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뜸한 일기/자연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경입니다. 눈이 조금 쌓인 풍경에 아이들은 무척 걱정했었죠. 수시로 밖을 내다보면서 눈이 많이 쌓이는지, 적게 쌓이는지 관찰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3일 지나고 4일을 달리는 오늘까지 우리는 이 눈에 갇히고 마는 신세가 된답니다. 완전한 폭설을 경험한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한 듯합니다. 


눈 온 다음 날에도 눈이 여전히 같은 속력으로 내리고 있었으니까요. 



다음 날 아침의 풍경입니다. 



눈이 덮여 고요하게 세상은 적막으로 들어갔습니다. 

오직 눈이 쌓이는 소리만 깊어갑니다. 



장작 창고 더미와 닭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눈입니다. 

어떤 곳에는 1.15m까지 쌓였다고 하고, 바람이 부는 곳은 더 많이 쌓인 듯합니다. 

우리 집은 대략 85cm - 1m 정도인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밖으로 나갑니다. 

먼저 아빠가 다녀온 길이 단단해져 더는 빠지지 않습니다. 


 

그 길을 따라 눈을 치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날은 눈이 더 내려 더 쌓여만 가고 있었지요. 



아이들은 추운 줄 모르고 저렇게 눈 위에서 놉니다. 

자꾸 빠지는 발, 그런데 가벼워 그런가 엄마가 옆에 가면 더 많이 빠져버리고 맙니다. 



저 멀리 보이는 우리 집 봉고차 절반 이상이 눈 안에 갇혔습니다. 

꽤 큰 차인데 저렇게 빠져버리니 참 작아 보입니다. 


아이는 걷는 게 지쳐 저렇게 몸을 굴려 집으로 옵니다. ^^*



한 번 더 굴려~!



"나는 몸을 굴려 집으로 피신갈 거야~!"



그러는 사이, 농촌 구급차 소방대원들은 긴급 연락을 받고 이웃 축사에 갑니다. 

제설하는 데에만도 꽤 고생하고 있습니다. 사진상 보이는 눈의 적설량이 엄청납니다. 

축사 지붕이 다 무너져 그 안에 있던 말들이 아주 위험하다네요. 

마르셀리노 아저씨 몸도 많이 불편하신데 일꾼 없이 혼자 처리하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우리의 건장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에 나섭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마을과 이웃 마을 도로 제설이 한참입니다. 


위의 두 사진은 이웃 소방대원이 보내준 사진인데 아직 우리 집까지는 오지 못했네요. 

도로가 열려야 하니, 일단은 도로 제설에 나서고, 그다음에 그 도로 곳곳의 농가를 제설할 차례입니다. 

이참에 비스타베야가 참 크구나, 느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도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다행으로 인터넷 안테나는 여전히 정상 작동하고 있네요. 

마을 시장과 수시로 연락을 하면서 이 비상사태 파악에 나서고 있답니다. 



어느새 아이들은 또 밖엘 나갔습니다. 

몸이 녹으면 바로 쌩~하고 달려나가는데......


이번에는 몸을 굴려 자동차 보닛까지 갔습니다. 

그곳에서 썰매를 탄다고 하네요. ^^;



아빠는 지난번 잡은 칠면조 고기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칠면조를 푹 끓여 한 솥 국을 끓일 생각입니다. 



저녁에는 이렇게 간단한 요리를 해서 먹습니다. 

아빠가 외출할 수 없으니 집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드네요. ^^*

저 동그랗게 생긴 감자 치즈 크로켓도 남편이 손수 만든 겁니다. 



우리 집고양이도 폭설에 갇혔지만 저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추우니 옹기종기 모여 다함께 꽈리를 틀고 잡니다. 



우리 가족도 창고에서 가져온 나무를 땝니다. 

저 하얀 자루는 선물 보따리가 아닌 장작 보따리입니다. 

보따리로 만들어 썰매 위에 올려 가지고 옵니다. 



눈 무게로 지붕이 무너질까 봐 열심히 눈 치우는 산똘님. 



나무가 다 초토화되었습니다. ㅠ,ㅠ

눈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참나무들의 대거 참사가 이곳에서 벌어집니다. 

아이들 타이어 그네 나무가 저렇게 되었으니 무척이나 슬픕니다. 



우리 가족은 나무를 살리기 위해 눈 털어주러 밖으로 가보지만, 많이 털어주질 못 했습니다. 

이미 눈 무게로 부러진 나무가 꽤 많았습니다. ㅠㅠ



오늘 아침에는 잠깐 해가 비추었는데 금방 들어가더군요. 

눈 오는 날 없어서는 안 될 눈사람. 

아이들이 만들었네요. ^^*



새들도 먹이 찾아 우리 집으로 찾아드네요. 

이곳엔 새먹이 통이 있어 그래도 이 녀석들은 다행입니다. 



우리 집은 여전히 고립 중입니다. 

가족 모두 건강히 무사히 이 위기를 극복하는 일밖에 없네요. 

무척이나 낭만적인 눈 오는 포근한 날이 이렇게 과하니 위기 상황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내일 눈이 더 내린다고 하니 조금 더 걱정되면서 오늘 이 소식 마칠게요~

태양광 전지가 여전히 여분이 있어 이렇게 오늘은 소식을 드리지만 

언제 끊어질지 모르겠네요. 

소식 없으면 그런 줄 아세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폭설! 

 지중해 연안에는 일년에 내릴 비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다네요. 

눈과 비로 고통받는 스페인의 요즘입니다. 


여러분도 건강 유의하시고요, 

추운 겨울 감기 조심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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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마 2017.01.23 12:53 신고 URL EDIT REPLY
눈이 신나게 내려서
보기 좋으네요.
썰매도 재미있을거 같구요
아이들 시선에선 여기까지 즐겁고

눈이 지붕에 쌓이는건 많이 위험해서
마르쎌리노 아저씨 농장이
걱정되네요.
먹을게 여유가 없다면 그것도
무서울거 같아요.장작도 많이 구비해야 하고..
눈속에서 즐겁게 아이들 노는거ㅠ구경하면서 산들님이 인터넷 할수 있게
눈 그만 내리게 해주세요
.
덕이네 2017.01.23 15:16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고향인 삼척, 동해에 지난 주말 폭설이 내렸답니다. 저는 태어나 처음으로 앞이 안보이는 눈세상을 헤치며 4시간을 운전하여 강릉에 도착했지요. 천둥 번개가 치는 눈폭탄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페인과의 차이는 일찌감치 도로는 뚫리고 광명한 햇살 아래 세상은 평상시와 다름 없습니다!
BlogIcon 적묘 2017.01.23 15:20 신고 URL EDIT REPLY
부산은 비듬처럼 살살 날리고 끝났는데...
아공 이렇게나 폭설이군요!!!!!

다들 무사히 겨울 보내시옵소서!!!
Sponch 2017.01.23 15:59 신고 URL EDIT REPLY
지금은 좀 상황이 나아졌길 바래요, 산들님. 눈이 쌓인 중에 걱정하는 어른들과 달리 마냥 신나는 아이드의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하루하루 추억을 쌓으며 살아가는 모습 좋네요. 물론 그를 위해 할 일이 무지 많으시겠지만요. ㅎㅎ
BlogIcon 비단강 2017.01.23 16:44 신고 URL EDIT REPLY
와!! 정말 많이 왔네요.
참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많이 왔네요.
저정도 오면 저도 일단은 탄성이 나올것 같네요.^^
눈을 치워야 하는 산똘님은 어떤 맘이었을지는 몰라도
일단은 즐겁죠? ㅎㅎㅎ

예전 시골 눈이 온날 새벽에는 창호지 색부터 달랐지요.
귀는 시려운 방안인데 눈이 먼저 환했지요.
저는 이런 순간의 창호지 색깔을 좋아합니다.
창호지 문 전체가 그늘이 없이 희고 명암이 똑 같아서 시리고 밝은 새벽을 주지요.
이렇게 느끼는 것은 시린 방안의 공기임에도 따뜻한 이불속에서 내가 안전하고
행복한 공간에 속해 있슴을 확인하며, 동시에 하얀 눈이 밤사이에 살짝 내렸다는
매우 상쾌한 상상이 겹쳐지기 때문이지요.

눈도 좋은데 해도 떠야하는데. 어떻하죠?
인터넷이 살려면 해가 떠야 되는데...^^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동경언니 2017.01.23 17:30 신고 URL EDIT REPLY
아무래도 전 산들님댁 공주님들과 정신연령이 비슷한가 봐요.^^*
그래도 산들님 팬으로 오래되었으니 고립 상황이며,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이 예상되어지면서도
동화 같이 포근한 풍경에 넋을 잃게 되네요.
예전부터 해오던 타령이지만,
이렇게 보기만 하는 것으로도 부럽고 아름다운 삶입니다.

올해의 도쿄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11월에 첫 눈이 내렸지요.
서울 보다 빠르기도 제가 경험하기론 처음이고요.
제가 산 도쿄에서의 21년 동안 쌓인 하얀 눈은 두세번 정도인듯요.
시즌에 스키 가지 않으면 눈구경하기 힘들어요.
도시의 눈은, 금방 구정물이 되어 버리죠.
눈이 내릴 때의 그 조용한 아늑함괴 포근함....
거기에 부엌에 남자가 들어가면 뭐가? 떨어진다는 옛 세대의 저로서는
또다시 공주님들이 부럽기만 하네요.

산들님 댁과 이웃 분들께 아무런 피해 없이 폭설이 지나가길 기도합니다.
jerom 2017.01.23 18:32 신고 URL EDIT REPLY
악마의 비듬 덩어리....

대한민국의 군인들에게는 악몽같은 기상사태입니다.
뭐 저는 수도권 일산에서 근무를 해서 슥삭 치우면 많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강원도에서 근무 했던 친구들은 먹을 것 때문이라도 밤새도록 싸워야 하는 대상이 눈이었지요.

부산은 눈 쌓이는게 1년에 한두번 정도랄까 해서 인연이 없는데,
쌓이는 날이면 부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의 산봉우리에서 사는 저 같은 경우에는
아랫 마을로 못내려간다는 슬픈일이 발생합니다.
몇 년 전에 출근하시던 아버님의 사륜구동차가 미끌려서 전봇대에 들이 받는 사고도 있었죠.

올 겨울 눈구경 못하는 부산 시민으로서 해외에서 미리 눈구경하고 왔습니다.

ps- 아 지붕 눈 녹으면서 물 새지 않던가요?
산들님 댁의 지붕의 무사 안녕을 기원하면서 이만
2017.01.23 19:2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아숲 2017.01.24 00:55 신고 URL EDIT REPLY
우왕^^.
어릴을적 고향마을 같아요.
포근포근 !!!
연우아빠 2017.01.24 05:28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많이 왔네요 한국은 눈이 옛날만큼은 안 내리네요 우리.어릴적에는 정말 많이 왔는데 요즘은 비도 내려요 가족들 늘 건강하시고 눈에 집은 괜찮은지 아무쪼록 잘 지내시기를 응원합니다^^
제주에삶 2017.01.24 13:31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고산 정말 어마어마한 폭설이네요^^
빨리 제설 작업이 되서 마음의 부담 덜어 내셨으면
합니다.한편으론 제가 살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는 눈이 오긴하지만,기온이 따뜻해서 웬만해선 쌓이질 않으니 1미터 정도의 폭설은 거의 기네스급이죠~ 산들님네 가족모두 올겨울 눈 피해 입지않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BlogIcon ruCat☆ 2017.01.24 16:31 신고 URL EDIT REPLY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함을 보는것 같은 느낌이네요!
BlogIcon 독일의피터펜 2017.01.24 17:13 신고 URL EDIT REPLY
허걱.. 정말 폭설이네요.. 올해 유럽이 유난히 눈이 많이 오네요. 베를린도 올해 보기 드물게 많은 눈이 내렸었는데.. ^^
BlogIcon 프라우지니 2017.01.24 20:05 신고 URL EDIT REPLY
여기도 한두주일동안 눈이 엄청나게 내렸는데, 역시 해발이 높으니 내리는 눈의 양도 다른거 같습니다.
그래도 인터넷은 가능하다니 다행이네요.^^
아이들이 눈덕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17.01.24 20:05 신고 URL EDIT REPLY
여기도 한두주일동안 눈이 엄청나게 내렸는데, 역시 해발이 높으니 내리는 눈의 양도 다른거 같습니다.
그래도 인터넷은 가능하다니 다행이네요.^^
아이들이 눈덕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조수경 2017.01.24 23:10 신고 URL EDIT REPLY
온세상 솜사탕처럼 부풀어오른 눈덩이들~~ㅜ
유년시절 어마어마하게 내린 눈속을 파헤치고 동굴을 만들었던 기억이...스치면서
산똘님 지붕에 쌓인 눈을 쓸어 내리시는 모습~
공포에 가깝지 않게 되길 빌어보면서
월동준비 철저히 하셨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모쪼록 피해없이 지나 따스하고 건강한 생활 기대할게요~^^
BlogIcon H_A_N_S 2017.01.25 00:52 신고 URL EDIT REPLY
나름 불편한 점이 있으시겠지만 저는 사진보면서 너무너무 부럽다~~아 저런 멋진 곳에 함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전 그냥 발목 정도 푹 빠지는 폭설만 경험해봐서 정말 사진 속 운치에 푹 빠졌습니다. 이쁜 고양이들도 한목 하고...지인 분댁이라면 놀러간다고 막 조르고 싶다는...ㅋㅋㅋ 저도 큰 피해없는 눈의 계절되시길 바라면서 물러갑니다ㅎㅎ
BlogIcon i.n.g. 2017.01.25 11:58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고산지대에서 사는 게 외국 생활이라고 마냥 부러워할 수는 없네요... 그래도 부럽기도 한;;
BlogIcon Hannah Jang 2017.01.25 17:12 신고 URL EDIT REPLY
칠면조 스프 레시피는 따로 있는 건가요? 추운 산더미 만한 눈에서 요리하는 가정의 사진으로 옮기며 따뜻해지는 사진이네여.
BlogIcon yoyo^^ 2017.01.26 21:57 신고 URL EDIT REPLY
와우~엄청난 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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