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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이웃 54

수영장에서 나에게 중국인이냐고 물어 본 스페인 아줌마

요즘 수영장에 계속 나가고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았더니, 요 몇 년 사이, 고관절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 걸을 때마다 절뚝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운동해야겠다, 아니 몸을 움직여야겠다고 마음먹고 난 후, 계속 산책과 수영을 하게 되었지요. 역시 운동을 하니까 몸이 좀 더 유연해지고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정말 운동하길 잘했구나, 스스로에게 기특하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리고 이사 온 후, 처음으로 간 수영장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됐어요. 스페인 사람들 특유의 그 친밀함 때문에 말을 시키지 않아도, 말을 걸어와 못 본 체하고 싶어도 매일 인사하게 되는 일을 겪고 있습니다. 작은 수영장이라 오는 사람들은 다 알고 지내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어떤 때는 길가다 아는 체하는 사람 만나 ..

스페인 시골마을에서의 만남과 이별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스페인 사람들은 해발도, 고산도 별로 생각지 않는다. 내륙이 거의 높은 고도에 있으니 당연히 존재하는 어떤 초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메세타 고원...... 나는 이 말을 한국에서 자주 들었는데, 스페인 사람들은 거의 듣지 못한 듯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나에게 묻곤 했다. 대부분은 '나는 처음 듣는 단어야.'라고 밝힌다. 이런 곳에서 터를 마련하고 산지 거의 14년이 돼 가고 있다. 집을 구입하고 수리한지는 한 16년이 된다. 처음, 이곳에서 살자고 결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비스타베야 고산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은 좋은 이웃이 됐고, 좋은 친구가 됐다. 그 와중에 성격이 고약한 사람도 있었고, 천사처럼 아름다운 이도 있었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

우리 집에 오랜만에 방문한 양치기 아저씨

코로나-19 때문에 몇 개월이나 멈춰 있었는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장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 시골의 작은 마을은 더 침울해졌답니다. 평소 주말이면 인기가 많던 빵집과 바, 식당도 문 닫은 지 오래......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는 듯했는데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니 하나둘 문 닫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관광 서비스업 종사자들 말고도 시골 농업과 묵축업하시는 분들도 꽤 타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니 소비도 줄고, 육류도 잘 팔리지 않아 목축업 종사자들도 꽤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마을 양치기 아저씨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닥쳤습니다. 이제 곧 퇴직할 시..

[스페인 비상사태 선포 두 달로 향해가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달라진 스페인의 이모저모

여러분,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셨나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식구들도 덕분에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답니다. ^^ 스페인은 아시다시피 뉴스로 많은 소식을 접하셨을 거예요. 그중에 충격적인 소식도 있었고...... 또 많은 분이 안타까워하시며 안부를 묻기도 했습니다. 현재 스페인 확진자는 세계 두 번째로 많고, 사망자도 또한 세계 세 번째로 많습니다. 스페인 정부에서 대처한다고 했는데도 하루하루 확진자 수가 안심될 정도로 줄어들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초기 감염자가 많았다는 이야기이죠. 한다고 하는데도 아직 역량이 부족하고 경험이 없어 쉽지가 않은 게 사실이지요. 한가지 확실히 이야기해드릴 수 있는 사실은, 스페인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겁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나빠서 인종 차별이 심하..

한국과 스페인의 대표 소풍 도시락이 만났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에 터를 잡은 우리 가족. 남편이 자연공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주말에 '버섯의 날' 행사가 있다면서 남편은 일하러 갔고, 아이들은 스페인 시댁 식구들하고 멀리 산행을 떠났습니다. 저는 갑자기 한국의 어느 잡지사에서 서면 인터뷰 요청이 와서 열심히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작성해야 했답니다. 그래서 남편이 행사하는 '버섯의 날'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지요. 하지만, 친구들도 온다고 해서 야외 점심이나 같이하자며 도시락을 싸 오라며 남편이 부탁하더라고요. "뭐로 싸갈까?"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산똘님은 그러더라고요. "김밥!" 김밥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저도 기뻤습니다. 이제 한국의 대표(?) 소풍 도시락을 알아가는..

스페인 친구네 집들이에 한국식 두루마리 휴지를 선물했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봄을 만끽하고 계시는가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벌써 봄이 와 꽃이 찬란하게 피었습니다. 해발 1200m 우리의 고산 숲에는 여전히 추운 기운이 감도는데 역시 아랫마을에는 봄이 벌써 와 있더라고요. 다름 아니라 우리 가족은 친구네 집들이에 초대받아 지중해 연안의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발렌시아는 지금 한창 좋은 때이고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이 이제 시작된 것 같아요. 오늘은 친구네 다녀온 이야기를 하렵니다. 친구네는 발렌시아 도시 외곽의 작은 마을에 집을 구했습니다. 마침 부활절 휴가 기간이라 우리 친구들을 초대해 집들이(?)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스페인에서는 집들이라는 공식적인 행사가 없답니다. 그냥 새집을 샀으니 와서 구경하고 가라는 식의 그런 초대가 다이죠. 평소에 하는 모임과 거..

우리 집에서 밥 먹을 때마다 한국 숟가락 요구하는 친구

우리 가족이 사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마을에는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인 크리스토발이 가끔 파에야를 해주러 들르곤 한답니다. 친구는 파에야 요리하는 걸 아주 좋아해 매번 도구까지 챙겨와 우리에게 근사한 파에야 요리를 선사한답니다. 파에야(Paella)는 큰 철판에 각종 고기와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내어 쌀을 넣어 하는 밥 요리인데요, 하는 방법이 아주 간단하지만, 경험이 많지 않으면 육수와 쌀의 양을 조절 못 해 실패하곤 한다네요. 하지만 친구는 경험이 많았던 터라 지난번에는 아주 맛있는 파에야를 잔뜩 해주었습니다. 남은 것도 모조리 우리에게 주면서 냉동고에 얼렸다 필요할 때 꺼내먹으라면서 팁도 잊지 않더라고요. 그런 친구가 한국 숟가락의 매력에 퐁~ 빠지고 말았답니다. 사실, 저 날에는 파에야를..

'삶의 풍요'를 가르쳐 준 그리운 내 친구

요즘 제 첫 책 출간을 앞두고 온라인 서점에 속속 등록되면서 참 많은 감회가 오가고 있답니다. 이미 여러 번 책 이야기를 해서 여러분께 피로감을 드리는 것은 아닌지, 좀 조심스러워지기도 하답니다. 아마도 공감 부탁이 불편하셨다는 독자님도 피로감을 느껴 그런 소리를 하신 듯 싶고요. 그래서 글 쓰는 데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 출판사에서 출간 전 연재 시리즈를 하는데요, 오늘 토요일에 특별한 에피소드 하나가 나갑니다. "만담꾼 페페 아저씨와 장작하기"입니다. 페페 아저씨 소식이 궁금하신 분이 몇 분 계실 것 같아서요. 2017/10/05 - [뜸한 일기/부부] - 남편에게 배운 진정한 '선행'의 의미벌써 1년이나 더 된 에피소드였죠. 페페 아저씨가 암투병생활을 하신다는 소식이었죠. 우리 페페 아저씨..

정이 느껴지는 스페인 이웃의 나눔

요즘 며칠 동안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사는 삶이 일부러 일을 만드는 것 같답니다. ^^* 장 보러 한 시간 넘는 도시에 나가야 하고(왕복 2시간), 매일 장작 날라서 난로에 불 지펴야 하고, 추운 겨울이기에 밤이 되면 집 창문의 덧문은 모두 닫아야 하고, 고양이와 닭도 춥지 말라고 창고 문도 일일이 (새벽에) 열고 (저녁에) 닫아줘야 하니...... 게다가 밥도 매일 챙겨줘야 하고...... 통학 버스가 없으니 매일 왕복 30분, 2회를 즉 1시간을 마을 오가는 데 써야 하고......생각해보니 바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매일 바쁜 듯합니다. 물론, 제게 유일하게 남는 시간인 2시간은 이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 시간을 할애하지만, 너무 촉박한 것 같아요. 시간이 더 있다..

감동 주는 스페인 친구의 의리와 격려

우리 부부가 벨기에에 여행 간 사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집은 비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시부모님께서 발렌시아에서 보살펴주셨고요. 덕분에 아이들은 발렌시아 박물관이며, 극장이며, 근처 해변 공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답니다. 집이 비어 있는 사이, 남편은 마을에 거주하는 친구에게 집 좀 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가 아주 사랑하는 의리 깊은 친구이지요. 여러분도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친구랍니다. 우리 부부는 이 친구가 하도 고마워 지난주 토요일에 점심을 같이하자고 초대를 했죠. 하지만 친구는 일이 있다면서 토요일은 안 되고, 일요일만 가능하다며 연락을 줬습니다. "어? 난 안 돼! 있잖아. 다음 달 책 출간을 위해 지금 정신없이 교..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 준 유럽식 육회

지난주, 온라인으로 주문한 카메라를 찾을 겸 발렌시아에 다녀왔습니다. 택배로 받아도 되지만, 파손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발렌시아까지 찾아가 받아왔습니다. 발렌시아에 가면 당연히 시부모님도 뵙고, 친구들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 만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하지 못하는 문화생활을 한답니다~ 이번에 친구네 수제맥줏집에 갔다 왔답니다. 산똘님이 협업한 새 맥주가 막~ 나왔기에 다녀왔는데요, 오~! 신선한 맥주가 향긋한 향을 내면서 얼마나 기분 좋게 반기는지...... 정말 기분이 알딸딸 좋더라고요. ^^* 그래서 안주를 먹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 타르타르 육회 좀 줘 봐. 한 번 맛 봐줄게~!" 하면서 주문을 했더니...... 그랬더니 이렇게 큰 숟가락에 타르타르..

맞교환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우리 가족도 덕분에 편안한 주말을 보냈답니다. 일요일에는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계곡 산행을 해서 다리에 좀 무리가 생겨 알통이..... 벴...습...니...다... 그러게 평소에 운동을 좀 잘 했을거 아니야? 하고 자책합니다. ㅡ,ㅡ 그리고 저녁에 집에서 20분 거리의 이웃인 빈센트 아저씨가 방문하셨는데요, 손에는 한가득 채소가 가득했습니다. 아~~~ 텃밭을 여름 휴가 다녀온 후, 관리할 시간이 없어서 다른 채소를 심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시고 또 한가득 채소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 "자~ 산들무지개 채소 받아~!" 아주 반가운 얼굴로 활짝 웃으시면서 가져오십니다. 남편과 이미 말이 되었는지, 갑자기 남편은 또 후다닥 어디..

자신의 직장 상사에게 우리 집을 숙식 제공한 스페인 남편

아무리 유럽이라 해도, 아무리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라고 해도, 직장 상사를 어려워하는 건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한국보다는 덜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요, 직장 상사에 대해서는 다들 피하는 모습은 한국과 같답니다. 정말 말이 잘 통하는 개인적 관계면 몰라도 직장 외에 따로 만나 관계를 나누는 일은 그다지 흔하지 않답니다. 저도 스페인에서 직장 생활을 몇 년 해본 적이 있어, 다들 피하면 피했지, 일부러 시간을 내 직장 상사와 만나 자기 생활을 망치려(?)고는 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스페인 남편이 자신의 직장 상사를 집에 초대한 것입니다. 그것도 1박, 잠자리 제공과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 포함해서 말이지요. 사실, 남편의 직장 상사는 자연공원 관리 공단장이라고 해야 할까..

한국말이 재미있어 박장대소한 남편과 그의 친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는 산똘님이 한 달 휴가를 가진 사이, 일을 대체하던 남편 직장 동료는 우리 [참나무집]에서 머물다 갔답니다. 우리가 휴가 간 사이, 이 친구가 우리 집을 돌보면서 사무실에 나갔던 것이죠. 이제 산똘님은 휴가에서 돌아와 막 직장 일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은 다음의 글을 읽어보세요. 2018/08/09 - [뜸한 일기/이웃] - 안면 없는 직장 동료에게 집 내준 남편마지막 날, 우리 가족은 남편의 직장 동료와 친하게 되어 마치 오래전에 만난 친구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답니다. 그 와중에 이제 지중해 자연공원인 섬으로 간다는 남편의 직장 동료는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 작별 인사도 얼마나 낭만적이었던지........

안면 없는 직장 동료에게 집 내준 남편

올여름 남편은 총 4주의 휴가를 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가족은 한국에도 가고 싶었고, 동남아에도 가고 싶었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한국에 못 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어디에 갈까 고민하다, 아이들 침대를 파는 카디즈(Cadiz)라는 스페인 남부로 여행가게 되었답니다. 2주를 카디즈에서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1주일 보내고, 나머지 남은 일주일은 스페인 북부로 여행 가기로 했답니다. 2018/07/30 - [한서 가족의 여행기/2018년 여름, 안달루시아 여행기] - 뜬금없이 예정 없던 곳으로 휴가 가게 된 사연그런데 우리에게는 집을 비울 때 드는 불안감이 아주 컸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인적이 드문 이곳, 사람들이 많지 않아 도둑 때문에 고..

직장인 스페인 친구의 도시락, 어떤 음식 구성일까?

오랜만에 우리 집에 점심을 가지고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 지역은 유럽연합에서 정한 철새보존지역이며, 주에서 정한 자연공원으로 매우 중요한 곳 중의 하나랍니다. 그래서 화재 감시와 산림 감시가 꾸준히 이어진답니다. 오늘 온 친구는 이 지역 일대의 화재감시를 하는 환경 요원으로, 차로 순찰하면서 중앙 센터와 연락을 하며 화재에 대비하는 직장에 몸을 담았습니다. 화재 감시 지역이 상당히 방대해서 친구를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요, 오늘은 이 지역을 감시하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 이야기도 나눌 겸, 점심을 우리 집에서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어떤 음식으로 싸서 점심을 먹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양해를 얻어 공개해도 ..

스페인 친구가 헉~하고 놀란 한국의 쌈 채소

요 며칠 동안 인터넷 불통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어도 할 수가 없었답니다. ^^; 하지만, 여러분이 달아주시는 댓글은 정말 잘 읽었답니다. 응원해주시는 여러분께 항상 고맙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와이파이 안테나는 이제 정상으로 작동하여 저는 근질거리는 손으로 여러분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막 늘어놓겠습니다. 귀찮아하시면 안 될 텐데요...... ^^*저희 집에 방문한 스페인 친구가 한국의 쌈을 먹고 정말 놀란 에피소드가 되겠습니다. 어디선가 읽어보니, 외국인이 '호불호'하는 한국 음식에 쌈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이 쌈이 그렇게 싫어하는 음식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제가 대접한 많은 스페인 친구들이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이 쌈이었습니다. 아마도 스페인 사람들도 삼겹살을..

스페인 친구에게 칭찬하니 일어난 일

여러분, 주말 잘 보내셨어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주말을 발렌시아 식구들과 함께 보냈답니다. 오랜만에 하는 도시 외출이라 친구와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어 소중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역시, 사람은 얼굴을 보며 정을 나누어야 그 우정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존재인가 봅니다. 일요일 모임에서는 2년 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에도 어제 만난 듯 참 살갑고 다정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 더 그럴 수도 있겠네요. 토요일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수제 맥줏집에 놀러 갔답니다. 지난번 우리 집에 2박 3일 머물다 간 친구네가 운영하는 곳이라, 부담 없이 아이들은 부모님께 맡기고, 부부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저녁도 먹을 겸, 오랜만에 데이트도 할 겸 말이지요. 석 달 만에 만..

스페인 이웃 할머니가 주신, 집의 안녕을 기원하는 물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우리 집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웃집 할머니가 주시는 물건이 교체된답니다.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이 물건은 미신적 신앙이 결합한 어떤 주술적 의미가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게다가 가톨릭 문화가 지배적인 스페인에서도 이런 민간 신앙이 여전히 이어져 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에게는 매번 잊지 않고 이런 물건을 전달해주시는 할머니가 참 대단하셨습니다. 이웃집 로사 할머니가 준비하신 물건은 집의 안녕을 기원하는 부적과도 같은 기원의 물건, *성지가지였습니다. 해발 1,200m 고산에서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식물을 십자 형태로 조합하여 만든 상징물이었지요. 로사 할머니는 우리가 살기 전에 우리 옆집에 사셨지요. 실제로 우리 옆집 소유자이기도 하시고요. 그런데 이곳의 거의 모든 ..

우리 동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국 엄마의 수업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동네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이 총 11명이 있습니다. 시골이다 보니, 아이들이 방과 후 심심하게 노는 일이 다입니다. 피아노 학원이 있기를 하나, 태권도장이 있기를 하나...... 그렇다고 근처 도시가 가깝기나 하나. 한번 나가는데 구불구불한 도로가 위험하니 쉽기를 하나. 차를 타고 한 시간은 달려야 하기에 어디 먼 곳에 나가는 일이 참 어렵답니다. 시골 아이들이라 혜택이 더 많이 가면 좋겠지만, 정말 산간지역이라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결심한 게 동네 아이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여 방과 후 활동이 도움이 되기를 실천해봤습니다. 재작년에는 학교 수업 시간을 빌려 도예 수업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시청에서 마련해준 장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시..

스페인 친구네 집에 갈 때 챙겨가는 것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우리 [참나무집] 가족도 덕분에 아주 잘 지냈답니다. ^^* 주말에 오랜만에 친구네 집에 2박 3일 다녀왔답니다. 날씨는 흐렸지만, 모두들 서로 안부 묻고 맛있는 것 해 먹으면서 지내니 정말 시간은 후다닥 가버리고 말았네요. 역시, 스페인이나 한국이나 친구들 만나서 재미있게 맛있는 것 먹으면서 시간 보내는 일이 진리입니다. 진리~~~!!!그런데 왜 스페인 친구네 집에 갈 때마다 이삿짐 싸가는 것처럼 바리바리 물건을 싸 들고 갔을까요? ^^; 아이고~ 한국 같으면 "괜찮아~! 몸만 와~~~!" 이러기 쉬운데 스페인은 조금 다르네요. 물론, 한국에서도 민폐 끼치기 싫어, 되도록 필요한 것은 다 챙겨가는 것이 좋기도 하지요. 많은 분이 그래서 일부러 친구네 집에서 당일치기 다..

참 독특한 스페인 크리스마스 어린이 행사 (메리 크리스마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 우리 마을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학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작은 행사를 합니다. 물론 이날은 3학기 중 1학기의 마지막 날로, 2주간의 짧은 방학을 맞는 날이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준비한 성탄절 축제 현장인데 한번 구경해보실까요? 한국과도 다르고, 유럽의 다른 나라와도 다른 스페인만의 독특한 전통이 있는 성탄절인데요, 어떻게 다르며 어떤 놀이 내용을 담는지 여러분께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이날은 학부모들이 각자 맡은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행사 끝나고 뒤풀이하는 자리로 마련했는데 동네 사람들 누구와 와서 구경하고 간식 먹고 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케잌과 과일, 꽈배기 도너츠,..

기쁜 마음으로 스페인 친구에게 물려준 유아 용품

제 스페인 친구가 임신 6개월에 조산을 했습니다. 아이가 인큐베이터에서 2개월 지내다, 엄마 품에서 자라길 3개월, 아직 어린 이 아기는 지금 무럭무럭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답니다. 정상 월령으로 2개월이 되었죠? 친구는 여러 차례 자연유산을 경험하면서 참 힘들어했는데요, 7 년만의 아기를 낳았습니다. 게다가 모성애를 타고 난 이 친구는 엄마가 되는 게 소원일 정도였지요. 그런데 늦은 나이에 정말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던 소원이 이루어지고야 말았답니다. 너무 기뻐서 저도 눈물로 축하를 해줬는데요, 이번에 친구를 만나 원 없이 안아주고 함께 기뻐해 줬습니다. 그러다 친구에게 무엇을 선물해줄까, 참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우리는 새것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쓰던 물건을 깨끗이 광칠해서 주자고 결론을..

아내 휴가 보내고 독박육아(?) 중인 스페인 친구

전에도 말씀해드렸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답니다. ^^*해마다 있는 청소년 지표 조사에서도 '가족'이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조사되는 바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있어 이성 친구도 아니고, 대학진학도 아닌, '가족'이라니...... 그만큼 사회 자체가 가족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연애하다가도 결혼을 하면 스페인 사람들은 참 가정적으로 변합니다. 부부 사이의 가사와 육아는 더욱 그렇고요. 이번에 우리 [참나무집]에 친구가 아이 둘을 데리고 놀러 왔습니다. 이 친구는 2년 전부터 집에서 가사일을 하고 아이들을 직접 키우고 있답니다. 그게 뭐 어떤가요? 하고 물으실 분을 위해...... 그런데 이 친구는 남자 사람 친구랍니다. ^^ ..

스페인 친구가 김치를 담그는 이유

여러분, 정말 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그동안 며칠은 인터넷 불통으로, 또 며칠은 원고 마감으로 일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절 잊으신 건 아니시죠? 요즘은 다들 어디 봄바람 맞아 놀러 가시는지 절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약간 줄어든 느낌도 있답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봄바람 맞으며 계절의 향기에 취해보는 일은 참 좋은 일이지요. 오프라인을 즐기는 삶이 진정 즐거운 삶이니 말입니다. 오늘 저도 도시에서 온 스페인 현지인 친구들 덕분에 아주 즐거웠답니다. 물론, 지금 암 투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친구 때문에 마음이 좀 아프기도 하지만 말이에요. 이번에 방문한 스페인 친구들과 점심 바베큐를 해 먹었습니다. 암으로 투병 중인 친구의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 반가웠지요. 한국식으로 쌈장과 ..

스페인 고산에 방문한 친구가 가져온 한국 음식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무사히 설 연휴 잘 마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셨는지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는 설과 함께 그냥 인터넷 안테나가 불통 나 조금 고생(?)을 했답니다. 대신 설을 같이 보내자고 찾아온 한국 친구 덕분에 아주 흐뭇한 날들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 유학하는, 우리 부부의 친구가 한국에 다녀온 후, 설을 같이 보내자고 무엇인가를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답니다. 그냥 '한국 사람으로 설을 같이 보내자'는 말만으로도 그렇게 설렐 수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우리는 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접해보지 못한 한국 식품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게 되었답니다. 참 신기하죠?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이곳에서는 하늘의 별 따기 만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이..

스페인 친구들이 '도입시급'하다는 한국의 것 두 가지

강풍이 불어대는 날이었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도 강추위가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다음 주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하는데 벌써 떨려옵니다. 오늘은 참 다행으로 구름이 끼지 않고 해가 쨍쨍한 바람 부는 날이었기에 집안에서 고요히 햇살을 받기에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러다 친구의 점심 초대 덕에 외출도 하게 되었답니다. 친구들은 여러 명이 주말이나 휴가 때 쓸 목적으로 고산의 집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이곳에 올라오면서 우릴 초대하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또 도시 친구들과 잡담할 기회가 있어서 참 좋았네요. 그런데 제가 끼니 또 자연스럽게 한국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다녀온 새로운 친구를 만나..

나에게 특별했던 스페인 현지인과의 송년회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지 여러 해. 여행하건, 현지에 적응해 살건, 많은 부분 한국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잊히기 마련입니다.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정말 잊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은 한 해가 오고, 한 해가 가는 자기 반성적인 날들에 대해선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올해 나는 만족할 만한 일을 했던가, 이웃과 친구, 가족과는 어떻게 지냈는가, 다음 해에는 어떻게 또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망 등은 어디를 가나 세계인들의 공통된 마음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는 스페인 현지인들과 송년회를 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발 1,200m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 못..

'한국 엄마 수업 최고!'라는 스페인 아이들의 성탄절 장식품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바로 한국 엄마의 재능기부 날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남편도 오겠다고 하네요. 점심이 끝난 후에 수업이 막 시작하기 때문에 스페인 남편은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겠다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채소볶음 라면과 두부를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때요? 좀 맛있어 보이나요? ^^굴 소스 넣고 막 볶아낸 볶음 라면인데 산똘님이 학교 식당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먹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물건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미 과정을 아시는 분이 많으셔서 생략을 많이 하고, 일단 장식할 물건을 점토로 빚은 후, 집에서 장작 난로로 구워냈습니다. 재를 다 털어내고 이제 예쁘게 색칠하고 끈을 매어 장..

스페인 살면서 언어 때문에 생기는 이중 고초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저는 대학과정과 같은 스페인 도자기 학교를 4년간 공부했습니다. 동시에 공립언어학교 6학년 과정을 다 마쳐서 스페인어에 어느 정도 실력이 붙었다 생각됩니다. 문제는 스페인의 몇몇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발렌시아도 공용어가 스페인어와 발렌시아어라는 것입니다. 스페인에서 공식 언어로 채용된 언어는 카스티야어(스페인어), 갈리시아어, 바스크어, 까딸루냐어, 그리고 발렌시아어입니다. 까딸루냐어는 발렌시아어와 거의 비슷합니다. 약간의 단어만 다르고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답니다. 발렌시아어가 약간 더 부드럽고 까딸루냐어는 약간 억센 소리가 나기도 하지요. 그래도 같은 언어라고 보면 된답니다. 예전에 까딸루냐와 발렌시아가 같은 지방색을 가진 왕국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발렌시아는 조금 다르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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