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 사회에서도 이가 옮겨 다녀요? 하고 속으로 뜨끔 놀라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현대 사회라고 해도 생존하는 요런 '이'들도 나름대로 방법으로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우리 가족은 뜻하지 않게 작년에 머리에 이가 생겨 약간의 참사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사히 초기에 처리하여 문제없이 평안한 1년을 살게 되었는데요, 요즘 학교에서 이가 있는 학생을 발견하여 비상이 났습니다.
겨우 '이'가지고 뭘 그래요? 하실 분도 있으나, 이를 처치하지 않으면 계속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전교생이 피해를 보게 된답니다.
우리 스페인 마을 초등학교에서는 이 '이'에 대항한 어떤 실질적 조치를 취했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한 아이 머리에서 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럼 담당 교사가 심각하게 학부형을 만나거나 편지를 보내 그 사실을 알린답니다. 그러면 일주일간의 자발적 격리(?)를 부탁합니다. 이 이를 처치해서 결과를 볼 수 있는 기간이 약 일주일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이가 옮겨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학교 담당 교사는 이 격리 차원을 넘어 학부형을 위한 예방 교육도 준비했답니다.
우리 비스타베야 학교 뿐만 아니라 이 마을 근교의 세 학교가 동시에 이런 부모님 교육을 시행했답니다. 이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렇게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었답니다. 이런 이에 대한 교육이 어린이를 넘어 어른까지 오게 되다니, 참 뭐랄까~, 이가 생기지 못하도록 아예 근본적인 예방의 중요성을 부모에게 심어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나 싶었답니다.
세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인근 마을의 권위있는 약사나 의사를 초청해 부모님을 위한 교육을 시행했답니다.
우리 비스타베야 초등학교에서도 이런 교육이 진행되었답니다. 부모가 직장에서 퇴근한 시간대에 이 오픈 강의를 열었습니다. 그곳에서 미리 준비해온 자료로 약사가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여기서 정리하자 면요,
1. '이'는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출몰 지역에서 자주 옮겨 다닙니다. 학교나 수영장이라고 하네요. 스페인에서는 수영 교육이 대중화되어 아이들이 다니는 지역이랍니다. 이 '이'라는 녀석은 물에서 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2. '이'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찻잎(차나무) 진액를 물에 희석하여 물뿌리개 통으로 칙칙 머리에 뿌려준다고 합니다. 이 찻잎 진액 냄새를 싫어하여 아예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3. 학교에서 어떤 아이에게 '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리면 삼사일에 한 번씩 이 퇴치용 전용 빗으로 빗겨주며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합니다.
4. 만약 이가 생긴 경우에는 이 '참빗'이 가장 큰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빗을 때는 오일을 머리카락에 묻혀 빗으면 훨씬 이와 서캐가 잘 떨어져 나간다고 합니다.
5. 빗을 때는 적은 양의 머리카락을 잡고 빗을 아래에서 위로 빗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6. 이가 그래도 사라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약국에 가서 이 퇴치용 약을 발라 이를 잡아줘야 한다고 합니다. 약 바르고 난 후에도 이 '참빗'이 큰 몫을 하기에 꼭 빗으로 빗어서 없애줘야 한다고 합니다. 아니면, 이 이도 면역력이 생겨 더 강하게 약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 부모들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실속있는 정보를 알게 되었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처방법까지...... 아~ 아이에게 이가 생겼다고 그냥 격리하는 것 차원을 넘어 부모님까지 초대해 이런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의 정보는 이를 효율적으로 없앨 수 있는 스페인의 이 퇴치법입니다. 우리 가족이 효능을 본 방법이라 이곳에서 같이 공유합니다.
☞ 이웃에게 들은 스페인식 '이 처치 방법'은......
1. 따뜻한 식초로 머리 곳곳 구석구석 감아줍니다. 식초를 흐르게 하여 감습니다. 그리고 하얀 비닐캡을 쓰고 한 시간 기다립니다. 이것은 머리에 붙은 이를 따끔하게 혼내주어 바로 떨구어준다고 합니다.
2. 미지근한 물로 잘 헹군 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머리카락 흠뻑 발라줍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비닐캡을 쓰고 기다립니다. 이것은 이의 숨통을 조이게 하고(혹시 식초로 살아난 녀석들)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서캐를 부드럽게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참빗으로 끈적한 기름 묻은 머리를 잘 빗겨줍니다. 서캐가 아주 쉽게 나옵니다.
4. 미지근한 물로 헹궈줍니다.
5. 목덜미, 귀 뒷부분을 차나뭇잎 오일로 엷고 넓게 발라줍니다. 벼룩 및 이의 방향제로 쓰이는 차나무 오일이 효과가 좋답니다.
6. 이가 없어질 때까지 여러 날 해줍니다. 보통 하루만 해줘도 효과를 톡톡히 본다고 합니다.
스페인 약국에서도 "이 박멸 약품"을 판매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자연산 방법으로
처치하면 더 좋겠지요?
뭐, 요즘 시절에 이런 '이'가 어디 있어요? 하실 분도 있으니 요즘 복고풍으로 되돌아가는 시기가 있어 언젠가는 학교에서 '이'때문에 골치를 앓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최고의 방법은 역시나 예방법이라고 하는데, 미리 이런 정보를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까 합니다.
저는 특별히 인상 깊었던 부분이 예방을 위해 부모를 초청해 강의를 해주는 그런 풍경이었답니다. 부모에게 책임을 묻기 전, 특별한 활동으로 부모에게 이런 정보를 나누어주면 어느 정도 예방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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