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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아이 109

낯설어 하고 수줍음 많던 아이의 청소년기(인종차별 대하는 아이의 자세)

지금 만 14세인 산드라는 한국 학교로 치자면 중2입니다. 스페인 학교에 다니며,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이곳 학기제로는 지금 중3에 막 올라간 상태이지요. 산드라의 나이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반응합니다. "오~~~ 그 유명한 중2병!!! 힘들지 않으세요?" 나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 신조어에 대해 잘 몰라 그 단어를 인터넷으로 찾아봤어요. 위키백과에 나오는 걸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중2병(일본어: 中二病, 厨二病 추니뵤)은 사춘기를 비꼬는 인터넷 속어이다. 일본에서 개그의 소재나, 가벼운 표현으로 사용되며 1999년 이주인 히카루의 발언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고 사춘기인 청소년들을 비하, 혐오하는 말로 사용된다. 사춘기는 주로 13~15세..

왜 일찍 낳아주지 않았어요?

저는 블로그를 2012년 12월 무렵에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만 3세인 큰딸과 아직 11개월이 안 되던 쌍둥이를 키우면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친정 가족들이 우리 사는 모습을 봤으면 싶어서 글과 사진을 올리며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어찌어찌 블로그에 우리 사는 모습과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록해갔습니다. 마치 어제와도 같았던 그 시간이 벌써 10년이 돼 가고 있네요. 😆 특히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고 공감하고 소통해주신 많은 블로그 독자님 덕분에 저도 큰 위안과 힐링의 시간을 보냈답니다. 이제 블로그가 쇠퇴의 시기을 겪으면서 저도 그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다음 블로그는 이미 폐쇄되었고... 😭 긴 시간 함께한 다음 블로그의 기록도 백업으로만 남게 ..

무언가 달라지고 있는 우리 중학생 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1/3학기 지날 즈음, 학교에서 체험 학습으로 안도라라는 피레네의 작은 나라로 스키 강습을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우리 아이는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무지무지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아이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동반 교사들은 스키 강습을 받는 아이들 근황이 궁금한 부모를 위해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죠. 그런데, 나는 우리 아이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아니, 이 아이가 우리 아이야?" 문제의 사진. 가운데 ACDC옷을 입은 우리 큰아이... 아니 하필이면.... 하드 락 그룹... 😂 뭐 정체성이 확고한 사춘기가 돼 가는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흔한 모습이겠지요? ..

스페인 시골의 핼러윈, 어른들이 당황하여 준 것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날씨가 너무너무너무 추워졌어요. 스페인 고산은 스페인답지 않게 너무 추워 눙물이 날 것 같아요. 하하하! 농담이고요. 사실 무지 추워져 난로를 피우게 돼 일이 하나 더 늘어 그렇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난로 피우면서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히야~~~ 스페인 고산에서 살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하나도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그렇습니다. 부지런해야 하루가 잘 굴러가지요! 무슨 윤활유를 제 삶에 뿌린 것처럼 새벽 6시에 일어나 브런치 먹을 때까지 쉴 틈이 없네요. 그리고 브런치 먹고 나면 또 점심까지 쉴 틈이 없고... 저녁에는 (제가 저녁밥을 먹지 않아) 자기 전까지 계속 일입니다. 숙제 도와주고 내 일도 마무리하고...... 정말 나라는 인간! 윤활유 ..

아이의 취미를 지지해주니 엄마도 힐링한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벌써 가을이 찾아왔어요. 너무 일찍 온 것 같아 여름을 제대로 맛보지 못해, 우리 가족은 아랫마을 주말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지중해 연안의 발렌시아는 아직도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알부페라(Albufera) 논에는 벼가 무르익어 가는 모습이 벌써 가을이 온 듯했어요. 발렌시아(Valencia)는 지중해 연안이라 우리가 사는 고산보다 15도 정도 온도가 높아 아직 서늘한 느낌은 들지 않아 여름도 맛본 듯했고, 가을도 분위기로 즐긴 듯했답니다. 이번 여행은 첫째 아이의 새관찰을 위한 여행이었는데요, 다양한 종류의 새를 보여주기 위해 바닷가 옆 호수와 늪지대, 논을 구경하고 왔지요. 숲의 새와 늪지대의 새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참 좋은 여행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사실 저도 두..

스페인 코시국 부활절 방학, 바다로 간 우리 아이들

스페인 학교는 가을학기 시작으로 2주 정도의 짧은 겨울 방학, 또 2주 정도의 짧은 부활절 방학, 마지막으로 긴 여름방학을 지니는 3학기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아이들이 부활절 방학을 맞았는데요, 큰 아이가 갑자기 캠프에 보내달라고 하는 겁니다. '아니! 이 시국에 무슨 캠프?!' 우리 부부는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아이는 가고 싶은 캠프가 해양 캠프라면서 그 캠프 학교 정보를 보여줍니다. 다름이 아니라 스페인 발렌시아 정부 추진의 바다 학교(Escola de la Mar)였습니다. 카약, 카누, 요트 등의 해양 스포츠를 가르쳐주는 곳이었는데요, 아무래도 발렌시아 정부가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설보다는 가격도 저렴하고 공공서비스라 믿음이 갔습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 기재된 내용을 보니 코로나 1..

자발적으로 이뤄낸 아이들의 작은 프로젝트, 산교육이 무엇인가 생각한 하루...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친화적인 삶의 모습을 소개하는 해외생활 일상 블로거, 산들무지개입니다. ^^ 아시다시피 우리 가족은 참나무가 많은 곳에 자리한 [참나무집](농가 이름)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스페인 커플의 다문화 가정이기도 하고요, 시골이면서도 문명의 혜택이 별로 닿지 않는 먼 외지의 삶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연에 둘러싸여 우리네 일상은 항상 자연의 변화와 함께 시작하곤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그런 변화와 함께 하는 건 당연하고요. 요즘 날씨가 좋아져 아이들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펴며 밖에 나가 자주 놀곤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밖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이루어 나가는 작은 과정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로 모험을..

아이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하는 일

지난 크리스마스 때 첫째에게 큰 선물을 해줬답니다. 초등 6학년생이 갖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줌 카메라를 선물해줬답니다. 동물을 관찰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입문용 카메라라고 하는데 아이가 과연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오히려 막 쓰는 카메라가 낫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그러다 조류 관찰을 진심으로 하는 아이의 열정을 보고 우리 부부도 진심을 다해 선물해줬답니다. 얼마나 큰 선물이 됐는지......! 산드라는 들로, 산으로, 아빠 회사인 자연공원으로, 가는 곳마다 사진기를 들고 새관찰하기에 바빴답니다. 얼마나 열정이 가득한지, 정말 선물을 잘해줬구나! 저 자신이 스스로 흐뭇해져 왔답니다. 😅 산드라는 자기 또래의 한국 새관찰 블로그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 자기도 블로그를 만들었어요. 물론 학교..

우리 쌍둥이 때문에 엄마가 갖고 놀게 된 장난감

아휴~~~ 말도 마세요. 요즘 정말 폭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눈이 엄청 많이 쌓여 4일 정도 고립됐고... 해가 뜨지 않아 전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아이들 셋 키우는 일도 장난 아닌데, 편안하게 쉴 틈 없이 태양광 전기를 220V로 바꿔줄 변환기마저 고장이 나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발전기를 돌려야만 하는데요, 아침저녁 3-4시간 휴대용 발전기를 돌려 그 안에 해야 할 일을 다 한답니다. 다행인 건 12V로 돌아가는 보일러는 계속 쓸 수 있어 따뜻한 물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난방은 화목 난로라, 난방에서도 문제가 되는 일은 없어 참 다행이랍니다. 또 이 일상에 익숙해지니 불편한 생각은 금방 달아나 버리고요. 아무튼....

성장하는 아이와 함께 배우는 부모의 의무(새덕후 딸아이의 열정)

2020년은 세계 펜데믹이 어떻게 무서운지 보여준 한 해였어요. 다들 정말 힘드셨죠? 학교는 휴교령에, 자영업자는 휴직해야 하고......근무자는 재택근무, 넘치는 코로나 확진으로 의료 시스템이 한때 붕괴되기도 하고......멀리 있는 가족은 아예 볼 수도 없고......봉쇄령에 이동 제한까지.....정말 나날이 힘든 하루하루였습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 알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한 해가 흘러가고......다가오는 2021년 좀 더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제 작은 희망 노트에 2021년에는 부디 코로나가 진정되어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하나를 적었습니다.부디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아이들도 마음껏 밖에 나가노는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

스페인 시골아이의 한바탕 소동, 자연에서 배우는 관용

학교에서 돌아온 산드라가 갑자기 다급하게 집안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외친 한 마디, "엄마!!! 카메라!"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저는 카메라를 들고 아이 뒤를 쫓아갔어요. "개구리를 잡았는데 양서류 학회에 보고 해야 해요." 아!!! 어떤 개구리를 잡았는데 양서류 협회에 보고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요? "엄청나게 작은 개구리예요."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요구대로 저는 그 개구리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손으로 작은 개구리를 보여주는데 마음처럼 쉽게 카메라에 담지 못했답니다. 초광각 렌즈를 장착하고 있어 다른 렌즈를 갈아 끼울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아이는 다급하게 어서 찍으라고 합니다. 아이고...... 탐구심이 워낙 강한 아이라 사소한 동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아빠와 함께 이 지역 양서..

채식 고집하는 초등학생 딸이 다니는 스페인 초등학교의 급식 해결은?

재작년부터 우리 큰아이가 고기를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얘가 왜 이러는가 싶었습니다. 인지능력이 생기고, 자기의 삶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충격적(?)이게도 육류와 생선을 거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슬라이스 햄이나 작은 멸치는 줄곧 먹어서 얘가 이러다 말겠지 싶었답니다. * 이 블로그는 해발 1,200미터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룬 한국-스페인 가족의 생활담을 다루는 블로그입니다. "음식은 버리지 말고 골고루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단다. 편식하면 안 돼." 아이에게 타이르기도 하고 고기를 먹으라고 윽박(?) 아닌 윽박지르다 4학년이 다 지나갔답니다. 그러다 학교 급식 보조 선생님으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지요. "산드라가 고기와 생선을 먹지 않고 자꾸 남..

스페인 고산, 숲속 산행에서 아이의 새로운 면을 보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 Joan de Penyagolosa) 자연공원에서는 여름에는 일정 기간, 야외 학습을 할 수 있는 자연 교육 이벤트가 있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의 아빠는 바로 이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교육사랍니다. #참고# 인터넷상에 떠도는 산똘님 직업에 관한 루머가 있던데...... 산똘님은 '산림감시원'이 아니랍니다.어떤 분이 제가 창피해서 산림감시원이 아니라고 하는데, 절대 창피해서 그런 게 아니라 스페인에서는 직업이 나뉘어있어요. 산림감시원은 공무원이며...... 실질적 법적 벌금 등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지요.자연공원에서 일한다고 다~ 산림감시원이 아니란 것을 밝히며, 인터넷상에서 ..

스페인 고산, 요즘 시국에 아이가 만든 초코칩 쿠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삶의 방식을 바꾸어 전과는 다른 일상을 살게 합니다. 우리가 흔하게 누렸던 일상은 이제 조금씩 다른 형태로 우회하여 누려야 합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가족은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 평소에는 인근 도시 멀리 나갔습니다. 큰 도시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면 그나마 쉬웠지요.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마을 구멍가게에서 다 해결해야만 하지요. 물론 우리가 원하는 물건은 없기 마련이고, 다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 식료품은 더 어려워졌지요. 스페인 봉쇄령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지금 시국에서는 더 그렇답니다. 온라인 주문을 하거나 봉쇄령을 어기고 마을을 떠날 수만은 없지요. 물론 지금은 단계적 해제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지 않는 같은 주에서는 오갈 수 ..

스페인 고산의 날씨 좋은 날, 요즘 아이들과 하는 일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여기는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지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이 입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처음 오신 분을 위해 또 후다닥 소개하자면)여기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지역이랍니다. 스페인은 지중해 연안과 내륙의 마세따 (고원) 평원이 있고, 북부에는 갈리시아, 아스투리아스 및 바스크, 까딸루냐 지방이 있어요. 게다가 산세가 무지무지 험한 피레네산맥도 있습니다. 정말 스페인은 얼마나 광활하고 넓은지 지방마다 날씨가 달라지는 특색이 있어요. 그래서 이곳도 해발 1,200m로 다른 연안 지방보다 10도가량 온도가 낮고 추운 곳이지요. 하지만 요즘 날씨를 보니 얼마나 따뜻한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답니다. 몇 주 전에는 폭설까지 내린 이곳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

스페인 참나무집의 매년 재활용하는 트리 장식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목감기 덕분에 지금 입도 뻥끗 못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ㅠㅠ목이 너무 아파서 말을 하지 못할 정도랍니다. 이렇게 심하게 목감기 걸린 적은 출산 후에 처음인 것 같아요. 점점 면역력이 떨어지는 요즘인가요? 운동도 좀 열심히 하고, 정성껏 건강에 신경 써야겠어요. 여러분들도 부디 건강 유의하시면서 지내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우리 가족은 요즘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번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요즘 아이들이 한 일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이었답니다. ^^ 산똘님이 아침에 참나무 가지를 쓱싹쓱싹 톱으로 잘라 왔답니다. 우리가 사는 농가는 참나무 천지라 소나무가 없답니다. 하지만, 참나무도 예쁘니까...... ..

추워지는 계절, 이제 불쏘시개가 필요해졌다

이제는 들판을 돌아다니는 양 떼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해가 길게 기다려주지 않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해 떨어지기 전에 저 산을 넘어 동물도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메에에에~~~" 무리 지어 메에에에 울며,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남았다며 저녁 햇살을 등에 지고 서둘러 돌아갑니다. 이제 이 햇살 받으며 돌아다닐 날이 많지 않다는 걸 아는 듯...... 서두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의 고산평야도 갑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볼일 보러 도시 나갔다가 아직도 여름 날씨를 유지하는 아랫동네에 적응 못 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고산으로 돌아오면 심하게 변하는 온도 차이로 역시 세상 밖이구나 싶었답니다. 아니면 우리가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한국말로 놀리는 아이들과 스페인 선생님의 관계

스페인은 이제 방학 기간으로 돌입 일보 직전이랍니다. 내일이면 방학~~~ 그리고 9월 초에 개학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우리 아이들도 오전 수업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요, 가끔 집에 오기 싫어서 마을 아이들과 놀고 싶어 한답니다. 신기한 건 요즘 학교에서 마을 아이들이 제게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는 겁니다. "안녕~~~!" "안녕~~~!" 더 신기한 건 마을의 이웃도 절 보면 한국말로 인사를 하는 겁니다. "아니욘~~~!"'안녕' 발음을 잘 못 해 '아니욘'으로 들리지만, 그래도 아주 열심이라 기분은 좋습니다. 세 살 아이들도 '안녕~~~'하고 인사하는데 누가 가르쳐줘서 그런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우리 아이들과 놀면서 그렇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세 살배기 스페인 아이가 '안녕~~~!'하고 달려..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여러분, 그동안 편안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계속 주말에 집을 비우면서 제가 아이들 봐줬는데, 남편의 몫이 빠지니 정말 일이 많았답니다. 그 와중에 잡지 원고 송고도 해야 했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왜 산똘님이 자꾸 주말에 빠졌냐고요? ^^* 남편이 취미('취미'라고 쓰고 이제는 '전문인'라고 말한다)로 하는 수제맥주가 승승장구하는지....... 이번에도 수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상 타러 그곳으로 향했던 것이지요!!! ^^ 축하, 축하!!! 그런데 매번 갔다 올 때마다 선물로 수제 맥주 기념 반팔티를 저에게 선사합니다. (ㅜ,ㅜ 난감하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입고 있답니다.) 그렇게 안부를 알려드리면서..

아이에게 배우는 타인과 관계하는 법

우리 집 쌍둥이, 둘째 누리가 팔뼈가 부러져 요즘 깁스를 하고 다니는 사실, 이미 알고 계시죠? 꿋꿋하게 잘 견뎌내어 많이 호전되었답니다. 그래서 저도 푹 안심되었습니다! 이번에 병원에 다녀왔는데, 역시 성장하는 아이라 뼈가 쑥쑥 크면서 잘 붙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아직 완전하게 다 나은 것은 아니기에 20일 후에 다시 병원에 오라고 하셨는데, 저는 이제야 안심이 되었답니다. 긍정적으로 결과가 나와서 말이지요. 그런데 병원에서 보니, 팔뼈가 부러진 다른 아이가 또 있더라고요. 누리처럼 팔뼈가 부러진 또래의 남자아이가 엄마 손 잡고 의사 선생님을 보러 왔더라고요. 누리는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지나가는 그 남자아이에게 손을 막 흔들었습니다. 자기와 같은 처지의 아이를 만났다는 기쁨에...... 그 남자아이..

딸이 응급실 퇴원하자마자 먹고 싶다던 음식

많은 분께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둘째, 누리를 걱정해주셔서 정말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와 카카오 스토리 채널을 통해 많은 분이 함께 걱정해주시고, 안부의 인사를 물어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카카오 스토리 채널 독자님들께 일일이 답글을 달지 못해 여기서 다시 한번 모든 독자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설명해드리자면, 우리 쌍둥이 딸 누리가 놀이터에서 놀다 팔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급하게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가 응급 수술까지 받게 되었죠. 그렇게...... 누리는 퇴원하고...... 이제 6일이 지났네요. 그동안 누리는 꼬박꼬박 약도 잘 챙겨먹어, 오늘은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간 것..

학교 간식으로 떡 싸달라는 우리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아이들은 떡에 목말라 있습니다. @.@ 진짜 떡 다운 떡은 먹어보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아이들이 유일하게 잘 아는 떡은 가래떡. 그 떡으로 떡볶이도 하고 떡국도 하니 모를 리가 없습니다. 항상 발렌시아 아시아 마트에 가는 날이면 잊지 말고 떡을 주문할 정도로 아이들은 떡을 좋아한답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산들무지개는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인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떡을 요구하기에 떡 요리를 해주다 보니 저도 어느덧 떡이 좋아지기 시작했답니다. "아이고, 안타까워라. 한국에는 정말 다양한 떡이 있어. 너희들 떡을 그렇게도 좋아하니 정말 떡 먹으러 한국에 가야겠어~!!!" 그러면 세 아이는 좋다고 손뼉을 치면서 그럽니다. "그래! 가자!..

때로는 남편에게 한 수 배우는 아이 훈육하는 법

아침에 학교 간다고 아이들 깨우면 아이들은 기분 좋게 일어나기도 하지만, 기분 나쁘게 일어나 심술부리는 적도 있습니다. 쓸데없이 화를 내고 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떼를 부리다 보면 학교에 늦는 일은 다반사죠. 우리 세 아이 중 하나가 그렇게 말썽을 피워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특히 아주 잘 입고 다니던 옷을 그날 아침에는 왜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제가 준비한 옷을 입고 가기 싫다고 불만과 투정, 떼를 부리면...... 으악!!! 아무리 착한 엄마도 머리 뚜껑 열리면 압력 증기가 팍팍 올라와 날아가기 일보 직전이랍니다. 그 아이 때문에 다른 두 아이가 학교에 늦어 수업이 어려워지니 더 곤란하고요. 우리는 그야말로 그룹으로 움직여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기 때문..

아이들 대화 듣고 폭소한 이유

세 아이가 쫑알쫑알~ 겨울 방학이라고 모여서 서로 대화를 나누더라고요. 아직 어린 초등학생들이 무슨 이야기꽃을 그렇게나 많이 피웠는지, 훈훈하게 서로 싸우지도 않고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습니다. 이게 세 자매의 수다방이라는 것이겠죠? 엄마는 일하다가도 아이들 표정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좋아서 서로 깔깔깔 웃고, 어떤 때는 심각해지기도 하는 것이 역시, 아이들도 나름대로 좋고 나쁜 소식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누리가 엄마에게 갑자기 이런 소식을 전합니다. "엄마, 우리 음악 선생님 앞으로 우릴 가르치지 않으실 거야."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알레한드로 음악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는다니뇨? 깜짝 놀라서 아이에게 되물었습니다. "아니, 왜? 음악 선생님이 이제..

아이가 상상력 동원하여 만든 생애 최초 로봇

많은 분이 어제 사라의 동영상을 보시면서 아이가 만든 로봇에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 고맙습니다~!!! 사실, 학교에서 로봇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학교 수업 후 과외활동으로 올해 새로 시작된 로봇 예술 교실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물론, 이 교실도 우리 마을 부모가 모여 하는 활동으로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아이들에게 쉬운 것부터 가르쳐주는 로봇 교실이랍니다. 그나마 다행인 게 해발 1,200m 우리 마을 근처의 프로그래밍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교 교수가 오셔서 재능기부를 하므로 믿고 기대할 수가 있었답니다. 처음 세 아이가 교실에 가서 지루하다며 불만 불평이었죠. 도대체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천천히 이루어진다고 아무 쓸모 없을 것 같은 물건이 드디어 ..

초등학생 딸아이의 행동이 부른 작은 나비효과

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에게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비밀 이야기를 하려는 듯 제게 속삭였습니다. "엄마! 우리 급식 시간에 나오는 물은 플라스틱병에 든 미네랄워터야. 작은 플라스틱병에 물이 나오는데 한 사람이 한 개씩 가져가 마셔." 처음에는 그게 어째서? 소리가 나왔지요. 아니면, 학교 식당에서 위생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개인 물병을 주는가 싶었습니다. "아마도 위생 차원에서 한 사람당 한 개씩 마시게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아이에게 말해줬습니다. 우리가 사는 스페인에서도 급식을 책임지는 회사에서 이런 방침을 고수하는 듯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 위생이 최고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3학년생인 아이가 무척이나 망설이는 듯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우리의 위생도 중요하지만..

초등생 아이들을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게 한 방법

아직 어린 초등학교 1학년생, 4학년생인 우리 아이들이 아침에 잠에서 일어날 때마다 고생입니다. 큰아이는 이마에 뽀뽀해주면 어느 정도 반응하고 일어나는데요, 쌍둥이 동생들은 엄마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시간 맞춰 깨워도 20분이 흐른 후에야 엉기적엉기적 일어나는 척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까? 아직 어려서 일찍 깨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사회생활에 적응하려면 작은 사회인 학교에 가야 하니..... 아이들도 일상의 반복되는 일에 적응해야만 하지요. 그렇게 고민하다, 예전에 제 친구가 스페인에 살다가 귀국하면서 제게 주고 간 알람 시계가 생각났습니다. 요즘은 이런 알람 시계를 쓰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작동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방치하고 ..

즐거운 토요일에 아이들의 놀이터인 숲에 갈 수 없는 사연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덕분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은 해도 좋고, 하늘도 파란 게 정말 기분 좋은 하루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즐거운 토요일에 우리 집 근처의 숲에 갈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왜 갈 수 없느냐고요? 이상하게도 이곳은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에피소드가 현실화하는 곳이기에..... 으음~~~ 이곳은 지금 사냥이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스페인에서도 사냥 기간이 따로 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카스테욘 지역은 7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사냥이 가능하답니다. 주로 사냥하는 날은 정해져 있는데요, 금,토,일로 되어 있고 사냥할 동물의 종류에 따라 또 날짜별로, 계절별로 나뉘기도 하더라고요. 참고로 스페인에서는 덫이나 올가..

매년 자기 생일에 직접 케이크 만드는 아이들

11월 1일이었던 오늘은 스페인에서는 만성절, 국경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았지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 제일 바쁜 사람은 역시나 엄마. ^^; 오늘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1일 1 포스팅, 일주일에 5일 포스팅을 기본으로 하도록 노력하는데,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인터넷 불통이거나, 아이들 뒷바라지하거나, 손님이 왔거나, 잡지사 원고 마감일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아이들 때문이었지만, 이렇게 밤이 되어 후다닥 글을 올리고 꿈나라로 갈 생각이랍니다. 다름이 아니라, 쌍둥이 아이들이 마을 아이들과 생일 파티를 위해 올해도 또 자기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시나, 아빠의 도움으로 말이지요. 이거 동영상으로 다~ 찍었는데 너무 바빠서 편집을 못 했습..

쌍둥이에게 생일 선물하는 방식

어느덧 우리 쌍둥이 공주님들이 만 7세 생일을 맞게 되었답니다. ^^* 세상에!!! 세월이 어느새 그렇게 빨리 흘러갔는지......출산하러 병원에 가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출산하러 가던 날도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는데, 요즘 날씨도 같습니다. 마치 소풍 가는 듯 즐거운 출산용 가방을 들고 쌍둥이 39주째 진단을 받으러 갔다, 바로 그 자리에서 유도 분만을 하게 되었지요. 1박 2일의 유도 분만이 그때는 뭐가 즐거웠는지, 힘든 기억은 하나도 없고 즐거운 기억밖에 없네요. 거대한 몸을 줄인다는 기쁨과 두 아이를 한꺼번에 본다는 기쁨이 함께 있었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쌍둥이 육아는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었답니다. 하지만, 기쁨이 더 많아 힘든 일은 사실 행복으로 물들어 금방 지나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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