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산들무지개 2017. 1. 15.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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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참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년에 친구 사귀기 참 어려운데 스페인은 쉽게도 친구 되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어 참 좋았네요. 게다가 여자와 남자 가리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반갑게 맞아준 우리 친구의 주말 집이랍니다. 아이들도 아주 좋아하는 친구라 부담이 전혀 없었던 만남이었답니다. 


친구가 요리하면서 아주 심각하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수입해야 할 물건 하나가 있어. 뭔지 알아?"


뭐? 갑자기 뜬금없이 시작된 대화라 제가 놀랐죠. 또 어떤 것이 스페인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야? 저보다 스페인 친구들이 더 요즘 유행하는 한국의 물건이나 음식 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질문을 했죠. 


"거 있잖아? 전에 마셔본 곡식 차 말이야. 있잖아, 곡식을 갈아서 차처럼 마시는 것 말이야. 곡식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종류로 말린 과일도 집어넣잖아? 아몬드를 갈거나 잣 등을 갈아서 마시는 것 있잖아? 전에 나에게 소개해준 한국의 특별한 차 말이야."


생각해 보니, 지난번 친구에게 한국에서 보내온 율무차와 궁중한차 등을 대접한 일이 기억이 났습니다. 



현지 도입 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하나. 율무, 호두, 잣, 아몬드 차


친구의 말로는 며칠 전 TV를 보다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합니다. 요즘 어느 나라나 홍차, 녹차, 밀크티, 과일티, 허브티 등 다양한 티를 대중들이 알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초보에 가까운 차가 있었다니......! 그것이 바로 곡류나 견과류를 갈아 만든 신기한 가루 차라고 합니다. 또한, 차에 잣과 대추 등을 띄우는 그런 차도 있다며, 그 '건강함'이 참 마음에 든 한국의 차(차라고 하기엔 좀 이상한 용어가 되어버린 차)가 어서 빨리 도입되었으면 했다네요. 



저는 참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차를 친구들에게 대접하면 호불호가 갈렸으니 말이지요. 어떤 친구는 차에 동동 뜨는 이상한 견과류와 과일류가 참 마시기 거북하다고 했고, 어떤 친구는 참 건강하다고 좋아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이런 차가 (유행으로) 막 시작된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photo-http://hirawebzine.or.kr/


그것참~! 그렇다면 이런 한국 궁중차나 한차, 율무, 호두, 잣 등의 차가 요즘 대세가 된다는 소리이지? 집에 많이 마련해 놓고 대접하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지 도입 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둘. → 알록달록한 등산복


친구 집에 아이들과 먼저 도착하여 이렇게 궁중한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퇴근하고 온 산또르님과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비센트, 둘이 동시에 들어오면서 점심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산똘님이 회사 유니폼 그대로 퇴근하고 오니 몇 해 전 한국에 다녀온 비센트가 그럽니다. 


"히야~! 스페인 도입이 시급한 게 하나 더 있어."


아니, 뭐가 또 있다는 겁니까? 


"바로 산에 갈 때는 알록달록한 등산복이야. 그런 컨셉 참 나쁘지 않아. 혹시 사고라도 나면 오히려 산에서 튀지 않는 옷 입으면 구조되기에도 한참이 걸릴 수 있어. 산에선 튀는 옷이 더 나아."


이런 말을 하자, 산또르님이 옆에서 한술 더 뜹니다. 


"그러게 말이야. 어서 도입해야 할 알록달록 옷이야. 우리 같이 산에서 일하는 홍보 요원이나 산지기는 야광의 알록달록 옷이 최고야. 그래야 길 잃은 사람들이 우릴 보고 도움을 요청하고 찾을 수 있으니 말이야."


아~! 듣고 보니 둘 다 하는 말이 맞습니다. 그러게 알록달록 패션이 그런 이유에서는 참 괜찮네요. 한국에서는 아줌마, 아저씨들 너무 알록달록 등산복 입는다고 다들 뭐라고 하는 분위기였는데 스페인 친구들은 아주 좋은 반응이네요. ^^* 



이렇게 우리는 즐겁게 대화를 하면서 즐거운 한 끼를 나누었네요. 


저도 잘 몰랐던 이런 '현지 도입 시급'이라는 한국의 것 두 가지를 스페인 친구들은 참 즐겁게 이야기해주었네요. 사실, 위의 두 가지뿐만 아니라 이곳에 도입되면 좋겠다는 한국의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아요? 서서히 문화 교류가 다양화되면서 언젠가는 비슷비슷한 문화적 공감이 가는 것들이 융합될 것이라고 보네요. 


 

위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또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좋아한 한국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



  그렇게 우리는 헤어질 때 사진 한 장 찰칵 찍었습니다. 

친구 왈, 

"한국에서 도입된 V자 포즈 취해야지~!"

그러면서 저렇게 손가락 V자 취하며 사진기를 봅니다.  


'요즘엔 손가락 하트가 유행인 것 같은데......?!'

전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지요. 

워낙 유행에 뒤처지는 사람이라......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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