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지중해 연안, 우리 집 분위기는 올해 풍년~! 가을 풍경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5. 10. 27.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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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으로 스페인 연안에 사는 우리 집은 작년에 비해 풍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사 온 지 이제 3년째 들어서고 있는데, 그 3년 동안 올해가 작물이 가장 잘 자란 해인 것 같습니다. 🍀 물론, 앞으로 이것보다 더 잘 자랄 수 있고, 더 풍족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되지요. 

 

그럼 올 가을 우리의 자연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사진으로 보여 드릴게요. 

 

4일 정도 폭우가 엄청나게 내렸는데, 버섯이 막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해발 1,200m 고산에 살 때 식용 가능한 버섯을 다 섭렵했는데, 이곳에서는 식용 가능 버섯에 대해 알 도리가 없더라고요. 도시 외곽이라 버섯이 난다해도 고산처럼 다양하지 않고, 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쨌거나 버섯이 난 모습은 동화 읽는 마음처럼 순수한 즐거움을 준답니다. 

 

올해 무화과는 풍년이라 정말 다양하게 먹었습니다. 잼, 생과일, 건무화과, 케이크 등에 넣어 먹었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가을이라 무화과가 여름처럼 금방 여물지 않고, 아주 더디게 여물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 온 후, 열매가 너무 빨리 팽창해서 터지기도 했습니다. 맛은? 별로였어요. 물기를 너무 머금어 달달한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무화과를 먹으려고 새와 곤충이 처리하고 있어 좋았어요. 동물도 배부르고, 인간도 배불렀던 무화과!!! 💚 올해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석류가 점점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석류잎이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이 가을의 풍요로움을 열매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갑자기 석류가 엄청나게 커졌고, 탐스러워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석류는 여성에게 엄청나게 좋다는데...! 석류 수확할 생각에 너무 기쁘답니다. 생애 처음으로 키운 석류이거든요! 작년에는 꽃도 피고, 열매도 맺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 떨어져 수확까지 가지는 못했어요. 올해는 꽤 큰 석류 몇 개를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완전 기쁩니다! 

 

그리고 이베리아 참나무에도 도토리가 엄청나게 열렸어요! 이사 온 후 처음으로 도토리를 본 것 같아요. 작년에는 가뭄으로 여름에 잎이 다 떨어져 말라 죽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그 시련을 이겨내고 도토리가 나무 가득 열렸답니다. 비록 이 도토리를 먹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생태계엔 큰 먹거리가 되기에 기쁩니다. 사실, 스페인서도 이 도토리로 무슨 케이크를 만든다고 하는데, 아직 어떤 케이크인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고산에 살 때 페페아저씨가 도토리 가루를 내서 스페인식 케이크를 만든 기억이 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페페아저씨는 돌아가신 지 오래돼 ㅠㅠ

 

그리고 빨간 고추 수확~!!! 

스페인 고추인데, 매운 건 맵고 맵지 않은 건 하나도 안 매운 파드론 고추랍니다. 이걸 잘 말려서 고춧가루를 내면 훌륭한 재료가 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집에서 고춧가루도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수확했습니다. 그리고 잘 말려서 고춧가루 내어 김치도 담가볼 생각이랍니다. 유후우~!!! 뭔가 자급자족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흐뭇한 이 기분! 최고입니다. 

 

비 온 후 쑥쑥 자라주는 꽃도 풍년입니다. 

여름 내내 사람이 물 주는 것보다 4일 동안 흠뻑 내린 비가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세상에! 죽을 것 같았던 식물이 다시 살아나고, 쑥쑥 가지를 뻗어 자라는 모습은 경이롭습니다. 위의 백일홍도 그렇습니다. 물 안 주면 시들어 잎이 축 늘어지기를 반복하더니, 겨우 4일인데도... 이렇게 비 맞고 쑥쑥 자라나더라고요! 4일의 폭우가 식물이 버티고도 남을 에너지를 준 게 확실합니다. 

이 꽃을 보면서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가을을 엄청나게 만끽하고 있어요. 

 

오늘은 [산들랜드]의 가을 풍경을 글과 사진으로 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알라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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