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각

한국 여자라면 받을 수 있는 당황스러운 유럽인의 질문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8. 8. 24.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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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인 남편 덕에 알게 된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영화 속에서나 본 프랑스 영화배우 같은 느낌을 주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인 어머니 덕에 불어도 솰라~ 솰라~ 봉쥬르~ 잘해서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멋진 외모에 듬직할 것만 같았던 그 친구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인 촐랑거림 때문에 그 환상을 금방 깨워줬습니다. 얼마나 촐랑거리는지 으음...... 비교하자면, 김종국 앞의 유세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세윤의 깐죽거림과 촐랑거림이었지요. (인스타그램 보면 유세윤 깐족대는 모습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금방 말도 트고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악의가 없다면 이런 촐랑거리는 친구가 실은 더 편하고, 속에 있는 말도 금방 털어놓을 수가 있답니다. 하지만 친구는 절 보면 촐랑거림의 극치를 달립니다. 

"올라(Hola, 안녕)~!"

이 말만 하면 아무 이상이 없을 텐데 항상 이 말을 달고 저에게 깐족대곤 했습니다. 

"곤니찌와, 곤니찌와! 곤니찌와! 곤니찌와!" 

아~~~ 안 봐도 다 상상이 되죠? 제가 얼마나 짜증이 날지? 웃기면서도 짜증 나는 일을 유도하는 게 이 친구의 특기입니다. 제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곤니찌와라고 하는 건, 절 놀리기 위해 하는 일이랍니다. 친구가 아는 유일한 동양의 언어가 영화에서 본 이 대사였으니 말입니다. 곤니찌와! 


게다가 헤어질 때도 하는 말이 터미네이터에 나왔다는 말인데, 

"사요나라~ 베이비!"입니다.  

크으윽! 아무튼 얼마나 깐족대는지 일상이 깐족댐과 촐랑거림이라 저는 '허허'하고 웃고 맙니다. 심할 때는 

"제발 꺼져주세요!"라고 말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허울이 없이 사이가 좋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이 사정을 모르는 이가 봤다면 어? 한국인에게 일본어로 계속 놀리면서 뭐 하는 짓이야? 하고 볼 수도 있죠. 어떤 이는 인종차별이라고도 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우리 관계를 알기 때문에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보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이라는 게 이렇게 상대와의 관계와, 그 상대가 하는 행동, 제스쳐, 의도, 기분 등을 파악하여 단정 지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 살면서 본 몇몇 유럽 친구들은 인종차별적 편견이나 행동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모르니까 하는 행동이니 설명을 해주면 되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는 경우도 봤습니다. 가령 '눈을 찢는 행위'에 반발하는 모습. 

사실, 미국에서는 이것을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많이들 알려졌지만, 유럽에서는 특정 신체를 표현하는 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유럽 문화권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유럽인들이 이런 표현을 하면 인종차별이라면서 화를 내는 한국인도 자주 봤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몰라 친구들에게 조언해줍니다. 

"동양인을 보면, 눈을 찢는 행위를 삼가라~"고 말이지요. "요즘 세계 에티켓은 눈을 찢는 행위를 삼가는 추세"라고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에 반발합니다. 

"왜 눈 찢는 게 동양인 비하라고 느끼지? 신체를 표현하는 방법일 뿐이잖아? 우리에게는 코쟁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코쟁이인 게 전혀 비하로 느껴지지 않던데? 돼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코를 눌려 표현하잖아? 코끼리는 코를 길게 만들어 표현하고, 토끼는 손을 머리에 올려 귀를 만들어 표현하고...... 같은 이치로 생각하면 안 될까?"  

친구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행동을 조심하라는 말은 마음으로 세긴 듯합니다. 마라도나의 행동에 동조를 못 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한국인 팬을 비하하듯 눈을 찢은 행위)

"마라도나는 나가도 너무 나간 케이스이고~" 

▲ 훌렁훌렁 옷을 벗고 온몸을 태우는 유럽인들에게 하얀 피부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한국 여성은 신기하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관련 사진은 이 글과 상관 없음)

그런데 이와 비슷하면서도 좀 성격이 다른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질문에 저는 무척 짜증나지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런 질문입니다. 

"한국 여자들은 왜 얼굴을 태우지 않지?"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덧붙이는 단정적인 말은 저를 무척 짜증 나게 하지요. 

"한국에 갔더니 여자들이 전부 성형하고 피부도 하얗고 정말 놀랐어. 

아무래도 백인을 닮아가고 싶어 하는 게 보이는 것 같아."

헉?!!! 백인?! 백인?! 백인?! 

저는 믿을 수가 없었지요. 설마, 동양 여자들이 하얀 피부를 유지하고 싶은 것을 '백인을 닮아가고 싶어 한다'는 편견으로 단정 짓는가 싶어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싶어 잘 설명을 해줬습니다. 

"유럽에서도 옛날에는 마님들이 다 피부 하얗게 분장하고 다녔잖아? 농촌 아낙처럼 검게 탄 피부는 아름답지 못했다고 하잖아?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야. 옛날부터 동양 여자들은 하얀 피부에 앵두 같은 입술을 선호했지. 그 결과가 현대에도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종종 받고 나면 좀 서운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참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왜 이들은 이렇게 자기중심적 사고를 할까? 하고 말입니다. 

▲ 여름 햇살이 뜨거워 종종 긴 팔 셔츠을 입고 다니면 하는 질문

다음에는 이들이 제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줘야겠습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흑인 닮아가고 싶어 살을 태우는 게냐?!" 

하하하! 하지만, 저는 이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들과 똑같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건 제 취향이 아니거든요. 어찌 됐든, 이런 현상은 서로를 모르니 생기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가르쳐주면 된답니다. 작은 편견은 일상에도 가득하고,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시선으로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답니다. 

악의가 전혀 없는 제 절친인, 19년 지기 유럽(국적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친구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중히 말해줬습니다. 

"이런 백인 중심주의적 사고는 네 시야를 갇히게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어." 하고 말이지요. 그 친구도 아마 요즘은 다른 사고를 하지 않을까 싶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소소한 인종차별적 경험을 하셨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임을 알려드립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도 없고, 정~ 안 되겠다면 한 마디 해주면 수그러들기도 합니다. 

나에게 '중국인, 니하오~, 곤니찌와'라면서 진짜 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니 여러분은 무시하시면 됩니다. ^^* 

오늘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해외생활의 작은 에피소드를 소개했습니다. 여러분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리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자!!! 

태풍 무사히 잘 지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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