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카멜레온보다 변화무쌍한 스페인 남편의 일상

산들무지개 2016. 12. 16.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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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은 겨울이라고 해서 할일이 적어지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월동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조금 더 몸을 움직여야만 했답니다. 낮이 짧아졌으니 더욱더 말입니다. 


게다가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연말과 새해가 다가오는군요. 그러니 더욱 바빠졌습니다. 그전에 날씨 좋을 때 빨리 해결해야 할 일들은 다~ 해결해야 하니 말입니다. 특히 장작 패기와 나무 자르기 등은 날 좋은 날을 선택해야 하기에 정신이 없답니다. 


그 와중에 산또르(산을 좋아하는 똘똘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제가 붙여준 스페인 남편의 애칭입니다)님은 역시나 쿵쾅쿵쾅 할 일 많은 자신의 직무에 묵묵합니다. ^^* 마치 카멜레온 저리 가라는 정도로 매일 매일 새로운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빠가 학교에 나타났다!!!


스페인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에 근무하는 환경지키미인 산또르님은 어느 날, 학교에 짜잔 하고 나타났습니다. 덩달아 저까지 학교에 오라고 부탁을 했었죠.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해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이들은 요즘 환경 문제에 관한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산또르님의 철학은 환경 오염을 피하는 방법은 재활용이 아니라, 

소비를 줄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 일회성 물건이 넘쳐나잖아요? 

그 물건을 쓰고 버리면 우리는 끝이지만 

그 물건은 나름대로 지구 안에서 순환되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에 

처음부터 일회성 물건을 쓰지 않고, 

되도록 플라스틱 재질의 물건은 피하자고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가 아무리 깨끗이 무인도라고 해도 발견되는 모양을 보니 

지구는 이미 작은 플라스틱 입자에 오염되었고, 

바다에 둥둥 떠다니며 표류하고 있어 

플랑크톤으로 오해한 고기들이 먹이로 먹고, 그 고기는 인간이 먹는다는 

교훈까지 함께 아이들에게 전합니다. 


플라스틱이 없던 옛날처럼 그렇게 한 번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줍니다. ^^*



아빠는 동심을 위한 아이들 동반자


이번에 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해야 한다고 아이들이 난리입니다. 우리 집에는 적당한 나무도 없고, 플라스틱 재질의 인조 트리도 거부하기 때문에 남편은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으로 아이들 기분을 좋게 하지? 


그래서, 아이들과 같이 뒷산에 올라가 소나무 가지 하나를 쳐왔습니다. 


"얘들아~! 이 소나무는 아주 풍성하지는 않아. 그런데 가지 하나는 쳐줘도 괜찮을 것 같아.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한 후에는 말려서 장작으로 써도 되니까. 그렇지?"


아이들은 화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아빠와 함께 무엇인가 하는 상황이 좋은가 봅니다. 



아빠는 작년에 쓰던, 고이 모아둔 장식품들을 창고에서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은 좋다고, 탄성을 지릅니다. 

"우와~! 예쁘다."



사실 빈약한 소나무 가지이지만 아이들은 여느 성탄절 트리보다 좋다고 좋아합니다. 

게다가 작은 불빛이 반짝반짝 이것보다 아름다운 트리가 어디 있을까? 하는 눈으로 바라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런 활동도 사실은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아빠의 노력입니다. ^^*

제 어릴 때 생각해보면 한국 문화가 아닌 

이 크리스마스 날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하자고 했다가 

꿀밤 맞은 기억밖에 없거든요. 

(물론 선물은 전혀 없었고......)

물론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말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주 큰 희망의 날인가 보네요. 

저도 어릴 때 생각하면 정말 신났거든요. 



이렇게 빈약해 보이는 크리스마스트리이지만 아이는 좋다고 환호합니다. ^^*

물론 엄마도요~!



헉?! 남편은 발명가


어느 날 남편이 쉬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또 무엇인가에 집중적으로 몰두합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아침부터 요란스럽게 밖에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어요. 



고철점에서 무엇인가를 마련해 온 남편이 열심히 발명에 나섰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장작 패기가 너무 힘이 든다는 겁니다. 

좀 머리를 써서 장작을 쉽게 패는 방법을 발명해야겠다면서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더군요. 



그러다 며칠 후 본 것이 위의 물건. 

헉? 이것은 철근의 무게를 이용하여 장작을 내리쳐서 패겠다는 겁니다. 

대. 다. 나. 다!



저 용수철(?), 바닥은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기둥을 박아넣고, 저 무거운 철근은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 

그리고 도끼날. 그런데 어쩐지 부실해 보입니다. 


남편이 하는 소리, 

"잘 갈아주면 돼~!"


어찌 되었는지 쌓아둔 장작은 싹 패버리고 없네요. 

다시 12월 말에 나무 베러 갈 거야~ 하면서 또 벼르고 있습니다. 

아마 이 물건이 제대로 작동해줘서 그런가요?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이 이야기도 며칠 전에 해드렸던 것인데 많은 분이 못 보셨습니다. 

(티스토리 오류와 아이피 문제로 노출이 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궁금하신 분은 다음 제목을 클릭해주시면 되겠습니다. 


2016/12/13 - [뜸한 일기/부부] -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참 피곤했던 날이었는데 남편은 일부러 아시아마트에 가서 한국 주부 저리 가라~ 꼭 필요한 음식 재료를 사 왔거든요. ^^*



특히 김치에 필요한 배추와 무는 당연하다는 듯 사온 모습이 말입니다. ^^


자고로 남편은 정말 카멜레온 저리가라입니다. 



남편은 너무 세심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성격을 가졌지만 

분명 아이들만큼이나 동물에게도 최선입니다. 

우리 집에 눌러앉은 양하고도 아주 친한 사람이거든요. ^^*


아무쪼록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여긴 날씨 흐림, 그러나 훈훈함으로 이만 인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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