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엄마의 칼질 소리가 많이 난 도시락이 제일 맛있는 거야." 그때는 엄마의 사랑을 이렇게들 표현했지요. 엄마가 요리를 정성껏 준비해주는 도시락이야말로 그 어떤 비싼 반찬이 있는 도시락과는 다르게 맛있다고......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성장하면서 이 말이 주는 그 뜻이 참 무섭더라고요. 엄마는 맞벌이에 아침 일찍 일어나, 남들보다 더한 칼질을 하고 도시락을 싸야 했기에...... 그 운명이 참 안타깝고 안돼 보였기 때문이었죠. 차라리 칼질 소리가 적게 나도 괜찮으니, 조금 쉬면서 대충 도시락 싸주는 게 덜 미안했습니다. 이제 제가 엄마가 되어 아침에 아이들 간식을 싸주면서 어렸을 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얼마나 편협한 사고였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