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스페인 시골 초등학교의 생일파티 (쌍둥이 생일~!)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10.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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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미터의 스페인 고산에서는 아이가 생일을 맞으면 따로 집으로 불러 파티를 하지 않는답니다. 우리가 마을에 산다면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멀리 마을에서 떨어진 농가에 사는 아이에게 초대하면 일부러 시간을 쪼개어 그 먼 거리를 왕복해야 하니 더 쉬운 방법으로 항상 학교에서 생일 파티를 한답니다. 


생일 일주일 전에 학교 선생님과 상의 끝에 우리 마을 아이들은 파티를 한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스페인 학교에서 급식 메뉴를 한달 분을 미리 알려준다고 말씀드렸죠? 



그것처럼 미리 선생님께 파티하겠다고 말씀드리면 그 날 메뉴가 조금 바뀌기도 한답니다. 특히 후식을 차릴 필요가 없답니다. 지난 해에는 브런치 시간에 파티를 했는데, 아이들이 브런치 먹고 점심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후유증이 있어 이번 해에는 점심 후 후식으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답니다. 뭐, 특별한 것은 없고, 전교생이 다 즐길 수 있도록 부모와 선생님이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죠. 


그럼 오늘은 우리 쌍둥이 아이들, 누리와 사라가 4살(만4세) 먹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2015년 10월 27일에 생일을 맞았답니다. 우와~!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학교 생일 파티를 위해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엄마가 신경써서 예쁜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아이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꼭 아빠가 만들어야 한다고......



이것이 매년마다 아빠가 비스켓으로 케이크를 만들었으니 그것이 전통이 되어 꼭 그래야 한다고 합니다. 아빠와 함께 앉아서 같이 케이크 만드는 것이 연중행사가 되었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 연중행사를 했습니다. 



생일 일주일 전, 아빠는 열심히 재료를 마련했습니다. 이 고산에 없는 재료를 찾아 도시까지 다녀온 아빠입니다. 그리고 하루 전 만들기 시작합니다. 뭐, 이 재료는 간단합니다. 비스켓, 우유, 케익용 크림, 녹은 초콜릿입니다. ^^*



누리가 먼저 태어났기 때문에 누리 케이크를 먼저 만들기로 했습니다. 케이크 하나로 두 아이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너무 미안한 일이라며 두 아이 케이크를 만듭니다. 아빠 옆에 딱 붙어서 저 고사리 손으로 비스켓을 우유에 적시고 케이크를 만듭니다. 

 


누리가 다 하고 나면, 사라가 이제 아빠 옆에 붙어서 자신의 케이크를 만듭니다. 



저렇게 차곡차곡 아빠와함께 앉아 만드는 모습이 아주 정겹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이렇게 수를 세면서 케이크를 우유에 적십니다. 그래야 나중에 스펀지처럼 폭신폭신 맛있답니다. 



비스킷이 차곡차곡 널리면 그 위에 초콜릿, 케익용 크림, 딸기 잼 등을 겹겹이 발라줍니다. 



이제 아빠의 마무리 작업입니다.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정성을 다하여 케이크를 만듭니다. 이번 해에는 제가 만들까 했는데, 정말이지 아이들에게는 연중행사로 기억하는 아빠의 케이크가 정설인가 봅니다. 아빠도 은근히 좋아서 저렇게 정성을 다합니다. 



색깔 초콜릿으로 이름을 적어줍니다. ^^* 그래야 두 아이에게 공평하지요~! ^^*

 


아빠는 아이들 이름을 정성들여 만듭니다.  



짜잔~! 누리 것이 완성되었어요~!!!



짜잔~! 이제 사라 것도 완성되었네요~!!!


두 케이크를 이제 냉장고에 정성스럽게 넣어둡니다. 그래야, 다음 날 잘 굳어져서 진짜 케이크가 된답니다. 아직 굳지 않으면 흐물흐물해서 자르기도 먹기도 불편하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은 너무 설레이며 일어났답니다. 오늘이 우리 생일이야~!!! 4살이야~!!!

엄마는 즐거운 마음에 아이들 얼굴에 뽀뽀해주고, 오늘 꼭 학교 점심 시간에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너무 신나 빨리 점심이 오면 좋겠다고 세 아이가 환호성을 지릅니다. 



그래서 그 오늘 냉장고 문을 열고 두 개의 케이크를 꺼내보니, 우와~!!! 

아빠가 베트맨, 아니지, 박쥐 모양의 초콜릿도 박아 올려놓았어요. 할로윈 컨셉으로 케이크와 나눠줄 사탕을 사왔거든요. 멋진데???!!!



보세요. 어설프게 나온 박쥐이지만, 아빠의 정성이 들어가 보기에 참 좋았답니다. 



그리고 위의 마쉬멜로는 마을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줄 선물(?)이랍니다. 



하나는 눈이고, 다른 하나는 해골입니다. 할로윈 컨셉으로 마련했습니다. 



이제 점심 시간이 되어 준비한 물건을 다 갖고 학교로 향합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아이들은 이미 점심을 먹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을 어린이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즐겁게 학교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누리의 케이크에 먼저 불을 부쳤습니다. 

생일 노래를 하고, 누리 앞으로 갖다 줍니다. 



소원을 빌어봐~! 후우우우~! 하고 불어야지~!!!



이제 사라의 케이크에 불을 부칩니다.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케이크에 불을 부치고 축하 노래를 해주십니다. 



사라 생일 축하한다~!!!



소원을 빌어봐. 후우우우~! 하고 불어야지......



그렇게 촛불을 꺼지고 이제 케이크를 나누어 전교생이 다 같이 먹습니다. 이것이 후식이며 생일 파티랍니다. 뭐 달리 큰 이벤트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즐겁게 환호하면서 이 시간을 즐겼답니다. 



스페인 아이들은 벌로 후식 안 줘~! 그러면 진짜 슬퍼할 정도로 후식이 생활화되었답니다. 그래서 이 초콜릿 비스킷 케이크에 환호했답니다. 으음~! 너무 맛있어요. 한 번 더 먹어도 되나요? 글쎄....... 선생님께 여쭈어보자...... 선생님, 오늘은 생일이니까 한 번 더 먹어도 된단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 그러시네요.



엄마~! 너무 좋아~!!!



요렇게 올해도 또 전교생이랑 다 함께 우리 아이들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케이크를 다 먹고 나서는 마쉬멜로를 나누어 주었답니다. 이것은 집에 가지고 가서 먹으라고...... 오늘은 너무 단 것 먹었으니까 오늘 말고, 먹고 싶은 날 먹으라고 나누어 주었습니다.  



엄마, 우리 어때? 



왕눈이 쌍둥이 룰랄라~! 어느새 4살이 되었어요~! 여러분과 만났을 때는 겨우 11개월이던 아기들이 이렇게 성장했네요. 지금처럼 이렇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우리 쌍둥이들~!!!



이제 나가서 노는 시간~! 오늘 단 것 많이 먹었으니까 열심히 뛰어야해~! 하시는 선생님. 



즐거운 학교 생활이네요. 생일파티 소소했지만 즐거웠지? 얘들아? 신난 아이들 얼굴 보니 저도 너무 신났답니다. 


아빠의 정성이 들어간 케이크와 쌍둥이 생일 파티 재미있었나요? 

뭐 소소한 시골 초등학교의 생일 파티이지만, 

그 의미는 초라한 것이 절대 아니겠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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