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저는 약 2주 동안, 스페인 북부의 아스투리아스(Asturias) 지방을 여행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예약 등록된 글을 이틀 간격으로 받아보셨을 텐데요, 제가 머물던 캠프장은 인터넷도 안 되고, 모바일 데이터도 간당간당한 곳이었기에 예약 등록 끝난 후에도 글을 올리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시설이 좋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나요? 하고 물어보실 분이 분명히 계실 것 같아 이야기해드리자면요, 우리 가족이 여행한 곳은 피코스 데 에우로파(Picos de Europa)라는 거대한 산맥이 있는 곳으로, 한국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명소인 아주 아름다운 산악 지대랍니다. 작은 피레네산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험악한 산악 지대로 인터넷 시설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을과 마을은 구불구불한 도로로 이어져있고, 아름다운 전경과 다양한 먹거리는 방문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답니다.
그동안 제 글을 기다리신 독자님을 위해 이렇게 작은 해명으로 오늘 이야기 시작할게요. ^^
비스타베야에서 아스투리아스의 한 캠프장까지 가는 데 필요한 시간은 약 8시간 정도 필요합니다. 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말이지요. 그래서 중간에 쉬엄쉬엄 쉬면서 가면 하루는 꼭 걸리는 곳이 아스투리아스이지요. 오스트리아가 아닌 아스투리아스입니다. ^^*
우리 가족은 스페인 친구들 다섯 가족과 함께 여행에 합류했답니다.
사실 제게는 친구가 아닌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다들 남편 친구들이었는데...... 남편 친구들의 아내나, 남편이었지요. 솔직히 처음에는 모르는 이들과 함께 여행한다는 게 참 어색했답니다.
"아~~~ 어떻게 모르는 사람들과 여행을 하지?"
이렇게 별로 기분 좋지 않게 남편에게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다들 산을 좋아하는 내 친구들인데 이제 가족을 다 갖고 만날 수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만나고 싶어 하는 거야."
그렇게 하여 남편의 친구들 가족과 그들의 아이들을 만나 여행을 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던 여행의 개념과는 참 달라서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일단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낳고 기르는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고요,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어 얼마나 신나게 놀던지, 함께 여행하게 되어 나중에는 기쁘기까지 했습니다. 일주일 넘게 같은 캠프장에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사람들 자체가 여유롭고 자유로워 그랬는지 문제가 전혀 없었답니다.
이번에 간 산속 캠프장. 별 2개 캠프장이었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여유와 자유로움이 느껴져 평화로운 분위기가 절로 흘렀습니다. 지난번 갔었던 별 4개의 해변 캠프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각자 알아서 캠프장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오자마자 캠프장 일대를 돌면서 다른 가족을 위해 야영지를 예약하기로 했답니다. 떨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이지요.
떼거리로 몰려있는 듯해서 처음에는 꺼려지기도 했지만, 스페인 친구들은 함께 있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음식은 함께 하여 함께 먹는 분위기는 아니었답니다. 각자 알아서 음식을 해서 먹기로 했지요. 그게 더 편하고 좋았답니다. 아이들 식성도 다르고 가져온 음식도 다 다르니 말입니다. 게다가 누가 일 많이 하느리 안 하느니 다툼의 여지도 있고...... 이렇게 각자 알아서 먹고 설거지하는 게 제일 편하고 좋았답니다.
어떤 날은 함께 모여 식당에서 외식하기도 했고요, 어떤 날은 바베큐 파티를 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알아서 간단하게 음식 해 먹고 여행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른끼리 만나서 술 마시고 노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지요!!!
게다가 먹기 위해 하는 여행도 절대 아니었고요!!!
스페인 친구들은 아이들 위주로 행동하고 계획을 짜더라고요. 마치 아이들을 위한 여행인 것처럼.
그런데 사실은, 다들 자기 아이들을 위한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은 함께 하기도 했고요, 나누어서 하기도 했답니다. 그날그날 각자 하고 싶은 일을 나누어서 했답니다.
어떤 날은 산행도 하고, 어떤 날은 견학도 하고, 어떤 날은 해변에 나가 해수욕을 하고, 어떤 날은 카누도 타고......
누구 하나 강요하는 일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계획을 던지고, 그 계획이 마음에 들면 함께 합류하는 분위기였답니다.
▲ 아이들과 함께 간 치즈 공장 및 농장 방문
함께 여행하니 좋은 점은 아이들끼리 친구가 될 수 있고, 어른끼리는 소통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내 자식만 챙기지 않고 다른 아이들도 챙기는 분위기가 마치 대가족 같은 느낌이었지요. ^^
함께 모르는 길도 헤쳐가고...... 몰랐던 서로를 알아가며 함께 산행하는 일, 오랜만에 느낀 새로움이었습니다.
덕분에 푹~ 아스투리아스에 빠져 여행하고 왔습니다. ^^*
아름다운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은 곧 풀기로 하고요, 오늘은 무사히 여행 다녀왔음을 여러분께 신고합니다. 여행 중에 받은 슬픈 소식도 있었고, 기쁜 소식도 있었으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많았지만, 일단은 이렇게 소식 올립니다. 천천히 이야기 보따리 풀기로 하고요, 스페인 이야기 아직 많으니 기대해주시면 아주 고맙겠습니다. ^^*
여러분, 하루하루 행복하시고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살자고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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