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부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친화력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해발 1,200m 스페인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좋은 소식을 전해옵니다. 


"오늘 회사에서 다니 미켈을 만났어!"


다니 미켈(Dani Miquel)은 발렌시아 포크송 자작곡 가수랄까요? 옛이야기를 재구성하거나 동화, 전설 등을 노래로 표현하는 가수랍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단연 인기! 마치 뽀로로 대통령처럼 어린이 세계에서는 노래 대통령으로 통하는 가수입니다. 물론 발렌시아, 까딸루냐에서 말이지요. 발렌시아어로 노래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사람들은 잘 모른답니다. 저도 상당히 그 가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아무튼, 휴가 중이던 가수는 작은 비스타베야 마을의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콘서트를 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그날 연주가 진행되기로 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그곳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다니 미켈을 위한 전통 연주를 보여드리겠다고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매주 연습을 하므로 일부러 나오신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어르신 중 한 분이 제게 무척이나 다정하게 자신의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나는 페냐골로사 산기슭에서 태어났는데, 거기엔 끊이질 않는 샘이 하나 있어. 그 샘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난 할 일 없는 사람이라 언제든 원하면 같이 가서 보여줄게."

 

"그곳에는 교차로에 십자 기둥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


평소에도 마을에서 인사를 자주 해온 터라 아무 거부감 없이 어르신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친화력이 좋으셔서 마치 제가 외국인이 아닌, 현지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다니 미켈 가수분이 오셨습니다. 아이들은 누군지 모릅니다. 항상 음악으로만 들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얼굴을 본 적이 없지요. 그리고, 노래가 진행되는데....... 아이들의 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저 아저씨가 다니 미켈이야~!"



사라는 항상 자신이 생쥐 공주님(La princesa Ratolina)이라고 평소에 자랑을 해왔습니다. 
다니 미켈 씨는 남편과 대화를 하다 사라의 생쥐 공주님 사랑에 나오라고 하여 같이 합창을 했습니다. 
물론 아이는 믿을 수 없어서 언 표정으로 비디오에서 나오지만 말입니다. ^^

노래 내용은 발렌시아 옛이야기라고 하네요. 
생쥐 공주님이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 방황하는 이야기입니다. 
결과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은 생쥐였다는 것.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랍니다.  


그렇게 즐거워 놀라는 표정은 처음 보는 듯합니다. CD로만 듣던 목소리가 직접 앞에서 노래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도 참 놀랐습니다. 다니 미켈은 꽤 유명한 사람이지만 무척이나 평범하고, 우리와 같은 웃음과 노래를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이 작은 마을의 어린이들까지 생각하여 즉흥 무료 콘서트까지 하실 정도면 얼마나 마음 씀씀이가 좋을까 생각했지요. 


노래가 끝나고 이제 마을 어르신들이 연주할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아니,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에서부터 동네 아이들까지 이 음악회에 마치 소속이라도 된 듯 즐겁게 춤추며 노래하며 즐거워합니다. 세대를 초월한 이런 풍경이 저에게는 얼마나 부럽던지요!



누구나 즐겁게 참여하는 마당~!!!



제가 제일 부러워하는 풍경 중 하나랍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세대, 남녀노소, 내외국인 상관없이 행하는 친화력 말입니다. 외국인인 저를 이방인이 아닌 듯 대해 주고, 남녀노소 세대를 초월하여 하나 되는 풍경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이랍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중, 고등학교 아이들도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곡을 연주하거나, 요가를 같이 하거나, 축제나 행사에 참여하는 일들이 무척 생소하면서도 당연하게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아직도 전통과 공동체에 속해 있고, 공부를 핑계로 어른과 거리를 두지 않는 모습이 참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어쩌면 이들에게는 이게 지극히 당연한 모습일 겁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어른들은 권위로 아이들을 대하지 않고, (외국인들도 권위로 대하지 않고) 그들이 있는 자리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기꺼이 참여토록 존중해 주는 모습 말입니다. 제가 제일 부러워하는 이들의 친화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지 못해 더 부럽기도 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일부러 어른들 눈을 피하지 않는 아이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작은 마을이라서 더 그렇기도 하겠지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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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2016.12.14 04:14 신고 URL EDIT REPLY
노래동화아저씨같은거네요 생쥐공주가 힘쎈신랑 찾아다니는 얘기 저도 아는데 스페인동화였나봐요 ^^ 한국에선 구연동화로 인형이나 그림으로 동화들려주는 할머니나 선생님들이 계신데 발렌시아엔 동화를 노래로 들려주는 아저씨가 계시네요 ~~~ 함께 노래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한국은 많이 추워졌어요 영하권으로 내려가네요 산들님도 가족분들도 감기조심하세요!! 즐거운 하루가 되기를~~~~~~♥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35 신고 URL EDIT
오~! 아니면 이거 동시다발적인 전래동화가 아닐까요?
발렌시아도 할머니나 선생님이 재밌는 이야길 많이 해주시는데 이 가수가 각색하여 곡으로 만들어 요즘 한창 히트랍니다. ^^*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잔디님도 감기 조심하시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여기도 지금 엄청나게 추워졌어요. ㅠㅠ 화이팅!
인터넷이 곧 끊어질지도 모를 정도로 어둡고......ㅠㅠ
키드 2016.12.14 07:26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나라 문화엔 좀 생소한 느낌이네요.
그런데 얼마나 보기좋아요~!
같이 어울러 저렇게 떠들고 웃고 춤추고 ‥
저도 부럽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36 신고 URL EDIT
정말 보는 내내 그런 느낌이 들었답니다. ^^*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외국인이라 무시하지 않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 깊어요.
나이 많으면 고지식해진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또 그렇지 않은가 봐요.
키드님. 언제나 좋은 댓글 감사해요~
세레나 2016.12.14 08:34 신고 URL EDIT REPLY
부럽네요! 나이와 세대초월 같이 나누고 어울리며 소통하고 노래안에 동화가 있으니 신기하구요.
이런 스페인사람들의 친화력이 우리에게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어른따로 애들따로 권유적인 어른속에 아이들은 눈치보며 표현할수 밖에 없는 세상인데 우리도 여기 스페인의 이런 모습을 닮아갔음 좋겠어요. !!!다 함께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보이니 아이들도 이렇게 늘 밝고 맑게 자랐음 해요!!! 너무 마음까지 즐겁고 따뜻한 광경이네요!!! 유튜브로 올려주시니 와 닿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37 신고 URL EDIT
아직도 전통과 깊게 생활하는 이곳 사람들 특유의 친화력 같아요. 마치 오래된 미래가 이곳인 듯, 옛것이 여전히 존재하며, 미래에 풀어야 할 과제가 이곳에 있는 듯 싶기도 해요. 아마 연구 대상이 될 만한 문화 같기도 해요. ^^
바이올렛 2016.12.14 09:15 신고 URL EDIT REPLY
소박하고..
자연스럽게..
그냥 함께 어울려서..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모두가 바라는 사람사는 모습이 아닐까^^
저도 무척 부럽네요~
감사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38 신고 URL EDIT
맞아요.
소박하고 자연스러움. 딱 맞는 단어네요. ^^*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세요~
Eunjin bae 2016.12.14 13:04 신고 URL EDIT REPLY
노래가사는 모르겠지만 노래하시는표정에서 우울했던마음이 풀리네요. 목소리도 멜로디도 참 좋아요.
나눠주셔 감사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39 신고 URL EDIT
저도 저 멜로디, 목소리에 마음이 스르르 녹는답니다. ^^* 그냥 생쥐 공주가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여행하는데...... 태양, 구름, 비, 산, 그리고 생쥐
이렇게 돌아돌아 여행을 했지만 결국 자신과 같은 생쥐가 결혼의 대상이라는 결론.
참 아름다워요. ^^
2016.12.14 17:2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남경현 2016.12.14 18:22 신고 URL EDIT REPLY
제 직장에서도 나이와 직책과 상관없이 사람들을 대하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는 현지 직원들을 볼 때면 우리 직장도 수평적인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41 신고 URL EDIT
그렇죠.
솔직히 의견을 내고 반대의 의견이라도 추궁보다는 토론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문화는 참 이상적이지요. ^^

남경헌님.
여긴 엄청나게 추워졌어요.
구름이 아주 어둡게 내려앉았어요.

남경헌님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화이팅!
Lovely 2016.12.14 20:04 신고 URL EDIT REPLY
항상 글 잘보고 있어요ㅎㅎㅎ
눈으로만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적어요ㅎㅎ
어제 들어왔다가, 폐쇄하신줄 알고 되게 낙담해하고 있었는데... 아이피깨문니라니 다행입니다ㅎㅎ

요즘 스페인에 관심이 있어서 스페인어를 배워볼려고 알파벳을 배우고 있어욯ㅎㅎ
하늘산책님의 블로그로 항상 스페인문화와 요리를 알수 있어 좋아요♥ 글 많이많이 써주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5 22:42 신고 URL EDIT
네~! 덕분에 문제는 잘 해결했답니다.
낙담하셨지만 이렇게 다시 찾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

시작하시는 스페인어 회화, 어렵지만 차근차근 배우셔서 좋은 결과 꼭 있으시길 바래요. ^^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Gracia 2017.01.21 02:28 신고 URL EDIT REPLY
옛날 우리시골사람들의 정서같아요.요새 우리나라 시골도 저렇지 않은데~~ㅠ참 정스럽네요.기타연주하고 춤추고 자연스러운 공동체생활이네요.정이많은 스페인사람들이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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