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여름의 막바지, 스페인 가족이 모이는 방법

산들무지개 2016. 8.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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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벌써 입추가 지나고 이제 처서가 곧 다가옵니다. 

믿을 수 없어~! 아직도 이렇게 더운데 가을이라니???!!!


그런데 우린 말복 조금 지난 지난주에 사실 온 가족 캠프를 열었답니다. 뭐 그리 오래된 전통은 아니지만, 가족 간의 단합을 위한 여름 막바지 훈련(?)이랄까요? 가족 간의 사랑을 돈독히 하고, 사촌이라도 서로 소식을 주고받으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스페인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먼저구나, 항상 가족과 친구,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스페인에서는 8월, 대부분 직장인이 휴가를 보냅니다. 그래서 이번 캠프도 휴가를 갖는 8월 여름의 막바지에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페냐골로사 캠프는 [참나무집] 주최에, 참가자가 후원자가 되어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도 했는데, 그때는 제가 포스팅으로 올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올려보도록 할게요. 스페인 사람들의 유대관계가 참 특별하여 가족 문화로 대변하는 스페인 문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대화방이 열려 평소에 이 캠프를 위해 이것저것 행사 준비를 서로 의논해왔고요, 드디어 대망의 그 날...... 한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먼저 도착한 손님입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나게 뛰는 애완견~! 히타나가 반갑게 우릴 맞습니다. 



히타나의 주인, 아이들의 고모부 등장입니다. 

역시나 손에 주렁주렁 무엇인가를 많이 들고 왔습니다. 

스페인에서는 함께 참여하는 일종의 문화랄까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가지고 와 다 함께 공유한답니다. 



집에서 직접 담근 와인 여섯 명과 그날 먹을 빵~



고모부가 직접 기른 채소 모음 세트



달걀, 피망(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양파, 가지 등등의 텃밭에서 방금 수확한 채소들이었습니다. 

"아~! 고모부! 우리 집에 오는 것, 언제나 환영해요~!!!" 

해발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의 채소들이 이렇게 풍성하게 자라난다니까요. 



아이들이 점점 모아지는 사이 트람펄린은 포화 상태가 되고 맙니다. 


자~! 준비됐니? 하나, 둘, 셋~! 폴짝!



폴짝!!! 



남자들은 수제 맥주에 흠뻑 빠져 맥주 시음회를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 위의 두 사람은 맥주를 담그고, 저 위의 한 사람은 와인을 담근답니다. ^^



그리고 또 손님이......

산똘님 사촌 형제의 식구가 또 손에 주렁주렁 무엇인가를 들고 옵니다. 



리고 산똘님 이모부께서 직접 만들어 특별 배송한 치즈 케이크도 도착했습니다. 



그날 점심 메뉴는 스페인식 소시지입니다. 삼겹살과 양고기 바베큐입니다. 



숯을 가져오기로 한 산똘님 남동생은 아직도 나타나지 않아 

남자들이 나섰습니다. 

웅가웅가 원시 시대로 돌아가 나무를 어느새 해오고 불을 지핍니다. 



 역시, 시골 사는 아이들 고모부는 손수 바베큐를 합니다. 

손님이 이렇게 손수 참여하는 스페인 문화, 참 마음에 듭니다. 

주인이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참 잘 조화롭게 흘러가니 말입니다. 



이제 다 된 바베큐. 간단하게 빵에 넣어 샌드위치를 해먹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바게트 샌드위치, 보카디요(Bocadillo)라고 하죠? 



맛있는 스페인 소시지를 넣은 바게트 샌드위치~! 이렇게 먹어야 제맛입니다. 
어떤 분은 스페인 소시지가 엄청나게 짜다고 하는데, 사실은 빵과 먹으면 간이 잘 맞아 아주 맛있답니다. 
다른 보존료가 없는 현지 방식의 생소시지를 구웠는데, 이곳에서는 바베큐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다들 맛있게 한 입~! 



부모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우리 조카 형제, 사촌, 팔촌들 정말 예쁜데?"

하나, 둘, 셋~! 찰칵!!!



산똘님과 아이는 다정스럽게 무슨 비밀이야기를 합니다. 

부녀의 모습이 아주 좋습니다. ^^



자, 이제 어른들이 시식할 차례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먹을 만큼만 고기를 먹기 때문에 저번에 온 한국 친구는 엄청나게 놀랐답니다. 

양이 너무 적다고......

한국 같으면 아주 많이 사서 배불리 먹는 게 특징이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보통 스페인 사람이 먹는 양은, 롱가니자 2개, 쵸리소 1개, 삼겹살 1조각, 갈비 한두 점...... 

이런 식으로 먹기 때문이죠. 



이렇게 먹고도 많이 남아 다음 날, 또 먹어야 했다는 슬픈 전설이...... 



삼겹살 구이와 토마토 샐러드~! 



마지막으로 예순 여덟 이모부께서 직접 만드신 치즈 케이크를 시식합니다. 

톡으로 맛있다는 칭찬 이모티콘을 듬뿍 날려드렸습니다. 

요즘 베이킹 강습을 받고 있으셔서 날마다 이런 창조적 빵을 만드신다네요. ^^



후식은 커피와 함께 마셔야 제맛이지요. 



역시 수제 맥주 장인은 다른 이들 눈 아랑곳하지 않고 맥주통을 가져 놓고 토론을 합니다. 

이제 가족 모임 활동에 들어갑니다. 

페냐골로사 산 조안 수도원에 방문했습니다. 

이 수도원 이야기는 다음 블로그에서 한 번 다루었는데, 다음에 이 티스토리에서 

한 번 더 다뤄보고 싶네요. 참 재미있는 역사가 있어 말입니다. ^^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페냐골로사 자연 공원 산책에 나섰습니다. 

온 가족이 아이와 함께 느긋한 산행하는 즐거움은 참 대단하더군요. 



자, 쉬는 시간~ 여길 봐주세요. 



역시 꼬맹이들은 물에서 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물이 있는 곳은 실패할 확률이 훨씬 낮아지지요. 

아이들과 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명심하세요. 



날이 어둑해지는 무렵,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오늘 하루 마무리하고, 다음 날 또 신나는 활동을 준비했거든요. 



뒷마당에 텐트를 치고, 열심히 저녁도 맛있게 먹고...... 



그날 텐트 두 대와 캠핑카 하나가 뒷마당에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다 함께 자자고 아우성이었지요. 

고산이라 밤이 몹시 추워 집에 있는 이불을 다 꺼내와 이렇게 따뜻하게 덮고 잡니다. 



이렇게 다 함께 밤을 지새우는 일이 참 특별해요~! 

아이들이 더 신났습니다. 

부모들은 그래서 텐트에서 쫓겨났다는 사실~! ^^;



하늘의 달과 별, 별똥별 많이 떨어지는 이 밤들......



밤은 깊어가면서 우리의 가족 모임은 한 해가 거듭될수록 전설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살면 살수록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이 인간애는 더 진해집니다. 

우연이 아닌, 매번의 가족 만남도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고, 지지해주는 모습 덕분에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다음 이야기는 2부에서 기대해주세요. 


지구 반대편의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 비슷하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우리 가족의 캠핑장 여행담은 이 글 끝난 후에 올리겠습니다.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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