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먹거리

시래기 무침 먹어본 남편의 반응, '스페인에도 똑같은 것 있어!'

산들무지개 2014. 11. 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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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발견한 한국 반찬 재료, '무'라고 여러분께 소개해드린 적이 있지요? 

제가 사는 발렌시아 주에서는 이 '무'를 시원하게 육수를 내는 데에만 사용한답니다. 일부러 먹으라고 해도 먹지 않는 사람이 많은 곳이고요, 채소 가게에 가면 무청을 뺀, 무만 딸랑 파는 곳도 대부분이랍니다. 운이 좋아 무청도 같이 있으면 서둘러 자르지 말고 같이 주세요! 하곤 했었지요. 그만큼 발렌시아에서는 사람들이 무청도 안 먹고, 무도 안 먹으니 무가 무슨 소용이 있나, 그냥 무()로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아니지, 우리의 고산에서는 당나귀에게 던져지는 것이 무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지난번에 우리 집 채소밭에서 재배한 무를 엄청나게 뽑게 되어 깍두기도 하고..... 또, 무청을 말려 시래기로도 만들었지요. 


집에서 말린 시래기입니다. 

어느 독자분께서 분무기로 잘 적셔서 

말린 부분을 빼주면 부서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집에서 한 시래기 된장 무침



시래기를 처음으로 드디어 먹어봤습니다. 

우리는 그냥 시래기 된장 무침을 해서 먹었는데요, 산똘님도 아주 좋아하더군요. 

그러다 남편이 깜짝 놀라며 이런 말을 하네요. 


"아니! 스페인에도 시래기가 있어! 우리가 여지까지 몰랐잖아! 바로 그렐로스(Grelos)가 이 시래기가 되는 거야!" 


"뭐? 그렐로스가?"

 

바로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서 나는 무청이 그렐로스가 되겠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먹는 열무처럼 그렇게 자라나 잎을 잘 삶아 먹는 것이지요. 아! 그렇구나, 그렐로스가 특별한 식물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 그렐로스도 무의 일종이었잖아! 맞다! 


생각해보니 지난번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 갔다 먹었던 그렐로스가 생각나면서 아! 무청이었구나, 싶었답니다. 맛을 기억하니 참 맛있던 것으로 기억나던데...... 혹시 여러분, 갈리시아 여행하시다 시래기 무침이 먹고 싶으시면 그렐로스를 주문하세요! 


갈리시아 지방의 그렐로스


요리되어 나온 그렐로스 

사진 www.saborplace.com



저도 덩달아 남편과 맞장구치면서 이야기를 같이 했답니다. 


우리가 발렌시아에 산다고 스페인 사람들은 전혀 무와 무청을 먹지 않을 것 같았는데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사람들은 바로 이 그렐로스라는 무청을 먹는답니다. 신기하게도 스페인 사람들은 갈리시아 지방 사람들이 한국인과 아주 비슷하다고 농담으로 이야기합니다. 


술 좋아하고, 매운 것도 좋아하며, 추운 겨울을 난다는 뜻으로 말이지요. 

뭐, 제가 아는 갈리시아 지방 사람들은 전부 다 정이 넘쳐나는 사람이기도 했지요. 


한국의 시래기 무침 비쥬얼과 비슷한 스페인의 그렐로스! 어쩐지 맛도 비슷한 것 같네요.

지방에 따라 요리도 달라지는 스페인입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전 감기에 걸려 골골대고 있어요. 아이들은 다 나았는데 산똘님과 전 이제 걸려들었습니다. ㅠ,ㅠ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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