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개가 일주일 내내 가시질 않는다. 부슬부슬 내리락 말락 하는 비와, 깊게 깊숙이 넓게 퍼지는 안개가 가득한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덧문을 열면 물기 머금은 세상이 우릴 맞이한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변하는 모습이다. 안개가 저 언덕에서 조용히 찾아와 깊게 퍼지는 아침이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봄은 항상 이렇다. 내릴 둥 말 둥 한 비...... '4월에는 비가 적게 내리지만 1년 버티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라는 발렌시아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듯이, 이 4월의 비는 자라나는 식물에게는 생명의 비다. 물기 머금고 생명의 씨를 틔우는 식물이 아름답다. 빛이 없으니 좀 어둡지만 포근한 느낌이다. 요즘 민들레 잎을 따다가 샐러드도 해 먹고, 고추장 양념해서 무쳐도 먹는데 잠은 계속 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