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문제가 있다는 건...

산들무지개 2018. 8. 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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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문제가 닥쳤습니다. 

그렇다고 큰 문제는 아니고...... 소소한 인터넷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워낙 인터넷이며, 무료 와이파이며, 데이터며, 아주 잘 되어 있어 사람들이 인터넷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겠죠?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서는 인터넷이 상당히 큰 문제로 다가온답니다. 

"자연에서 살면 인터넷 없이 그냥 오프라인으로 살아~!" 

하실 분이 있는데요, 자연에 사는 게 무슨 죄도 아니고, 세상과 단절할 필요는 절대로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도 전기 시설 하나 없는 이곳에 산과 산을 잇는 지점에 이웃들과 함께 공동 와이파이 안테나를 설치했답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답니다. 그런 의미로 스페인 사람들은 참 협력을 잘합니다. 

처음에 남편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우리 [참나무집]에 인터넷을 끌어오자고 할 때 정말 믿을 수 없었습니다. 

"이 외진 곳에 누가 인터넷 설치하러 오겠어? 전화 설치 허락도 나지 않는데......?"

이렇게 남편에게 말했죠. 사실 우리 집은 상당히 외진 곳이라 전기며, 수도 시설이 하나도 없답니다. 다~ 우리가 자급자족하며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답니다. 그래서, 제가 살면서 처음으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받아들였답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라고 있는 거!'

이렇게 생각하니 모든 문제가 참 쉽게 다가오더라고요. 수학 문제 풀듯이 어려운 것도 있었고, 쉬운 문제처럼 척척 해결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제 때문에 어깨가 무거워져서 무너지고 절망하는 일은 좀 줄어들었습니다


'뭐,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면 되는 거야.'하고 가볍게 생각하니 큰 문제도 쉽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지금 당장 못 하면 방법을 찾아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해결할 수 없으면 어려운 수학 문제처럼 풀 수 없는 문제로 단정 지으면 되는 거야.'

생각을 단순화하니 정말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전기는 태양광전지를 설치하여 해결할 수 있었고, 전화는 산업부에 통사정하여 설치할 수 있었고, 수도는 빗물을 받아 정화하여 사용하니 가능할 수 있었고...... 인터넷은 이웃끼리 자금을 모아 태양광 전지로 작동하는 와이파이 안테나를 곳곳에 설치하니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게도 이런 문제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아슬아슬하지만, 덕분에 지금까지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소통하고 있답니다. 또한, 한국에 일정하게 날짜 맞춰 잡지사에 기고까지 하는 일도 함께할 수 있어, (수입이 적지만) 굉장히 만족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정말 아슬아슬하고 불통인 경우가 많아 항상 여러분께 100% 만족한 글을 올릴 수는 없답니다. 

오늘도 한국에 원고와 사진을 보내야 하는 날이었는데요, 글쎄 사진 업로드하는 데에만 2시간이 걸렸습니다. 으악~!!! 누군가는 울화통 터져서 컴퓨터를 던져 버리고 말겠다고 하는데.......

하하하! 저는 언제나 문제가 있는 스페인 고산에 살아서 그런지, 이런 느림은 문제도 문제가 아닌가 봐요.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몇 장 올리다 말고, 모바일 데이터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 우리 집 모바일 데이터는 잡히지 않습니다. 집안에서는 더욱더! 1m 넘는 두꺼운 돌벽이 다 막아버리기 때문에 주파수, 수신호, 데이터 등에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야만 신호가 잡힌답니다. 하지만, 매번 좋은 신호가 잡히지 않아 항상 잘 잡히는 곳을 찾아 삼만리해야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평소의 블로그 글 같았으면 좀 참았다 다음 날, 그다음 날에 올리는데요, 오늘은 약속한 날에 보내야 하는 원고이기에 밖에서 열심히 휴대폰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면서 글을 보내게 되었답니다. 어떤 분은 이런 고산 생활 정말 못 하겠다고 실토를 하시고, 또 어떤 분은 그게 낭만이라며 좋아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냥 일상이라, 그냥 받아들이면서 산답니다. 내가 당장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고민만 하게 되면, 더 절망하기 때문에 그냥 현실을 받아들인답니다.  


▲ 비가 올 듯 말 듯한 야외에서 저러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이러고 글 올리고 있어요.

남편이 이 모습을 보고 넘 웃기다면서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겐 예상 못하는 일들 투성이네요. ^^ 

아무튼,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문제가 있다는 건 문제를 풀라고 있다는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답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쉽게 생각하다 보면, 훨씬 삶이 단순하고 재밌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건강하시고요, 저는 인터넷 잘 되는 날을 주시하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여러분도 읽을 준비 잘 하고 계세요~

요즘 우리 독자님들 다 어디 가셨는지 모르겠어요. 여름 다들 잘 나고 계시죠? 항상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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