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친구가 김치를 담그는 이유
뜸한 일기/이웃

여러분, 정말 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며칠은 인터넷 불통으로, 또 며칠은 원고 마감으로 일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절 잊으신 건 아니시죠? 


요즘은 다들 어디 봄바람 맞아 놀러 가시는지 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약간 줄어든 느낌도 있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봄바람 맞으며 계절의 향기에 취해보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요. 오프라인을 즐기는 삶이 진정 즐거운 삶이니 말입니다. 


오늘 저도 도시에서 온 스페인 현지인 친구들 덕분에 아주 즐거웠답니다. 물론, 지금 암 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 때문에 마음이 좀 아프기도 하지만 말이에요. 



이번에 방문한 스페인 친구들과 점심 바베큐를 해 먹었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 반가웠지요. 

한국식으로 쌈장과 쌈으로 고기를 싸 먹었답니다. 



모두들 맛있다고 난리 난 쌈장. 




오늘 김치 이야기와 암 투병 생활이 어찌 이어지는 것이 좀 심상치 않죠? 



일 년 전부터 암 때문에 화학치료를 받던 친구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우리 동네 친구랍니다. ^^;

중년이 되니 아주 튼튼하다고 생각한 몸도 예고 없이 병을 달고 오나 보네요. 이곳에 살던 한 친구가 암 투병으로 발렌시아에 가게 되었답니다. 그곳에서 병원을 오가며 화학치료를 하고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요즘 무척 나아졌다고 합니다. 

친구와는 계속 연락하면서 상황을 이야기하고 찾아가며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 친구가 오늘 이곳에 오는 친구 편으로 아이들 선물까지 보내왔습니다. 아무튼, 제 친구가 요즘 하는 일은 김치를 담그는 일이랍니다. 



어? 왜 김치를? 




원래도 제 김치를 좋아하는 친구데, 발렌시아 도시에 있으면서 최근에는 주변 친구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게 되었다고 하네요. 아니, 중년 나이의 스페인 친구들은 왜 김치를 담그기 시작했을까요? 뜬금없이 김치 만드는 법을 복습한다고 다시 알려달라는 친구. 그것도 스페인의 독신 남자들이 말입니다. 


통화하니 요즘 그 친구들 사이에 김치 담그는 일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나이가 되니 소화도 잘 안 되고, 유산균도 사라지고, 활력이 돋질 않아. 그래서 김치를 담그게 됐어. 또 김치가 항암효과에 좋다고들 하네~"


물론, 스페인 스타일로 별로 맵지 않은 김치를 담그는데요, 암투병하지 않는 보통 친구들도 요즘 이 김치 담그기에 열을 올린다고 합니다. 


"김치를 먹고 나니, 활력이 돋고 좀 나아진 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다양한 김치를 담그고 있어. 무 김치, 비트 김치, 양배추 절임 김치, 오이 절임 등. 장이 튼튼해져야 뭘 먹어도 괜찮을 것 아니야? 요거트는 내 식성에 맞질 않아서, 오히려 김치를 만들어 먹고 있어."


친구가 암으로 고생하며 몸을 일으키는 일이 참 어려웠는데요, 요즈음은 김치까지 담글 생각을 하니 정말 많이 좋아지긴 좋아졌나 봅니다. 김치를 핑계 삼아 이렇게 삶의 활력도 얻는다니...... 제가 참 기뻤습니다. 


"페페, 너무 맵지 않게 하고, 배추는 소금에 절이고 양념은 설탕 + 마늘 + 생강 + 양파 등으로 하고~ 무를 썰어 넣어주면 아주 시원해서 좋을 거예요. 며칠 발효 후 드시면 좋아요~"

하고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법을 친구에게 일러주었는데, 오늘 이곳에 온 친구편 소식을 들으니 제 덕분에 아주 기뻐한다고 하네요. 물론 고춧가루를 넣어 김치를 담갔다고 하네요. 



"나는 한국 친구가 있어서 이렇게 좋은 김치 담그기에 성공할 수 있었네. 내 주위 친구들이 날 아주 부러워해."라면서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얼마나 짠~ 하게 느껴지던지...... 아직 화학치료가 몇 번 더 남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그래도 이 김치 담그기로 활력을 조금씩 되찾아간다니 정말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친구를 위해 김치와 달짝한 동치미를 만들었는데 좋아할지 모르겠어요. 아무쪼록 어서 암 투병에서 해방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스페인 사람들은 참 공감 능력이 뛰어납니다. 

역지사지가 되어 다른 이가 처한 환경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로 위로하고 위로를 많이들 받습니다. 

이번에 온 친구들도 걱정스러운 소식을 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좋아진다는 소식으로 희망도 주었네요. 

마지막엔 저렇게 설거지까지 도맡아 해주었다는 사실. 

중년의 두 남자가 저렇게 맞대고 설거지하는 모습에 이게 스페인이구나 싶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고요, 

한국의 아름다운 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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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2017.03.20 08:34 신고 URL EDIT REPLY
친구분이 빨리 낫기를 빌어드리지요.
향긋한 배추 잎에 삼겹살을 얹고 된장을 조금, 입에 쏙 넣으면 그냥 꿀맛
삼겹살을 김치에 싸먹어도 꿀맛 그리고 소주 한 잔.
한국은 봄 냄새가 완연합니다. 며칠지나면 개나리가 필 기세입니다.
스페인에도 개나리 진달래가 있는지 궁금하군요.
김민석 2017.03.20 09:26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에대해 알려지는 것은 축구랑(바로셀로나 &레알마드리드^^), 투우 정도인데 일반사람들의 문화를 알게돼 좋네요. 스페인 사람들도 한국하면 핸드폰이나 TV만드는 나라만 안더던데 김치를 ㅋㅋ 한국문화 전도사시네요
정미진 2017.03.20 09:30 신고 URL EDIT REPLY
제 친구도 많이 아프다가 요즘 회복중이예요
가끔 친구생각하면 눈물이 날때가 있는데
모두 어서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선교아재 2017.03.20 11:4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글에 자주 등장하여 너무나 익숙한 페페씨가 투병 중이군요. 항암치료가 많이 힘들다던데...빠른 쾌유를 빌어 봅니다.
maison 2017.03.20 13:24 신고 URL EDIT REPLY
친구분이 암투병 중이시라니 남일같지 않네요. 저도 3년전 위암 수술받고 항암치료 끝내고
지금은 건강히 잘 지낸답니다. 물론 위가 없어 먹는데 조금 불편함은 있지만요.
항암치료 끝낼때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시길...우리나라 사람들 암걸렸다고 하면 다들 산속에 들어가
약초 캐먹고 살면 좋은줄 아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암환자일수록 단백질 섭취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절대 채식위주 식사 고집하지 말고 고기랑 두루두루 정상식사 하라고 신신당부 하셨어요.
김치도 당연히 좋은 식품이지만 단백질 섭취에 소홀히 하지 않도록 조언해주세요.
다행히 산들님 포스팅 보면 스페인도 육식을 많이 하는듯 해서 단백질 부족할것 같지는 안습니다만...
친구분 쾌유하시길 빌께요.
세레나 2017.03.20 14:09 신고 URL EDIT REPLY
전 시간날때마다 들어와서 새 소식을 기다려요~^^;;요즘 새로운일로 이래저래 바쁘지만 그래도 참나무집 생활은 늘 궁금해요~ 아. 친구분이 아프시니 회복을 기도해 드려야겠네요~~ 스페인친구들사이에 김치가 참 인기네요. 발효음식이라 항암효과에도 도움되고 소화가 잘되고, 쌈장에 찍어먹는 모습이 참 보기좋네요. 산들 작가님이 발렌시아 고산지대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을 많이 알리고 계신거 같아요~다들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문화를 잘 흡수해 나가니 너무 벅차네요. 주위에서 보니 공기좋은곳에서 식이요법만 바뀌더니 많이 좋아지더라구요.먹는게 중요한거같아요. 기름진 음식과육류를 피하고 고단백질과 채소야채를 많이 접해야하는 거 같아요~건강이 최고인거 같아요!! 돈 명예든 다 필요없는거 같아요.
삼돌이 2017.03.20 16:49 신고 URL EDIT REPLY
건강이 최곱니다.
요즘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에 대기질이 심각합니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행복하지 않고 괜히 자녀들에게 미안합니다.

환경적인 면에서 보면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각 나라들은 선택받은 겁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은 유럽에서 보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고 그런 하늘을 언제 봤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암튼 건강하시고 좋은 환경 맘껏 누리시길...


2017.03.20 20:2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7.03.20 21:23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Martin 2017.03.21 01:51 신고 URL EDIT REPLY
페페아저씨가 건강이 좋지 않다더니 힘든 투병 중이셨군요..
한국식 믹스커피도 좋아하셨다는데 이제 김치도 담구시네요.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jerom 2017.03.21 14:57 신고 URL EDIT REPLY
1. 아 스페인도 남자 요리사가 유명했지요 ㅠㅜ

2. 라틴문화권에 [페페] 라는 이름이 흔해서 자주 나오시는 페페형님과 동명이인인가요?

3. 한-중-일 세나라의 절임채소 음식 중 밸런스가 가장 좋은 것은 김치인거 같아요.
일본의 쯔케모노는 너무 짜서 샐러드로 먹기는 무리이고,
중국의 파오차이는 그냥 먹기보다 한번 더 요리를 해 먹는 재료에 가까운 것이라
김치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완성된 음식이라고 봅니다.

4. 설탕 대신 사탕무를 우려낸 육수로 대체 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제 어머니는 배를 갈아넣는 걸로 대체를 하시더군요.
마드리드새댁 2017.03.22 01:43 신고 URL EDIT REPLY
저희 시아버지도 한국에 오셨을때 식당에서 샐러드 드레싱이 달아서 당뇨땜에 못드셨거든요. 그런데 백김치를 너무 잘드셔서 리필까지 해드셨어요. 스페인도 절임식품이 있어서 그런가 짱아찌류도 잘드시더라구요. 생각보다 한국음식을 너무 잘드셔서 놀랐어요^^
BlogIcon 오메이징 2017.03.22 10:55 신고 URL EDIT REPLY
이런..ㅠ 사연있는 분들이군요~
그래도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김치까지 담궈 드시는 모습
정말 좋네요^^
괜히 한국사람이라는게 자부심이 느껴지기도하구요~
빨리 회복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포스팅 잘봤습니다!!
2017.03.22 13:3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비단강 2017.03.23 17:03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남자들이 김치를 담다니...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공감능력이 뛰어난 스페인사람들의 사회가 부럽네요.
인류가 이만큼이나 문명을 이룬 그 근본 동력은 바로 공감능력입니다.

저 노란색 배추를 보는 순간 봄동 겉절이가 마구 먹고 싶어졌습니다.ㅎㅎ
BlogIcon 탑스카이 2017.03.26 13:33 신고 URL EDIT REPLY
페페씨가 ... 그러셨군요!!!
좋아지시길 바라구요
김치가 큰 한 몫을 하고있다니 대견하네요

넘 깜놀했고
모두들 이 블로그 통해서 응원하고 있으니 홧팅홧팅❣️페페 씨! 전해주세요
블랙홀 2017.03.26 23:16 신고 URL EDIT REPLY
오늘도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BlogIcon 비단강 2017.03.27 10:13 신고 URL EDIT REPLY
분명 또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고산의 돌개바람이 인터넷을 망가뜨린것이야.

바람 부는 비스타베야는
바람이 이야기하는 땅
바람은 참나무에게 말을 전한다.
바람이 불어 와서 꽃을 피우고
바람이 불면 밀이 익고
바람이 불면 비로소 사랑도 익고
바람이 불어서 우리는 또 그리워 하지
바람 부는 비스타베야를...
BlogIcon 뉴가바 2017.03.28 00:42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글 기다리고 있어요^^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라요
2017.03.28 02:5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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