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람들에게 '단팥'이 문화충격인 이유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요즘 우리 독자님께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에 스페인 청년들이 나온다며 제보를 해오셨습니다. 저야 예능을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르지만(죄송 ㅡ,ㅡ;) 어제 우연히 본 클립 영상에서 스페인 친구들이 편의점에서 팥바(아이스크림)를 사 먹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 친구들이 우와! 문화충격인데?! 하고 엄청나게 놀랐었지요. 그런데 이 친구들의 리액션이 마치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한국 팥을 먹어본 후의 반응과 같아서 저는 엄청나게 웃었습니다. 아마 스페인 현지에서 산 한국인이라면 다~ 공감하는 내용일 겁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그 이유가 자세히 나오지 않아, 그 모습을 보는 한국인에게는 그게 왜 문화충격이지?란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즐겨 먹는 단팥이 사실은,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문화충격으로 다가오는 일에 대해 설명하도록 할게요. 


일단, 남편이 한국의 단팥을 처음 접했을 때의 반응을 다룬 글입니다. 

위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페인 사람들에게 단팥의 비쥬얼은 거의 초콜릿에 가깝습니다. 맛있게 보이는 빵 안에 당연히 초콜릿 색, 당연히 초콜릿 빵으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팥이 들어가 있는 줄 상상도 못 해서 처음에 맛보고 굉장히 놀랐던 것이지요. 

팥이란 게 그리 놀랄 일입니까? 할 수도 있는데요, 스페인에서는 팥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 팥하고 비슷하게 생긴 후디아스 로하스(judias rojas), 파바다(fabada), 혹은 프리홀레스 로하스(frijoles rojas), 알루비아스 로하스(alubias rojas)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죄다 이 재료는 후식이 아닌 음식에 쓰인답니다. 대표적인 게 렌틸콩수프와 같은 붉은색을 띠는 수프 요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곤혹스러운 요리의 대표 명사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제일 먹기 싫어하는 요리 중의 하나가 이 재료들을 사용해 만든 요리가 되겠습니다. 

스페인식 붉은 색 콩 혹은 팥, 파바다와 야채를 넣은 수프 

스페인에서는 팥과 콩의 분류가 없어서 팥을 아바(haba)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알루비아라는 떡팥의 일종, 혹은 파바로 만든 수프  

알루비아 로하로 만든 수프 

▲ 스페인에서는 단팥이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몇 이들이 단팥을 사서 먹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음식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답니다. 위의 예시를 든 사진은 단팥이 아닌, 스페인 사람들이 보통 먹는 요리들로 떡팥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재료들이지요. 스페인서는 굉장히 대중적인 음식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먹기 싫어하는 이 요리 때문에 스페인 엄마들이 제일 잘 하는 소리가 

"이 후디아스 로하스(스페인식 콩 혹은 팥요리) 다 먹고 나면 (후식) 아이스크림 줄게!"라는 말이지요. 

아~ 이제 조금 이해 되는가요? 스페인 청년이 깜짝 놀란 게 바로 이겁니다. 스페인에서는 꾸역꾸역 먹어야 하는 요리가 한국에서는 후식으로 나오니 얼마나 놀랄 일인가요? 팥바 자체가 (음식이며) 후식이라는 생각에 얼마나 큰 문화충격을 받았는지...... 

"음식과 후식이 동시에 가능한 팥바~!" 라고 놀랐던 것이죠. 

우리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도 깜짝 놀란 일이 있었지요. 

▲ 팥과 떡 들어간 시원한 후식 빙수

▲ 요즘에는 더 화려해진 후식, 팥빙수

우리가 팥빙수를 먹을 때 비슷한 말을 했거든요. 

"한국에서는 이게 후식이야. 스페인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 할 일인데......! 세상에! 팥이 음식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후식으로 나오다니! 스페인식 팥 수프는 먹으면 방귀 때문에 엄청 고생이고, 배가 더부룩해지는데 한국에서는 팥으로 만든 후식이 인기를 끌다니 정말 놀라운 걸~" 

한마디로 팥을 달게 해 먹는 문화가 아니어서 온 충격이라는 것이지요. 마치 한국에서 토마토를 과일처럼 잘라 먹는 사실만큼이나 신기했던 것(스페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모습 보면 넘 재미있어요. 나라마다 문화의 다양성이 때로는 이런 차이로 나타나니 말입니다. 

스페인에서는 콩, 팥 요리가 굉장히 위에 부담이 가는 음식으로 다가오는데요, 한국에서는 쉽게 이렇게 디저트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요약 글을 남기면서 여기서 이만 포스팅을 줄일게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 가득하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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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현 2018.05.28 16:16 신고 URL EDIT REPLY
사람들은 음식의 출신보다 더 맛을 잘내는 지역으로 발걸음을 향하죠.
일본에도 맛있는 팥 후식이 어떤게 있을지 궁금하네여
지나갑니다 2018.05.28 16:24 신고 URL EDIT REPLY
일본 빙수랑 한국 빙수는 달라도 너무 다른데..
적어요 2018.05.28 17:40 신고 URL EDIT REPLY
엥 한국에도 쌀 달게 먹는거 있어요
식혜도 쌀 넣자나요...
마스타 2018.05.28 17:40 신고 URL EDIT REPLY
나는 서양인들이 빵에 고기를 넣어 먹는 거 보고 충격받음... 어떻게, 빵속에 고기를 넣어 먹을 수있는가?
오호 2018.05.28 22:52 신고 URL EDIT REPLY
오!! 의문이해소됐어요ㅋㅋㅋ고맙습니다
BlogIcon 힘이되어줄게 2018.05.28 23:33 신고 URL EDIT REPLY
재밌게 보고 갑니다!!!
나도봤지요 2018.05.29 01:01 신고 URL EDIT REPLY
빵에 청국장을 발라먹는다던가,
비지를 얼려먹는다던가
그런 느낌이 특이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얼추 그런 느낌(?) 정서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팥을 어느정도까지 싫어하는건지
글만 봐서는 해소가 안되서요~
쉽고 적당한 예시를 들어주시면 좋을듯해요
화이트 2018.05.29 07:58 신고 URL EDIT REPLY
아...토마토 역시 우리처럼 그냥 잘 먹지않나보군요
음식할때 넣어서 익혀먹고 그러는구나...
아~~그랬구나..
살짝 놀랬네요
잘 읽고 감니더이
BlogIcon Z(제트) 2018.05.29 08:57 신고 URL EDIT REPLY
BlogIcon 새치미밍 2018.05.29 11:06 신고 URL EDIT REPLY
토마토도 요리 재료로만 사용하는 거에 놀랐는데 팥도 그렇군용:)
아돌프 2018.05.29 12:04 신고 URL EDIT REPLY
렌틸콩 선전을 하도 하길래 인도산 렌틸콩 구입해 먹어봤더니
한국 메주콩 만큼도 맛이 없는 음식이더군..
렌틸콩 이름이 예쁘다고 현혹 되지 마세요.
BlogIcon [테니스 전문가] 2018.05.29 18:46 신고 URL EDIT REPLY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실 이부분이 정말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사실 문화와 역사를 모르면 그들의 사고나 인식도 모르는게 당연한데.. 잘 몰랐던 스페인 사람들에게

팥 아이스크림이 충격이었다는 이유를 정확하게 잘 설명해주셨네요.


잘 안먹는 팥 음식 먹고 나면 아이스크림 줄께....

이부분 완전 대박입니다.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 하나 배우고 갑니다.
임종식 2018.06.02 11:43 신고 URL EDIT REPLY
2018년3.27~5.13까지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스페인에 대한 이야기가 넘 재미있습니다!

알베르게에서 밥해먹던 기억이 새록~~^^

가을에 2018.06.02 13:02 신고 URL EDIT REPLY
콩류 기원이 동북아시아라는 설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우리나라에 종류와 요리법이 발달했습니다.
우유 가공법(치즈, 요구르트, 생크림, 양유치즈 등등)스페인의 음식문화속에서 발달한것과 비슷합니다.

콩과 식물이지만, 콩과 팥은
단백질성분함량에따라 이름도 다르고, 쓰임도 다름니다.
콩은 단백질함량이 높고(된장, 간장 제조)팥은 적습니다(녹두전, 팥죽). 스페인쪽에 들어간콩은 단백질이 많은 콩이라, 알도 크고 단백질효소저해제가 많아 방구가 많이나지요(예;kidney bean인듯)
콩과에 속하지만 단팥, 녹두는 단백질함량이 낮아 비교적 소화도 쉽고, 죽, 후식재료로 많이쓰이지요.
팥에 설탕을 넣어 후식으로 먹게 된것은, 설탕이 대량 생산되어 수입된, 근대화이후라고 추측됩니다. 대략 그때쯤 단팥빵, 팥빙수등이 생산, 대중화 되었겠죠.
팥과 녹두등은 특히 동남아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어서, 동아시아는 팥+설탕으로 만든 후식으로 개발되었을겁니다. 스페인은 우유(혹은 생크림)+설탕으로 만든 후식이 나온것처럼...
토마토 2018.06.02 15:51 신고 URL EDIT REPLY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계시는 것과 달리, 토마토는 사실 야채/채소가 아닌 과일입니다. 따라서 과일인 토마토를 '마치 과일처럼 잘라 먹는 한국인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상한거죠. 또 설혹 과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한국인의 문화를 자신들과 다를 수도있다.. 고 생각하고 말겠죠. 뭘 또 이상하게까지야..
일산초이 2018.06.02 18:26 신고 URL EDIT REPLY
타국에서 행복 하세요.^^
팥칼국수팥죽 2018.06.03 19:56 신고 URL EDIT REPLY
팥죽이나 팥칼국수처럼 후식이 아닌 주식도 있는데
우린 이것도 설탕 쳐서 달게 먹지요

이걸 알면 스페인 사람들 까무러치겠네요 ㅎ
전현희 2018.06.10 22:00 신고 URL EDIT REPLY
귀동냥으로 들은건데 팥이 체온을 내려주는 성분이 있데요. 그래서 여름엔 팥빙수로 먹고..색때문에 귀신 쫓는다고 해서 동지에 뜨겁게 팥죽으로 먹고..그렇다네요
현서엄마 2018.07.07 10:46 신고 URL EDIT REPLY
중국이랑 일본 살아보니 팥 디져트는 그들도 한국만치~ 어쩌면 한국보다 더 발달한 거 같아서. 이쪽 문화를 겪어본 유럽인이라면 한국 팥아이스크림 정도에 놀라진 않을 듯 하옵니다. (한마디로 한국이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극동 식문화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구나)
충청도 2018.07.25 05:33 신고 URL EDIT REPLY
조리방식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의 스페인식 요리처럼 콩팥의 원형을 보존한 채로 조리한 음식을 주식처럼 섭취하면 소화에 문제가 됩니다. 어린시절 메주콩 삶은 것 많이 먹으면 방귀 뿡뿡하듯이...

팥빙수 팥죽 팥칼국수는 스페인음식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팥량이 적고 분말 형태라. 제 경험상 소화에 문제 없습니다. 팥빵은 제외..글루텐 함량이 많아서 그러나...

팥칼국수 한번 요리해서 가족이 드셔 보세요. 아이들도 좋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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