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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66

눈 오는 날, 4년 만에 감행한 엄마의 단독 외출

아침에 눈(eye)을 떠보니 눈(snow)이 또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해발 1200m의 우리 참나무집은 겨울마다 이렇게 눈을 맞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포근한 눈이 이렇게 안녕? 아침 인사를 했네요. 스페인은 해가 쨍쨍한 열정(정열?)의 나라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우리 집에 눈이 왔다, 그러면 다들, 오? 스페인서 눈? 하고 놀라워하십니다. 그런데 우리 비스타베야 고원은 역시나 눈이 없으면 서운한 겨울이랍니다. 그런데 이날 아침은 반갑지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일단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려 골골대고, 뜨거운 열에 펄펄 끓고 있어서 말이지요. 다행으로 아빠는 눈이 와 숲 속에 위치한 자연공원 사무실에 갈 수가 없어 집에 머무르기로 했답니다. 그럼 문제 해결이다! 가 아니라, 글쎄 이날은 제가 발렌시아의 치..

내가 아플 때 외국인 남편이 준비하는 음식

아! 여러분 저는 요즘 머리가 너무 아파요. 감기 바이러스에 걸려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답니다. 신기하게도 이번 감기는 머리가 아픈 것이 특징일 정도입니다. 아프니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밥맛도 없고......그런데 더 특이한 이번 감기는 먹고 싶은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니, 먹고 싶지 않으면서도 먹고 싶은 것이 있고, 그렇다고 많이 아프지도 않으면서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것이 미치겠습니다. 역시 인간은 병에서도 희한한 감정을 달고 사는가 봅니다. 제가 아프니 요리마저 하고 싶지 않답니다. 요리도 아이들 때문에 하지 아이들이 없었다면 에잉...... 정말 그냥 침대에서 푹 쉬고만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그런데...... 침대에 들어가면 먹고 싶은 생각이 나 또 죽을 맛이랍..

외국인 남편의 블로그 조언? 블로그 참견?

회사 다녀온 남편이 오랜만에 오늘의 블로그 이야기는 무엇이냐고 물어보네요. "오늘은 재미없는 스페인 정치 이야기야." 그랬더니, 이 사람이 과장할 정도로 놀라면서 그럽니다. "아이고! 그런 이야기는 재미없어서 많은 방문객을 받을 수 없어! 그냥 다른 이야기를 써!" 아니, 내 블로그 내가 한다는데 왜 나서서 그러냐고 반문을 했죠. 최근엔 제 블로그에도 잘 들어오지 않으면서 말입니다. 지나가는 이웃과 친구에게는 제 블로그, 침 튀겨가면서 이야기하는데요, (그래서 부끄럽기도 하답니다.) 일이 당최 바빠 들어올 수 없다는 남편이 급작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니 신기하기도 했답니다. "차리리 외국인 남편 이야기를 써!" 헉? ㅠ,ㅠ "외국인 남편의 활약상 말이야!" 아니, 무슨 활약을 한다고? 요즘 들어 활약하는 ..

차 천장 들어내는 남편은 못 말리는 맥가이버

스페인 고산에 정착하면서 우리는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도시와는 거리가 너무너무 먼 곳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스페인은 한국과는 달리 배달 문화도 없고, 대행 문화도 없으니 말입니다. 대행 업자가 있다 해도 가격이 어마어마어마......! 그래서 우린 스스로가 맥가이버가 되거나 슈퍼맨이 되어야만 하지요. 그래서 남편은 자신의 수제 맥주를 만들 보리나 밀의 분쇄기(미니 자동 방아)를 직접 만들기도 했지요.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은 이미 이 사진을 기억하실 겁니다. ^^ 최근엔 요런 요상한 전기 물건도 만들었습니다. 맥주를 발효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조절계라고 합니다. 헉? 이런 것을 어떻게 만들까? 아무튼, 머리가 잘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집..

남편이 아이를 챙길 때 여자는 행복을 느낀다

정말 신기한 것은 남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일상적으로 만나는 소소한 일과 행동이 행복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전에는 뭘 달성하지 못하여 안달 난 사람처럼 산 것 같은데, 지금은 그저 모두가 자연스럽게 세월을 사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온다. 특히 남편과 아이들의 관계를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내 아이가 사랑받아 그런가? 물론 남편의 아이이기도 하지만, 아빠에게서 사랑받는 모습을 보니 여자들은 특별한 감성에 젖는 것도 같다. 이 특별한 감성은 모성애와 사랑, 행복인가? 아이들이 아빠에게서 사랑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모든 여자들은 나처럼 행복을 느낄 것 같은데...... 유니버셜한 이 사랑의 감정 말이다. 요즘 육아에 지친 나...... 잠시 쉬라는 듯 남편은 내가 하던 일을 한다. 아이들 간식..

천 조각 하나, 그것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행복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의아할 정도로 남편의 손수건이 신기했다. 이 손수건은 멋으로 가지고 다니며, 눈물 뚝뚝 흘리는 여자에게 주려고 향수 뿌린 것도 아니었고, 그냥 가지고 다니면서 흠집 없는 (완벽남) 모양새를 보이고자 가져 다니는 것도 아니었다. 이 남자는 가차 없이 손수건으로 코를 훅 풀면서 적나라하게 사용하는 '실제적 사람'이었다. '실제적 사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내가 한국에서 살면서 본 손수건의 의미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액세서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남편이 사용하는 손수건은 정말 실용적으로 쓰이는 것이었다. 코 푸는 것! 빨래를 널면서 나는 지독히도 사용의 절정에 달한 손수건을 보면서 참 징하다, 란 생각도 들었다. 이 천 조각 하나에 얼마나 많은 양의 코를 풀었던가. 신..

소소한 생각 2014.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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