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쪽의 아스투리아스 지방은 산세가 험악하여 마을과 마을이 구불구불한 도로를 타고 연결되어 있답니다. 그곳 현지인이 항상 하는 말이, 어딜 가나 1시간은 잡아야 하기에 그만큼 마을과 마을이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산맥을 타고 계곡 사이 사이에 마을이 있기 때문에, 교통이 좋지 않았을 때는 마을마다 특유의 치즈와 우유 등을 자체생산해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명물은 당연 치즈입니다. 그것도 동굴에서 발효한 자연 치즈!
앗! 오늘은 치즈 포스팅이 아니라, 이 치즈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재래시장 탐방기입니다. 물론, 재래시장이 매일 있는 게 아니라 7일마다 열리는 7일장이랍니다. 그 7일장에서는 치즈뿐만 아니라 각종 다양한 물건이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산속 마을에서 가지고 나온 물건을 진열해 파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디선가 뚝딱 끊어서 가져온 옷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고요. 한마디로 시장 풍경이 어디서나 다 비슷한 모습이라는 걸 느낀 재래시장이었습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는 차가 주차할 수 없을 정도로 인파로 몰리는 곳이 있습니다.
강가 데 오니스(Ganga de Onis)라는 아스투리아스의 한 마을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상당히 큰 마을이었지요. 이 마을은 성당 중심으로 시장이 열립니다.
버스 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요, 우리 가족은 시장으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 하천을 건너, 마을 중심으로 갑니다. 예쁜 징검다리가 친근합니다.
역시나 먼저 들어오는 게 치즈! 스페인어로는 께소(Queso)라고 합니다.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유명한 께소는 께소 데 카브랄레스(Queso de Cabrales)라는 치즈로 양젖, 염소젖, 우유, 이렇게 세 가지 종류로 만들어내는 동굴 발효 치즈랍니다. 프랑스의 블루치즈와 비슷하지만, 상당히 독특한 치즈이지요. 스페인 대표 브랜드 카브랄스 원조 치즈로 유명한 곳입니다.
(다음에 치즈 공장 방문기 포스팅도 올릴 예정입니다~~~)
정말 다양한 치즈가 진열돼 있죠?
이게 그 유명한 께소 데 카브랄스입니다. 정말 향이 독특하고 강해서 처음 먹어보는 이들은 역겨울 수도 있지만, 저처럼 훈련된 사람은 좋아서 환장하는 치즈랍니다. ^^*
하하하! 무조건 오천 원~! 하고 불러댈 것만 같은 옷 장수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코너에는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여기는 재래시장답게 각종 농기구 판매하는 곳
그런데 가장 지역색이 많았던 곳은 바로 저 건물 아래 파티오에 모여있던 상인들이었습니다.
산속 마을 주민들이 자기 생산품을 가지고 와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다 합법적으로 등록된 곳이기도 하지요.
저 같은 관광객이 좋아하는 곳이었죠. 정말 관광객이 이 수제 치즈들을 구하려고 몰려든 듯했습니다.
아~~~ 다시 가고 싶어요.
계곡 돌아 마을마다 마을 전통의 치즈를 만들기에 치즈가 비슷하면서도 다 달랐습니다.
집마다 장맛이 다르듯, 이곳도 집마다 치즈 맛이 달랐습니다!
아스투리아스 지방은 농장이 아주 많아요. 산이 많아 가축을 기르는 곳도 많고, 사냥하여 멧돼지나 사슴 고기를 써서 이렇게 소시지를 만드는 곳도 많았습니다.
저것이 바로 멧돼지 쵸리소(Chorizo, 파프리카 가루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만든 소시지)
이것은 사슴 쵸리소.
이거 두 개 사서 먹어봤다는 것은 안 비밀~~~
아주 매운 쵸리소도 있으니 잘 골라서 사야 합니다. ^^
그리고 아스투리아스에서 유명한 것이 콩과 밭!
그 유명한 파바다(fabada, 아스투리아스식 콩 스튜)가 이곳 전통 음식이거든요.
한국에서 단팥을 먹는 것에 기겁하는 이유도 바로 이 음식 영향이 강합니다.
그냥 재미로 읽어보세요.
한쪽에서는 꽃과 화분, 모종 판매하는 곳도 있었지요.
산악지대이며 시골이나 사람들이 집집마다 꽃으로 발코니를 꾸며 참 예쁜 곳이 아스투리아스 지방이더라고요.
집에서 재배한 채소 파는 분도 있었고요.
파릇파릇한 모종만 파는 분도 있었습니다.
과일 상도 한 몫 단단히 챙기고 있었고요.
하지만, 우리 가족은 치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치즈가 얼마나 맛있게 보이던지......
저 치즈 보세요!!! 시퍼런 발효 곰팡이가 넘 유혹하지 않나요?
우리는 이 청년이 파는 더 시퍼런 치즈를 사 먹기로 했습니다.
저 시퍼런 치즈의 색깔 보세요! 신기했던 게 저 시퍼런 치즈는 크림처럼 발라서 먹더라고요. ^^
이 치즈가 얼마나 맛있었던지...... 우리 가족은 며칠 뒤 이 청년이 사는 마을 주소를 찾아 가봤습니다.
마을은 아주 작아서 한 오십 명 정도만 사는 곳 같았지요!
그런데 이 치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먹을 수 없으니 말이지요.
대신 오기 전에 각종 치즈 하나씩 다 싹쓸이해왔다는 것은 안 비밀~
헉?! 돼지코 소금에 염장한 것도 파네요!
어딜 가나 콩~
우와!!! 사과주!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대표주가 사과주인데...... 정말 재미있어요.
따라서 먹는 모습이..... 나중에 이 사과주 따라 먹는 방법 포스팅도 할 것이니 꼭 기대해주세용~
각종 말린 소시지.
한쪽에서는 아~~~ 할머니들이 모여앉아 직접 만드신 물건을 팔고 있으셨어요!
아! 한국하고 똑같잖아?! 얼마나 친근감이 일던지......!
그런데 이게 뭔지 아세요? 할머니가 직접 만드신 버터라네요. ^^
나이 많으신 분들 대놓고 사진 찍기 민망하여 이 사진만 찍었는데, 사실은 많은 노인분이 집에서 직접 만드신 음식을 팔고 계셨어요.
먹음직스러운 빵 코너.
빵 속에 초리소 넣어 판매하는데 저거 사 먹고 열량이 많아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역시나, 험악한 산악지대 사람들이 생존하는 법은 열량 많은 음식이었습니다.
옛날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걸 누가 사갈까 싶겠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가더라고요.
장식하기에도 좋고, 향수 불러오기에도 좋은 이 물건들......
마치 재래시장 자체가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 정감이 있었습니다. ^^*
여러분, 오늘의 재래시장 탐방기, 재미있었나요? 스페인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곳은 시장이 다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나중에는 떨이로 막 팔기도 하니 역시~ 하면서 미소를 짓기도 했고요. 인심도 좋아 과일 상은 과일 몇 개를 더 얹어주기도 했습니다. 치즈 구경하는데 먹어보라면서 뚝 잘라주는 것도 정감 있었고요. 역시, 사람 사는 곳은 인정이야~! 혼자 흐뭇해하면서 이 시장 구경했답니다.
캠프장에서 지내는 우리 가족에게는 냉장 보관해야 하는 치즈를 많이 살 수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던 탐방이었습니다. 가기 전, 7일 기다려서 한 번 더 와보자~ 라고 했지만...... 그날 비가 억수로 쏟아져 외출을 못 했다는 사실도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근처 치즈 가게에서 몇 가지 싹쓸이 해와서 조금 안심이 된다는 사실......
우리 집 냉장고에 지금 치즈가 열심히 발효 중입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글이 재미없어도 응원의 댓글과 공감 많이 부탁합니다!!! 아자!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한서 가족의 여행기 > 2018년 여름, 아스투리아스 여행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몇 가지 (5) | 2018.09.21 |
---|---|
스페인에서 5인 가족 카누 타기 (6) | 2018.08.29 |
스페인에서 여섯 가족이 함께 여행하는 일이란... (8) | 2018.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