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고산의 주말, 아빠의 일터에서...

산들무지개 2018. 1. 29.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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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공원에서 일하는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주말에도 일하게 되었답니다. 주말 자연공원에 방문하는 많은 등산객 및 방문자들을 위해 주말에도 일하는 날이 생겨, 2주 간격으로 토요일, 일요일에 일하게 되었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 딸바보 아빠인 산똘님이 많이 섭섭해했지요.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잖아요? 아빠가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하지만! 좋은(?) 직장에 다녀 어떤 날은 아빠와 함께 주말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답니다. 자연공원 안내실 및 자료실에서 운영하는 행사 날에 참여 신청을 하면 함께 할 수가 있지요. 아빠는 그곳에서 테크닉 요원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식목일(Día del árbol)" 행사로 작은 계곡에 있는 아주 큰 주목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나는 주목은 큰 나무가 적어 계곡 안에 있는 큰 주목을 찾아 함께 나섰습니다.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지 않아 아주 여유 있게 산행에 나섰습니다. 

사실, 그 전날, 눈이 와 많은 사람들이 취소했지요. 하지만 아침에는 해가 쨍~ 하고 뜨더니 

이렇게 눈이 다 녹았네요. 



아빠를 따라 계곡으로 오릅니다. 오래된 주목을 보기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가다가 소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를 보고 사람들은 멈춰섰네요.  



바닥에는 이렇게 겨우살이를 먹고 배설한 것인지, 토해낸 것인지 모를 정체가 우리 눈에 띄었답니다. 

아이들은 "우웩~! 여우가 토해냈네!" 하고 있습니다.  



자연공원 홍보 요원이자 기술 요원인 산똘님이 이렇게 잘 설명해줍니다. 겨우살이에 대해......


이 기생목은 새가 씨를 먹고 배설하며 다른 나무에서 싹을 틔우는 존재인데, 배설물이 아주 끈적하여 

새가 똥 누다 똥이 잘 떨어지지 않아 가지에 비벼서 끈적한 것을 없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똥에서 나온 씨가 나뭇가지에 정착하여 나무의 수액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지요. 



바로 요렇게 말이지요. 소나무 가지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 

열매가 연녹색으로 동그란 게 아주 예뻐요. 

스페인에서는 크리스마스 전날 저 아래에서 키스하면 

연인이 된다는 전설(?)이 있네요. 스페인에서는 행운을 주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하고요, 

한국에서는 약재로 쓰여 재래시장에서 많이 봤답니다. 



2년 전, 폭우로 계곡이 완전히 쓸려 내려가 있던 길이 다 사라져버리고 없습니다. 

그냥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돌들이 참 많아요. 

그래도 아이들은 참 열심히 잘 올라갑니다. 



가는 도중 아빠의 설명을 잘 들으면서 자연에 귀 기울입니다. ^^


 


계곡이 움푹 파인 곳도 있으니 조심해서 가야지요. 

이번에 누리아가 엄마를 보살핀다면서 길을 안내했습니다. 



사라와 산드라는 앞장서서 길을 가서 사진에 많이 찍히지 않았네요. 



이 길은 제가 처음 가는 길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암벽이 멋지게 서 있는 모습이 말이에요. 

이곳이 우리 비스타베야 마을의 양치기 라몬아저씨가 어릴 때 살던 장소라고 합니다. 

계곡을 매일 오르내리면서 학교에 다녀왔다고 하는데....... 

지금도 종종 이곳을 찾아온다고 합니다. 



수녀의 방석이라는 식물(cojín de monja)입니다. ^^; 아! 인생이 참 고달프구나~!



얼음이 얇게 언 계곡에서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얼음 거울을 찾았다고......! ^^*



자, 이제 도착했습니다. 보기에는 아주 작은 주목인데요, 350~400년 정도 된 주목이라네요. 

보통 굵기가 25~30cm 정도가 일반적인데 이렇게 굵은 주목이 있어 발렌시아 주 정부에서 문서로 만들고 

보호 관찰하고 있다네요. 



천천히 자라는 나무가 힘 있게 우릴 반겼습니다. 



정말 멋지죠?! 

우리 부부가 돌집을 수리해 창을 낼 때 이 주목 다듬어 문미로 섰답니다. 

결이 아주 아름답고 튼튼하여 참 좋아합니다. 



연두색 잎과 열매.......



다함께 나무 앞에서 단체 사진 찍습니다. 

덕분에 주말을 참 보람있게, 즐겁게 잘 지냈네요. 



이제 하산할 시간. 하지만, 틈만 나면 자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 난 아빠와 함께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호랑가시나무라는 사철나무를 관찰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아세보(acebo)라고 하는데 붉은 열매가 맺힌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크리스마스 때 장식용으로 잘 나오는 호랑가시나무이지요. 



자, 우리는 산을 뒤로하고 이제 하산하여 집으로 갑니다. 

주말에 아빠와 함께할 수 없다지만, 이런 행사로 또 함께한 날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것도 배우고 구경도 하고...... 아이들도 신난 하루였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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