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한국인 정서에 딱! 스페인 현지인이 가르쳐준 파에야 제대로 먹는 법

산들무지개 2018. 3. 1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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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윤식당] 덕분에 스페인 사람들이 아주 친숙하게 다가온다고 많은 분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스페인 사람들이 배타적이지 않고 여유로워 다른 이에게 충분한 관심과 시선을 주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번 EBS 촬영팀의 갑작스러운 촬영 요청에도,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마을 사람들은 대가 없이 협조했으니 그것만 봐도 이 사람들이 참 욕심도 없고, 인정이 넘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스페인 사람들의 성향을 조금 알기 쉬운 음식 문화 하나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면 한국인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부분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 음식 문화입니다. 

스페인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뭘까요? 

바로 파에야(Paella)입니다. 

여러분은 파에야가 무엇인지 이미 아시죠? 요즘은 한국에서도 파에야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하시던데,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요, 

파에야(Paella)는 발렌시아(Valencia) 전통의 밥 요리로 넓적한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각종 채소, 해물, 혹은 육류를 볶다가 육수를 부어 끓이다가 마지막에 쌀을 넣어 짓는 밥 요리입니다. 쌀은 밥 짓는 것과 같은 과정인데요, 다른 점은 끓는 육숫물에 쌀을 넣기 때문에 육수의 양을 잘 조절해야만 한답니다. 손을 넣어 물을 맞출 수 없는 게 함정! 하지만 파에야 요리사들은 그냥 눈으로도 쌀의 양을 맞출 수 있다고 하네요. 육수에 쌀을 넣어야 하니 스페인에서는 쌀을 맞추는 게 되겠죠? 한국에서는 씻은 쌀에 물을 넣어 물을 조절하는데 말이지요. 

자~!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파에야는 다 이런 모습입니다. 

하지만, 스페인 여행을 하시거나 스페인 식당에서 파에야를 드신 분은 파에야를 접시에 담아 드셨을 거예요. 파에야 전문으로 하는 어느 식당은 주문받은 양에 따라 철판을 그때그때 바로 요리해주는 곳도 있답니다. 아니면 예약 시간에 맞춰 파에야를 해놓기도 하고요. 

우리가 흔히 먹는 파에야는 이런 모습입니다. ^^ 

(아~! 해물 파에야 맛있어!) 

그런데 현지인만 알고 있는 파에야를 진짜 맛있게 먹는 법을 오늘은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정서가 한국인의 그것과 비슷하여 좀 놀라기도 했던~


한국인 정서에 딱! 현지인이 가르쳐준 파에야 제대로 먹는 법


1. 파에야는 장작불로 요리해야 제일 맛있다!

요즘은 다양한 방법으로 파에야를 하는데 전통적으로는 장작불에 파에야를 했죠. 장작이 주는 그 그을림 냄새랄까요? 장작 특유의 강한 불, 약한 불 조절 등 가스 불에 하는 것보다 훨씬 윤이 흐르는 파에야를 먹을 수 있다고 다들 이야길 하네요. 

장작불에 올려하는 파에야. 

어찌 귀찮게 이렇게 불을 피워 요리하는지......! 하지만, 한국인이 삼겹살 먹을 각오로 바비큐 한다고 생각하시면 쉬울 듯합니다. ^^

 

2. 파에야를 먹을 때는 꼭 숟가락으로 먹어라! 

어? 이게 뭐 어때서요? 하고 물으실 분이 있는데 사실, 서양에서는 밥을 숟가락으로 먹질 않는답니다. 수프가 아닌 이상, 포크로 먹더라고요. 게다가 스페인 식당에서도 파에야 요리를 시켰을 때 접시로 내오는 파에야에는 포크를 줍니다. "숟가락 주세요~!"하고 요청을 해야 주는 곳도 있답니다. 

그런데 발렌시아 현지의 파에야 덕후들은 꼭 숟가락으로 이 밥 요리를 먹습니다. 게다가 숟가락도 나무 숟가락이면 더 좋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표시된 것처럼 철판을 앞에 두고 숟가락으로 먹습니다. 

게다가 레몬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뭘까요? 계속 읽어 보시죠. 


3. 파에야를 먹을 때는 철판 채로 먹어라! 

철판을 먹으라는 소리가 아니라 철판을 중간에 두고 다 함께 나눠 먹으면 맛있다는 소리입니다. ^^ 접시에 덜지 말고, 있는 그대로 먹어야 제대로 먹는다네요. 

사실, 이 파에야란 요리는 벼농사하던 발렌시아 농부가 논에 일하러 갔다가 즉석에서 불을 피우고, 철판을 올려 요리한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따로 그릇에 담아 먹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요. 

논에서 일하다 일꾼이 전부 몰려와 두루두루 둘러앉아 같이 밥을 먹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아마 그곳에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 보면, 굉장히 한국인 정서와 비슷하지 않은가요? 같이 나누는 정이랄까요? ^^

마치 한국의 양푼이 비빔밥을 먹는 것처럼 다 함께 둘러앉아 나눠 먹습니다. ^^*


4. 자기 앞의 파에야만 먹는다! 

당연한 말이죠~! 어느 누가 자기 영역을 침범하겠어요? 기분 나쁘게! 

꼭 앞에 있는 부분만 드셔야 합니다. 나누어 먹기는 하지만, 숟가락을 막 섞어가면서 음식을 헤집는 일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으니 삼가야 한답니다. 그리고 웃기는 말로 이 파에야 판을 돌리는 먹보(?)가 되지 않도록 조심~! 

사실, 파에야는 정말 나눠 먹는 음식이 맞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앉아 먹으면서 숟가락 하나면 더 얹으면 된다는 그런 정서가 있는 듯도 합니다. 

1960년 발렌시아 투우 경기장 앞의 사진인데요, 이분들 보세요. 여러 명이 숟가락 하나만 들고 나눠 먹는 이 친근한 모습이......! (사진: wikipaella.org)

 

5. 레몬을 활용하라!

자, 여기서 레몬이 왜 필요한지 말씀드릴게요. 레몬은 상큼한 맛을 주어 식욕을 돋게 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 파에야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논에서 즉석으로 해 먹던 음식이기 때문에 꼭 레몬이 중요하게 쓰였다고 합니다. 레몬은 음식을 먹는 손의 청결제로 사용했고요, 나중에 기름기 있는 철판을 싸악~ 닦아내는 세제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레몬,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엑스트라에요.

위의 글은 철판과 레몬의 관계를 명확히 알려드릴 정보를 다룹니다. 

레몬은 상큼한 맛과 향을 주기도 하지만, 쓰고 남은 껍질 등은 손을 깨끗하게 하는 데 좋습니다. 


6. 파에야의 가장 맛있는 부분, 소카라엣 혹은 소카랏(Socarraet)을 먹자! 

소카랏은 발렌시아어로 '검게 타다' 혹은 '검은 재로 되다' 등으로 말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는 파에야하면서 바닥에 눌어붙는 무른 누룽지를 뜻하는 말이 되겠습니다. 이 양념 다된 무른 누릉지 얼마나 맛있는데요!!! 스페인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소카랏입니다. 

무른 누룽지를 다 긁어 앞으로 밀어주는 파에야 요리사. ^^* (그 요리사는 친구) 

그런데 가끔 태운 것도 있으니 유의하세요. 

하지만, 적당히 탄 이 파에야는 모두가 노리는 가장 맛있는 부분이라고 하네요. 


7. 다음 날 먹는 차가운 파에야도 엄청나게 맛있다! 

이건 많은 스페인 현지인들이 습관처럼 하는 말이랍니다. 남은 파에야를 처리할 수 없을 때 누군가는 반드시 하는 말이지요.  

"이거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 날 먹으면 정말 더 맛있어~!" 하고 말이지요. 

"내가 내일 먹게 남은 거 다 싸줘~!" 하는 친구도 종종 볼 수 있답니다. 그래서 파에야 하는 날에는 일부러 음식통을 싸가서 얻어오곤 하는 부류도 있지요. ^^; 

정말 그다음 날에 먹어봐도 딱 제 입맛에 맞았던 맛있는 파에야였습니다. 

파에야는 풍부한 채소와 해산물, 육류 등 푸짐한 양의 밥 요리로 정말 여러 명이 다 함께 둘러앉아 나누어 먹는 스페인 발렌시아의 전통음식입니다. 지금은 스페인 전역에서 애정하며 먹는 국민 요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인 정서에도 딱 맞아서, 숟가락 하나만 더 얹어도 괜찮을, 다함께 나누어 먹는 그 모습은 정겹기까지도 합니다. 현지에서는 여전히 장작불로 요리하고 머리를 맞대고 숟가락으로 퍼먹는데요, 그 모습을 보자니 친구들이 그럽니다. 

"이게 진짜로, 제대로! 파에야 먹는 법이야." 

덕분에 흥미로운 스페인 음식 문화 하나를 더 배울 수 있었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항상 행복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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