해야겠네요. 부모가 아무 능력이 없고, 아무 존재감이 없다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부모와 함께한 그 시간이 소중한 추억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냥 옆에서 같이 웃고, 즐기기만 해도 아이는 표정이 달라집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저는 오늘부터 방학 1일입니다. 아이들과 이제 같이할 시간이 두 달 넘게 있으니 인내를 가지고 좋은 일 가득하도록 계획을 꾸며봐야겠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날들 되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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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조수경 2018.06.24 02:56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이 벌써 설렘 부르는
여름방학에 들어갔군요~!!
방학식을 기념하는 캠프가 인상적이네요.
올 해는 산드라 홀로 눈물의 캠프
참여 계획 없나요?^^
방학하면 아이 입장에서 추억거리도 많고
부모 입장에선 개학하는 날이라
일컬을 만큼 부담스럽죠~ㅎ
산들님 마음 고스란히 이해됩니다^^
방학생활 지침서 중에 가슴에 새기는 말~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여러분의 아이들에게 당신의 시간을 내주는 일이지요."
공주님들에게 여러모로
건강하고 멋진 추억 넘치는 방학되길 바라며
재미있는 계획속에 뒷 이야기 기대해볼까요??ㅎ
"산들님, 화이팅입니다~♡"


박동수 2018.06.24 07:22 신고 URL EDIT REPLY
이러한 글을 보고, 내가 겪어온 교육환경을 생각하면 서글프다.
내가 기억하는 방학 숙제는, 예를 들면 책 몇권 읽고 독후감 작성, 산수책 몇페이지 문제풀기 등,
숙제를 하는 과정은 뒷전이고 여부를 손쉽게 확인 가능한 정량적 숙제였다.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기억나는 토론 수업이나 이러한 캠프 수업이 없었다.
수업시간엔 일방적으로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은 흥미가 있던 없던 듣는 척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문화에서 학생들이 행복할 수 없고, 주위와 함께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없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경제력(소득 수준)이라면 우리나라도 동구권 국가와 비슷할게다.
배고픈 시절은 지났다. 서로 서열을 정하도록 경쟁시키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상하좌우를 한번씩 보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쇠뭉치 2018.06.24 10:1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참으로 부러운 곳이네요.
한국의 어린이처럼 불쌍한(?) 아이들은 이 세상에 없는 듯 합니다.
자연에서 마음껏 즐기며 사는 아이들이 얼마나 고운 심성을 기를까 생각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방학이 되면 부모들이 굉장히 걱정을 하지요. 뒷바라지 때문이지요.
그런데 산들님은 방학이 두 달이나 되는데도 이야기 어느 곳에도 걱정하시는 마음이 없으시네요.

이민자 아이에 대한 산들님의 배려에 절로 감사함이 솟습니다.
산들님! 제가 이제 와서 후회되는 세 가지 말씀을 드린 적이 있지요.
첫째, 제가 젊었을 때(아이들이 어릴 적이지요)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한 것
둘째, 부모님께 용돈 꼬박꼬박 드리지 모한 것
셋째, 부모님 편찮으실 때(거동하기 힘드실 때) 바깥 구경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것
산들님 그리고 산또르님! 두 분은 아주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시고 계시잖아요.
먼 훗날 제 이야기를 되새기는 날이 꼭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하루종일 세 자매가 함께 보내는 삶 또한 세 자매에게는 정을 키우는 삶임을 감사하세요.

산들님!
방학숙제 이야기 말인데요.
세상에 이보다 더 값진 숙제가 있을까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기는 일입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여러분이 아이들에게 당신의 시간을 내주는 일입니다"
참으로 공감합니다.
제가 나이가 좀 적다면 당장 아이 하나 낳아서 유학을 보내 키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ㅋㅋ ㅎㅎ
산드라, 누리아 그리고 사라야, 좋은 여름방학 보내거라.
키드 2018.06.24 20:20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고산 학교는 벌써 여름방학 이군요~.개학 했단 얘기를 들은게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아마 이곳에 살아가는 아이들이 바라는 학교가 아닐까~부모들과 같이 맞이하는 방학캠프가 정말 인상적이네요.인원이 얼마 안되는 학교라 가능할지도 모른다 생각들어요~아이들은 별 재미가 없어도 부모가 동참하는 행사는 좋아하는게 맞는듯해요.그냥 곁에 있어주는것 만으로도 행복한시간 아닐까요.이곳도 방학까지 한달여 남았어요.울집 아이들은 학원을 안가니ᆢ방학내내 놀아요.책읽고, 게임도 하고,바닷가 놀러도가고,이번 방학엔 어떻게 보낼까 저도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들과 더 많이 웃고 행복하고 좋은 추억 가득 만들어가길 바래요~~^^
세레나 2018.06.24 22:59 신고 URL EDIT REPLY
Hola!!! Còmo estàs?? 가정통신문. 학교에서 보낸 글이 정밀 마음을 울리네요. 가장중요한 숙제가 가족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걸 주는데 감동이에요. 한국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저로써는 이런 숙제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숙제가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중요한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추억을 만들고 정을 나누는게 가장 중요한데 서로 바쁘고 서로 잘 보지도 못하고 만나면 스마트폰보면서 시간보내고 대화할시간은 거의 없는거 같아요. 산들 작가님의 세 자녀는 정말 나중에 이런시간이 큰 자산이 될거 같아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정말 참교육을 가르치는 거 같아 배워야할것들이 많은 거 같아요!!! 지금 호주에 혼자 있는데 저도 나중에 산들작가님 처럼 정말 따뜻한 가정 꾸리고 싶어요. 마음 훈훈하게 오늘도 돌아갑니다 !! 일주일 또 화이팅 하세요!!!! exito!!
Germany89 2018.06.25 05:46 신고 URL EDIT REPLY
드디어 방학 시작이군요..부모님들에게는 하루 세끼를 풀로 차려내야하고 간식도 만들어줘야하는..그런시간!
좋은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셨기를 바랍니다^^
2018.06.26 08:38 URL EDIT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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