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둥지에서 떨어진 새, 집에서 키울 수 있을까?

산들무지개 2017. 7. 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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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마을 시청에 갔습니다. 아이들 여름 수영 강습에 등록하기 위해서이지요. 여름이라 그런지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풍기는 게 참 마을 골목을 들어서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건물의 높은 둥지에서 떨어진 (유럽) 칼새(vencejo, Apus apus)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새끼새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벽에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언뜻 보아서 제비처럼 생겨 '이거 참 난감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제비는 땅에 내려앉으면 다시 날 수가 없는 것을 어디서 들어서 제비와 비슷한 칼새도 이곳에 그냥 두었다가는 고양이 먹잇감이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어미 새도 땅에 내려앉질 않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수 없어 굶어 죽고야 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나두고 갈까?'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이 새끼 새를 보는 아이들 눈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 불쌍하다. 엄마, 이 새를 어떻게 좀 보살펴주면 안 될까?" 



이거 참! 난감하네. 하지만 작은 생명이라도 시도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일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지만, 야생 동물 세계도 존중해야 한다고 믿지만 아직 살아있는 이 새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급히 마을 시청에 들러 작은 상자를 구해와 구출(?)하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 어떡하지?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있자니 이 녀석을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조심히 이 새끼 칼새를 상자에 품고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열심히 유럽 칼새에 대해 폭풍 검색을 했습니다. 

제비와 비슷하지만, 온몸이 이렇게 회색과 검은색 빛을 띠고요, 땅에는 내려앉질 않고 

하늘을 날면서도 잠을 잔다고 하네요.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철새라고 하며 시골보다는 건물이 높은 마을에서 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연에서는 수리류의 맹금류가 낚아서 잡아먹을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저는 처음에 무리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제비인 줄 알았답니다. 제비 모양의 꼬리도 있거든요. 



데리고 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어디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몸을 막 털어보니, 이 작은 몸에서 글쎄 진드기 두 마리까지 튀어나오는 겁니다. 

어디 빨아먹을 피가 있다고 통통한 진드기 두 마리가...... 컥~

역시 야생의 생태계입니다.



사람 손이 닿지 않도록 최소로 가도록 먹이 줄 때만 만져줘야 한다고 하네요. 

먹이는 파리, 구더기, 메뚜기 등의 곤충을 잡아 입을 벌리고 먹여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파리를 열심히 잡았습니다.


그런데 먹을까요?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어서 먹질 않았습니다. 

부리를 손으로 살짝 벌려주고 그 속에 핀셋으로 먹이를 넣어줘야 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연신 신기하다며 관찰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다녀온 아빠와 칼새를 데리고 온 엄마는 열심히 이 작은 녀석에게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큰 아이 덕분에 비디오도 조금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한번 보세요~ 이 아이가 어떻게 먹이를 먹는지......


이 칼새에게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여러 곤충을 먹여줘야 한다고 합니다. 

아~~~ 정말 엄마 칼새는 어찌 이런 아이들을 매번 먹이 찾아 먹여줄까? 

게다가 칼새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고 합니다. 

아이고~~~ 이 아이 무사히 잘 클 수 있을까요? 


추워지기 전에 커서 아프리카로 이동할 수 있을까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다면 최선을 다해 보살피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이들은 어느새 밖에 나가 곤충 채집에 들어갔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는데에도 메뚜기를 잡아 옵니다. ^^ 

위의 사진은 사라. 



그리고 외롭지 않도록 저렇게 거울을 보여주어 자신이 칼새라는 걸 잊지 않도록 하고요, 

칼새 울음소리도 자주 들려줘야 한다고 합니다. 


저렇게 해주니 그래도 반응하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울음소리 듣고 두리번거리는 것이...... 

네 운명은 이제 어찌 될 것인지...... 

(저도 궁금합니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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