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어요! 단돈 2유로라뇨?
1유로에 12월 1일 기준, 현재 1,240원 정도 합니다. 그럼 2유로는 2,480원입니다. 아니, 2,480원으로 트러플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요? 그 비싼 세계 3대 진미가 겨우 3,000원도 안 된다고요? 믿으실 수 없으나 믿게 해드릴 포스팅을 오늘은 올려봅니다.
서양 송로버섯, 트러플(Truffle). 여러분은 박근혜 청와대 오찬으로 더 잘 알고 있는 비싼 버섯이지요. 청와대 호화 오찬이라며 큰 논란이 되었던 그 버섯이랍니다. 전기료 누진제 등으로 서민들은 허리를 조르는 상황에 청와대의 호화 향신료 트러플 요리는 국민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당시 청와대에서 사용한 버섯은 중국 윈난 성에서 산 싼(?) 버섯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름이 트러플이라 그런지, 중국에서 나도, 한국으로 일단 건너오면 아주 비싸지는 게 흠이더군요. 그 중국산이 50g이 5만6000원 1이라고 하니, 유럽산이었다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사실 중국산 트러플은 트러플 세계에서도 고급이라고 하지는 않거든요. 유럽산 투버 멜라니스포룸(Tuber melanisporum)이나 투버 마그나툼(Tuber magnatum)이 세계 최고의 맛을 자랑하거든요. 아무튼, 한국 서민에게는 미운털이 콕 박힌 이 트러플이긴 합니다. (유럽에서 중국산 트러플 가격은 10~30배 이하의 값이거든요)
그렇게 비싼 트러플이 스페인 현지에서 단돈 2유로 접시에 올려져 나오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비스타베야(Vistabella) 마을은 투버 멜라니스포룸이라는 트러플이 나는 생산지이랍니다. 우와~! 그래서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간혹 저도 이 트러플을 갈아올린 요리를 해 먹기도 한답니다. 비싸지 않나요? 하고 자주 물어오시는데, 다른 버섯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긴 하지만, 또 다른 나라의 트러플 가격에 비하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답니다. 아무래도 현지에서 나니 그렇겠죠?
트러플이 맛이 있긴 맛있습니다.
딴소리 집어치우고 단돈 2유로 트러플 요리는 매년 2월 마지막에서 두번째 주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비스타베야에서만 맛볼 수 있답니다. 비스타베야에서는 특별히 트러플의 날을 개최하거든요. 아주 작은 행사인데, 트러플을 맛볼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비스타베야의 트러플 날 행사 때 나오는 음식들입니다.
이 모둠 요리가 단돈 2유로!
좀 놀랍지 않은가요?
자세히 보면, 스페니쉬 오믈렛, 노른자 으깬 삶은 달걀, 하몽, 크로켓, 빵과 치즈 등이 있습니다.
아니, 이거 그냥 사 먹어도 2유로 넘잖아요? 맞아요.
그런데 이곳의 비스타베야 조합에서는 특별히 이날 트러플 보급을 위해 싸게 내놓습니다.
자 다양한 모둠 요리 접시에 이제 트러플을 살살 갈아올리면 맛난 트러플 요리가 됩니다.
트러플은 향신료로 주로 쓰이기 때문에 신선할 때 갈아 다른 음식과 먹는답니다.
트러플 특성상, 조리했을 때에는 그 향과 맛이 다 날아가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1g에 1 euro가 보통이라면, 이거 2유로를 훨씬 넘어서는 요리가 분명합니다. @.@!!!
아무래도 작은 마을이니까 축제처럼 트러플 행사는 진행됩니다.
올해에는 독일에서 단체 관광객 50여명이 왔다갔지요.
이날에는 산똘님도 자신이 직접 담근 맥주를 갖고 출동합니다.
어떤 해에는 트러플 넣은 맥주를 판매하기도 했고, 어떤 해에는 위의 표지처럼 생강 맥주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산또르표 맥주가 트러플 요리보다 비싸요. ^^;
한 잔에 2유로.
헉? ^^*
이날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음악 반주도 하십니다.
비스타베야의 트러플이 이렇게 진열되어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죠.
이것은 트러플로 만든 소시지
트러플 밀레니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기름, 트러플 왕소금 등의 제품이 전시, 판매되고 있어요.
트러플 푸아그라.
물론, 행사 없는 날에도 마을의 식당에서는 트러플이 들어간 음식이 자주 나오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은 돼지고기 안심을 카라멜 소스로 바싹 구운 요리입니다.
아주 맛있어요.
비스타베야의 식당들에서 맛볼 수 있는데 2유로는 아닙니다.
보통 가격보다 비싼 15~20유로 선이랍니다.
또 재미있는 볼거리는 이 주 행사에 훌륭한 개 선발 대회도 한답니다.
밭에 트러플을 묻어두고 누가 제일 빨리 정확하게 (먹지 않고)
트러플을 찾아내는지 대회를 하지요.
그런데 어떤 녀석들은 그냥 찾자마자 그 비싼 녀석을 꿀꺽 삼킬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만 한답니다.
우와~! 트러플 이 녀석, 꽤 미운털 박혔는데, 그래도 스페인의 이 작은 마을에서는 참 친근합니다. ^^*
미래의 유통 구조가 바뀐다면 이 트러플도 잘 수입이 되어 정직한 값으로 유통되었으면 하네요.
이 맛난 녀석이 미운털 박혀 한국에서는 호화로 취급되니 말입니다.
스페인에 여행 오실 분은 미리 매년 2월에 있는 트러플 행사를 신청하실 수 있답니다.
아니면 때맞추어 방문하셔도 괜찮습니다.
(아니, 저희집 말고, 마을로...... ^^;)
비스타베야의 마을 회관에서 운 좋게
2유로짜리 트러플 모둠 요리를 시식할 수 있으니 말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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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앙일보] 청와대 호화 오찬 주범 ‘송로버섯’ … 실제론 1인당 560원어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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