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치즈, 청국장 냄새 저리가라네~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스페인 발렌시아는 이번 주 공휴일이 이틀이나 되었답니다. 모호하게도 화, 목요일 쉬게 되어 어디 멀리 놀러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있기에는 무료한 시간이 되었는지, 도시에 있던 친구들이 비교적 가까운 우리 집에 놀러 왔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스페인 사람들은 손님이 되어 초대되어 갈 집에 꼭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온답니다. 이번에도 친구들이 먹을 것을 아주 많이 싸 왔는데요, 역시나 사람은 먹고 대화하는 그 기본에 충실한가 봅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머뭇머뭇하면서 제게 내놓은 것이 있답니다. 


"어어...... 어...... 미안한데, 내가 우리 동네 치즈를 좀 사 왔어."


"아니, 뭐가 미안해? 우리 가족은 치즈를 엄청나게 좋아해."


그런데 그 친구가 머뭇거리면서 하는 말이, 


"좀 심한 냄새가 날 것이야. 이런 냄새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정말 괴로워하더라고."


아이고, 제가 스페인이란 나라에 오래 살아와서 냄새 심한 치즈에는 익숙해진 지 오래입니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유럽의 여러 나라의 냄새 심한 치즈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기에 아주 일반적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걱정하지 마. 우리 치즈 냄새에 익숙해~!"


친구는 안심이 되었는지 치즈를 한두 개씩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어어억~! 그 스멀스멀 코에서 심장까지 파고드는 이 냄새는 무엇인가요? 헉!!!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주 심한, 발 냄새 같은 치즈가 나오는 겁니다. 이게 치즈 하나에서만 나는 냄새가 아니라 가지고 온 치즈 전부에서 나는 냄새였습니다. 



위의 치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블루 치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치즈는 제일 참을 만했던 치즈이지요. 


친구가 사는 동네, 발렌시아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나는 치즈를 사들고 온 것이지요. 


여러분이 아실런지는 모르지만 스페인은 동네마다 자랑하는 치즈가 생산되는 곳이 꽤 된답니다. 

특히 갈리시아, 바스크, 나바라 등의 북부 지방은 한 골짜기 돌아 마을마다 지역 치즈가 생산된답니다. 


그러니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나는 치즈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르기도 하고, 

발효 과정이 꽤 길어 맛도 또, 상당히 짜고 강하답니다. 

특히 산양과 양에서 나는 젖을 짜서 만들기 때문에 냄새는 더 고약하고요. 

 


여러분이 흔히 알고 있는 블루 치즈는 정말 고약하기 짝이 없지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고약하다면 믿으실 수 있을까요? 



그제야 왜 스페인 친구가 머뭇거리면서 이 치즈 냄새난다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는지 알겠더라고요. 

마치 민폐 끼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입니다. 


스페인 사람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국 나갈 때 이런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가나 봅니다. 

"내가 캐나다 살 때, 룸메이트한테 이 치즈 가져갔다가 챙피해 죽는 줄 알았어."


예전에 페페 아저씨가 말씀하시던 생각이 났답니다. 

아하! 마치 한국에서 청국장이나 김치 가져갔다 

냄새 때문에 힘들어 하시던 분들 일화 듣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 면으로 보면 스페인 사람들, 한국 사람들하고 참 비슷하지요? 



이 치즈는 딱딱하고 가장 잘 발효되어 맛이 좋았습니다. 

물론 냄새는 고약했지요. 

이것도 산양젖으로 만들었는데 발효가 긴 치즈입니다. 

(께소 꾸라도 데 카브라, Queso curado de Cabra)



이것은 양젖으로 만든 치즈인데, 냄새가 엄청나게 고약하지만 

맛은 어쩌면 저렇게 크림맛이 날 수 있는지 

놀랐습니다. 

(께소 데 오베하, Queso de oveja)



헉?!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청국장 냄새 저리 가라~는 치즈. 

색깔부터가 남달라 특이했던 치즈입니다. 

이것도 산양 젖으로 만들어진 치즈인데 발효를 넘어 더 발효한 

정말 냄새 지독하고 썼던 치즈였습니다. 



통으로 잘라 먹기보다는 위의 사진처럼 얇게 잘라 먹어야 

맛이 그제야 음미 되던 놀라운 치즈였습니다. 


스페인의 다른 지방에서 온 친구도 이 치즈 먹고 고개를 돌려버리더군요. 

"너무 강해 난 못 먹겠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돌려버리는 사이, 하하하! 

우리의 세 아이들은 맛있다고 손으로 쪽쪽 빨면서 먹더군요. 

역시, 우리 아이들 한국인 피와 스페인 피가 적절히 섞여 이런 강한 치즈에는 더 강하구먼~!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강한 냄새의 치즈가 존재하는가 싶을 정도의 느낌으로 이 치즈를 대했습니다. 

청국장보다 더 지독한 냄새, 발 냄새보다 더 지독한...... 

그런데 맛은 짭짜르름하니 조금씩 먹으니 맛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스페인 사람들은 발효 및 염장을 참 좋아합니다. 

지난봄에 왔던 남편 친구들 좀 보세요~!

맥주 발효를 위해 와인 발효조에 넣어 실험하는 일을 시작했죠. 

이번에 또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어떻게 됐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발효조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맥주를 보면서 좋아합니다. 

헉?! 이 와인 발효조에서 나는 냄새도 치즈 못지않습니다. 

헉!!! 이것은 말 가죽 냄새가 나는 것이...... ㅠㅠ

그런데 이게 최고라면서 다들 좋아하네요. 

이 맥주는 말 가죽 냄새 나는 맥주라고......


그렇게 하여 저는 스페인 사람들의 순수한 음식에 대한 열정을 또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해도 떠주고, 우리 [참나무집]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차근차근 못다 한 일들을 해나가야겠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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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비단강 2016.12.09 21:0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동시간이네요.
저는 퇴근해서 집에서 탄핵가결에 대한 뉴스를 시청중에 있습니다.
안녕하시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09 21:14 신고 URL EDIT
하하하~! 네. 덕분에 오늘은 참 정상적인 일상입니다. 탄핵가결 뉴스는 어떻게 되었나요? 저는 요 며칠 동안 인터넷을 접하지 못해...... 지금 접속하여 찾아볼 참이랍니다.
BlogIcon 비단강 | 2016.12.09 21:19 신고 URL EDIT
234표 찬성 56표 반대로 가결 되었습니다.
시민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BlogIcon 비단강 2016.12.09 21:16 신고 URL EDIT REPLY
234표 찬성 56표 반대로 가결 되었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09 21:18 신고 URL EDIT
우와~ 저도 방금 확인했어요!!! 즉시 대통령 권한 중지.
키드 2016.12.09 23:02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치즈를 별로 즐기지 않지만
스페인의 다양한 치즈맛이 궁금은하네요ㆍ
울신랑은 맥주를 넘 좋아해서 ‥저희도 집에서 만들어 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어쨋건 햇님이 방긋 떠올랏다니 축하드려용~~^^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1 신고 URL EDIT
키드님. 오우~! 수제 맥주는 완전 차원이 다른 맥주랍니다. 공장 맥주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이지요!!! ^^

저는 한국에서는 희한한 치즈를 먹었는데, 유럽에 와보니 아주 다양한 치즈의 세계에 빠져 참 좋았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치즈는 스페인에서는 매력 꽝인 치즈더라고요. ^^;
덕분에 저도 치즈를 좋아하는 기회를 가졌지 뭐에요.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세레나 2016.12.10 00:58 신고 URL EDIT REPLY
문득 스페인친구가 한국에서 시장에 갔는데 유난히 노란끼가 많은 두부를 보고 치즈가 맛있어보인다고 했던게 생각나네요 ^^;;
치즈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스페인의 치즈가 궁금했었는데 우리나라 청국장의 냄새와 비슷한것도 있다니 현지에 가면 각오를 해야겠네요. 그림으로 보기에는 냄새가 고약해보이지 않는데 그래도 맛이 깊고 제 취향에 맞을거 같아요!! 스페인사람들의 발효음식을 즐겨먹고 좋아하는거 같아 우리나라와 비슷한 거 같아요. ~~

아!! 오늘 박근혜대통령의 탄핵 가결안이 통과되었고 대통령으로써 권한 정지된 상태입니다 . 우리나라에 정직하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나와 행복한 나라가 되었음 좋겠어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2 신고 URL EDIT
아니에요~ 저는 이 치즈 상당히 즐기게 되었습니다. 냄새는 고약하지만 맛은 아주 좋았어요. 발효 치즈는 오래 될수록 건강에도 좋다는데 계속 먹어볼수록 그 참맛을 알게 되더라고요. ^^
jerom 2016.12.10 02:05 신고 URL EDIT REPLY
오마이갓! 치즈 구린네~~~
오마이갓! 취두부 구린네~~~
오마이갓! 청국장 구린네~~~
오마이갓! 발가락 고린네~~~

뭐 고린네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죠.
냄새로 얼굴 한번 찡그리고 입으로는 우웩~~
먹고나서 캬~ 하고 맛좋네.

오늘 닭을 한마리 먹을라다가 사람들이 워낙 많이 시켜서 주문이 밀리는 바람에
나가는거 취소했습니다.

이제 정부에 황교활 이라는 분만 나가리되면 큰 건 끝이 납니다.
여러분 조금만 더 힘 냅시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3 신고 URL EDIT
저는 엄청나게 좋아해요.
오히려 한국 있을 때는 몰랐던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여 좋았는 걸요. 저도 치즈 덕후라 생각해요. 대신 한국에서 파는 비닐에 쌓인 무슨 노란치즈나 하얀 치즈는 빼고요. ^^;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12.10 02:22 신고 URL EDIT REPLY
청국장보다 더한 치즈가 있다니 그 냄새를 잠시 상상해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3 신고 URL EDIT
아마 오스트리아에도 있을 것 같은데...... ^^
그렇지 않은가요?
2016.12.10 06:05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4 신고 URL EDIT
블로그 페이지 상단 윗부분에 '이 블로그를' 이라는 글자가 있던데 그곳에 '즐겨찾기에 추가'하는 항목이 있더라고요. ^^
조수경 2016.12.10 12:19 신고 URL EDIT REPLY
역시...좋은 사람들과는 무엇을 해도
즐거운법이죠~~!!^^
글 읽는 내내 예민한 후각 열어두고
치즈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맛은 느낌으로
그 자리에 함께 한듯 간접경험 또한
이리 즐거운데 고약한 냄새 역시 궁금하네요..ㅎ
산똘님을 비롯 맥주에 빠져계신 분들의 짖궂은 표정이 한 몫하네요~ㅋ
오늘도 행복 담아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12.11 01:55 신고 URL EDIT
조수경님. 반가워요.
저도 치즈 덕후에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친구들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맛 보는 게 참 즐겁더라고요. ^^

그리고 남자들의 세계는 정말 알고 나니, 참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고, 또 순수하다는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
힐링커피공방 2016.12.12 23:13 신고 URL EDIT REPLY
오우 맛보고 싶내요.
집에서 우유에 만든다고 흉내내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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