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7. 4. 1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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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

더 못하겠다고 하네요. 그런데 예쁜 꽃에 아이는 금방 또 불평을 접습니다. 



엔드리노(Endrino)라는 나무에 활짝 꽃이 피었어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평소에는 가시가 있어 가까이 갈 수 없는 나무이지요. 

그런데 꽃이 활짝 피어 얼마나 예쁘던지...... 게다가 향기마저 진하고 강하여 

우리를 잠시 그 앞에 머무르게 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나자레노(Nazareno)꽃이 피었습니다. 

학명으로는 무스카리 네그렉툼(Muscari Neglectum)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그레이프 히야신스(Grape hyacinth)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듯합니다. 

스페인어로 나자레노꽃이라고 하는데, 부활절 기간에 꼭 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부활절 꽃이라고도 합니다. 

 


이 꽃은 민들레가 아니고, 이곳 지방에서 자라는 향토성 짙은 야생화입니다. 

노란색이 아주 예쁘죠? ^^



그렇게 돌이 구르는 들판 언덕을 오릅니다. 

여기는 양 떼가 수시로 다니는 고산이기 때문에 좀 시야가 뻥 뚫린 특징이 있습니다. 


지친 아이들이 언덕을 오르다 환호를 지릅니다!!!



우와! 물이다!!!


하하하! 이 웅덩이도 사실은 양 떼가 목을 축이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랍니다. 

그것도 모르고 아이들은 물에 발 담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추운 날이기 때문에 발을 담글 수는 없지요. 

앉아서 소풍 분위기나 즐기자고 아이들과 간식을 뜯습니다. 



어때요? 참 멋지죠? 

스페인 고산에 나른한 봄이 찾아오고 있네요. 

날씨도 좋고, 햇볕도 따스하고, 바람도 솔솔~ 



물웅덩이의 시원함과 파란 하늘에 매료된 아이들, 

신나게 간식 먹고 좋아합니다. 



이것도 고슴도치 가시처럼 생긴 식물인데요,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식물이랍니다. 

찔리면 아프기에......

그래서 수녀의 방석이라고 불리는 식물이랍니다. 

대신 꽃 피우는 봄에는 이렇게 예쁜 보라 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재미있게도 말(馬)이 이 꽃을 참 좋아한답니다. 

발로 가시를 꼭꼭 눌러가면서 꽃만 따먹는다니 참 신기합니다. 


 

간식 먹고 나니, 아이들은 역시나 활동적으로 놉니다. 

물웅덩이가 있으니 역시나 돌을 던지면서 노는 게 최상이지요. 



근방 나무는 다 양털이 저렇게 달려있더라고요. 

역시, 양 떼에게는 이 웅덩이가 목 축이기에는 최고이지요. 



비스타베야 평야가 한 눈에 보이는 돌 무더기 위에서 아이들은 집을 짓고 노네요. 



암벽 등반하겠다는 아이들에게 사진 찍자고 하니 저렇게 포즈를 취합니다. 

혀를 쭉 내밀고....... 하하하!



물웅덩이 위에는 작은 우물이 있답니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우물이지요. 

스페인 우물의 특징이 다 이렇답니다. 

위에는 사람 우물, 밑에는 동물 물웅덩이. 



지금은 아무도 이 물이 필요하지 않은 방치된 우물이지만, 

옛날에는 농가에서 이곳까지 와서 물을 길어간 곳이지요. 



아이가 물을 퍼 올리네요. ^^



녹슨 물통이 그래도 물을 떠올리네요. 

아이도 신나서 몇 번을 저렇게 물을 뜨면서 노는데 재미있네요. 



작은 순이 오르는 모습이 보이는 게 역시 봄입니다. 



아이들은 첨벙 돌을 던지고, 퐁퐁 퍼지는 물결에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즐거운 소풍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어? 이것은? 스페인 방송국에서 촬영을 나왔네요.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모르지만, 카메라 3대나 왔기에 좀 놀랐습니다. 

(우린 유명인이 아닌데 어쩌다가 이렇게 방송에 노출되었을까요?)



그리고 아빠는 아이가 만든 장난감으로 한동안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요. 



인어공주



인어공주와 올챙이인가? 


아무튼 아빠와 아이의 즐거운 한 때를 보면서 역시 시골서 아이들 키우는 보람이 있구나 싶습니다. 

봄이 오면 봄 소풍에, 아이들도 모험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모습도 즐겁고, 

이제 점점 따뜻해지는 계절이기에 하루가 설렐 정도로 기다려지네요. 


여러분의 봄은 어떤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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