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초등학생 조카가 스페인에서 보낸 방학, 과연 어땠을까?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6. 8. 2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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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친구들 학교에 갔을 거예요. 개학한 지 벌써 며칠 지났어요."


초등학교 5학년생 조카는 혼자 스페인까지 와서 방학을 이곳에서 보냈답니다. 그런데 벌써 개학하고 이제 돌아갈 날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어보니, 아이는 씨익 웃으면서 그러네요.


"아니요. 있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도 할머니 집에서 방학을 보내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이 아주 싫었습니다. 그렇게 할머니 집에서 재미있었는데 학교에 가야 하니 아마도 조카도 그런 심정이었나 봅니다.


"스페인은 재미있는 게 아주 많아요."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문화를 접하는 아이에게는 호기심이 컸나 봅니다 보고 느끼면서 스펀지처럼 흡수력으로 호기심을 소화하고 싶었나 봅니다. ^^*

아이에게 조곤조곤 물어보니 아이가 노트에 작성한 느낌들을 제게 보여주더군요. 그럼 그것을 토대로 오늘은 초등학생이 느낀 스페인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포스팅으로 써보겠습니다.



1. 스페인에서는 집안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신기했어요.



당연히 한국에서는 집안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데, 스페인에서는 밖에서 신던 신을 신고 들어와도 되니 얼마나 신기한가요? 물론 실내화로 바꿔 신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2. 어른들이 (아이에게) 똑같은 농담을 했어요.


조카가 뛰어놀다 그만 무릎을 까고 말았답니다. 그러자 이모부는 어서 톱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쓱싹쓱싹 다리를 잘라버리게......!"


무릎이 까인 다리를 잘라버린다고 농담을 했는데, 만나는 어른마다 같은 농담을 하는 겁니다. 아마도 '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라는 한국 농담과 동격이랄까요? 어른들이 하는 농담은 똑같았다네요.




3. 보통 스페인 사람들의 집이 2채라는 신기했어요.


우리가 들르는 곳마다 여름 (별장이나 해변 아파트 )이었으니 아이는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진짜 집이 있는데 여름 집까지 있다니......! 아이 눈에는 여름 휴가를 다른 집에서 보내는 신기했나 봅니다.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스페인 5학년 학생 라라네 집에서 보냈는데, 여름에는 발렌시아 해변에서 또 만나게 된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나 봅니다. 



4. 수영을 많이 있어 좋아요.


물론 한국에서도 수영을 많이 하겠지만, 아마도 스페인의 야외 스포츠 문화가 아이에게 많이 느껴졌나 봅니다. 여름에는 야외 수영장이 오픈하고 많은 이들이 지중해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또한 대부분이 여름에 휴가를 보내기 때문에 이런 활동을 많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가 하는 소리가......


"우리 엄마, 아빠는 일을 너무 많이 하시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 수영하러 수는 없어요. 아무리 수영 많이 하고 싶어도 식구가 다 함께 기회는 적어요."



스페인 이모부와 함께 바닷속 세계를 보기 위해 스노쿨링 하는 조카. 




5. 언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했어요.


스페인에서 어른들이 아이에게 많은 것을 물었지만 통하지 않아 무척 답답했답니다. 한국말로도 좋으니 대답해도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는 말이 술술 나오지 않더라는 겁니다. 영어는 머릿속에서만 떠오르, 실제로는 말이 튀어나오는 어려웠나 보네요.

차라리 스페인어를 배워보지? 했더니......

이제 아이들과 아주 소소한 부분은 스페인어로 하더군요. ! 신기해.

그런 점을 보면 아이들은 정말 언어를 금방 습득합니다. 대단해요!!! 역시 언어는 생활하면서 느는가 봅니다.

우리의 첫째 산드라도 언니 덕분에 한국말이 쑥쑥 늘어 둘이 한국말로 대화하고, 텔레비전에서 모르는 부분은 통역까지 해준다니 놀랐답니다. 서로 소통해야 언어도 느는 것이지요.



조카가 산드라에게 배운 스페인어 단어. 

이렇게 금방 늘다니 믿을 수 없었답니다. 



6. 스페인의 과일은 신선하고 맛있어요.


처음으로 납작 복숭아를 먹어본 아이는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또한, 각종 과일이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다면서 많이 군침을 삼켰지요. 맛있는 멜론과 키위, 그리고 레몬까지...... 이곳에서는 흔한 과일들이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들어 아이는 과일 천국인 스페인이 좋다고 하네요.

맞습니다. 스페인은 열대 과일에서부터 온대 과일까지 두루두루 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답니다.

 

사진: connie58


7. 스페인의 여름은 뜨거워요.


아이는 양지에 가면 "아이고, 더워라~!" 소리를 참지 못하고 내뱉었습니다. 정말 그만큼 뜨겁고 덥답니다. 특히 우리가 텐트를 치던 정오에는 정말 뜨거워 온몸에서 샤워하듯 땀이 흘러내렸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늘에 가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

"스페인은 그늘에 가면 아주 시원하고 좋아요."

반대로 고산평야는? 지금은 춥습니다. ㅠㅠ



양지는 뜨겁고 음지는 시원한 이상한 스페인 날씨.



8. 스페인서는 아침을 빵이나 비스킷으로 먹어요.


아이는 한식이 전혀 그립지 않은 스페인식 아침 식사를 즐겼답니다. 휴우우우! 다행이다. 전에 한식 아침이 제일 맛있다고 조카가 스페인식 아침을 먹어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덕분에 많이 가는 한식 차리지 않아 다행이지만, 이렇게 간단한 아침식사에도 만족해 좋았습니다.



깨알 글씨의 아이 노트

(보통 이렇게 적고 난 다음 깨끗하게 옮겨적는다고 합니다. ^^*)



그밖에도 조카는 느낀 점을 여러 썼답니다. 그런데 글에서는 대표적 느낌만 올립니다. 무서운 쌍둥이 동생들 이야기에서부터 요리 잘하는 이모까지...... 친환경적인 집안 시설과 불편한 느낌까지 써내려갔습니다. 이야기는 사적인 공간에 모셔두고 아이가 느낀 스페인에서 보낸 방학은 위의 글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래도 초등학생이 용기있게 한국에서 스페인까지 와서 방학을 보낸 여간 기특하고 신기하지 않을 없네요. 화이팅! 조카! 남은 날까지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느끼고 습득하고 가렴~! ^^*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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