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쌍둥이 관련 이론과 경험

스페인에서 부르는 쌍둥이 호칭, 한국과는 너무 달라요..

산들무지개 2015. 1.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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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쌍둥이 아이들은요, 아시는 분은 아실 테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이란성 쌍둥이입니다. 유도 분만으로 누리가 30분 먼저 태어나고, 사라는 그 뒤에 누리가 열어놓은 산도를 여유롭게 통과하여 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답니다. 



발렌시아 시댁에 가있는 동안, 우리 사라가 아주 센티멘탈해 졌는지, 엄마 품에서 벗어나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스페인 시어머님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답니다. 


오케이3

"아이고, 우리 사라! 정말 막내니까 이런 애기 짓도 다 하네."

누리보다 30분 늦게 태어난 사라가 당연히 막내잖아요?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쌍둥이지만, 막내는 역시 막내구나, 라면서 농담으로 이야기했는데요, 우리 시어머님께서 그러십니다. 


"사라가 왜 막내야? 누리가 막내지?!"


에잉? 오마님~~~! 그 소리는 어찌 들어본 적이 없는디유? 소리가 나오는 찰나, 

"사라가 늦게 태어났잖아? 그러니까 사라가 언니야!" 


??

이것은 무슨 소리대유? 

"아니에요, 어머님, 한국에서는 먼저 태어난 아이가 언니에요."

그러자 시어머님께서는 눈을 크게 뜨시고 아니, 믿을 수 없어! 표정으로 놀라십니다. 



요즘 스페인에서는 쌍둥이 사이에 언니, 동생, 형, 동생이 없습니다. 단지 에르마노스(hermanos, 형제, 자매 등의 복수 대명사)라는 호칭만 쓸 뿐이죠. 그런데 시부모님 세대에는 이런 형과 동생 구분이 있었다네요. 물론, 발렌시아주보다 북부 바스크 나라나 까딸루냐 쪽, 특히 시골 농가에서 이런 구분을 명확히 했다네요. 왜냐하면, 그곳에는 까세론(caseron)이라는 한국식으로 치자면, '종갓집?!' 정도인 큰 집을 물려받을 사람이 있어야 했다네요. 대부분의 유산 상속인이 장자였다니....... 이런 형과 동생의 호칭을 명확해야 했답니다. 한마디로 장자상속권을 인정하던 스페인 몇몇 지역에서는 쌍둥이라도 호칭 구분을 명확히 했다는 겁니다. 아! 그런데 안타깝게도 왜 나중에 태어난 아이가 형이 되는 거야? 


"아니, 어머님, 왜 나중에 태어난 아이가 형이에요?"

하고 자연스럽게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이게 근거 없는 이야기일 텐데, 옛날에는 나중에 나온 아이가 자궁에서 먼저 수정되었다고 믿었었거든. 그래서 먼저 수정된 아이가 생물학적으로 더 나이가 많다는 것이지." 


아니?! 제가 쌍둥이 임신을 하면서 공부해본 결과 먼저 수정이 되는 아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데 말이지요, 이란성일 경우에는 두 개의 난자에서 두 개의 정자를 받아 수정되는 것을 말하니 말이지요, 인종이 다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 곤란하게 알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예전 미국에서 한 여인이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명은 흑인, 한 명은 백인이었다네요. 그 여인이 남편 몰래 바람을 피웠던 겁니다.) 일란성인 경우에는 한 세포가 분열하여 두 태아가 나누어지는 것이고요....... 또 뱃속에서 태아도 가장 편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네요. 그래서 가장 힘이 있는 녀석이 편안하고 안정된 자리를 찾아 잡는다네요. 그래서 사라가 엄마 배속에 있을 때 좀 힘이 있었던 경우입니다.그래서 안전한 자리를 차지하고 나중에 느긋하게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랍니다. [각주:1]


아! 스페인에서 먼저 태어난 쌍둥이 아이는 장자 상속권에 의해 동생으로 취급되어 유산을 받을 수 없었다니?! 한국에 오면 아마도 첫째가 되어 받을 수 있을 텐데......? (물론, 요즘 한국도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유산을 나누어준다지요?)


"지금 만약 왕실에서 쌍둥이를 낳는다면 나중에 나온 아이가 첫째가 되어 왕위 계승권을 갖게 되지!"

시어머님께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장식하시네요. 스페인 왕실은 장자상속권을 고집하므로 남아 쌍둥이가 나온 경우에는 반드시 늦게 태어난 아이가 왕이 되는 것이지요.


아! 이런~~~ 한국과는 정반대의 호칭을 쓰는 스페인이구나! 싶습니다. 

(물론, 현대에서는 이런 호칭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그냥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쌍둥이(사라, 왼쪽 - 누리, 오른쪽) 6개월 때의 사진이에요. 

너무 귀엽죠? ^^ (나~ 고슴도치 엄마 맞아요.)


쌍둥이 호칭 관련 이야기, 정말 흥미롭지 않으세요? 

전 너무 흥미로웠어요. 우리 집이 왕실이 아닌 것이 천만 다행이면서, 아이들에게 유산 똑같이 나누어주겠다 다짐하면서...... 둘 다 행복하게 자라면 그만이라는 생각과 함께...... 등등.... 즐거운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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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izabeth Bryan, [Preparing for Twins and Triplets] 노란 박스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을 참조한 것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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