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는 스페인에 쏟아진 폭우로 많은 피해자와 사망자가 나온 끔찍했던 시기였습니다. 지난 주말에 발렌시아에 갔다 시동생네 도와줄 일이 있어 도와주고 왔는데요, 여전히 차와 물에 떠내려온 많은 쓰레기로 걱정이었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와서 도와주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지요. 하지만,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곳은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의 올리브 농장 [산들랜드]를 산책하다 저는 참 많은 것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이곳은 평소 건조하고 비가 잘 내리지 않아 항상 마른 듯한 풍경인데요, 이번에 내린 비로 정말 푸르게 변했습니다. 그런데 이 푸른 변화가 큰 재앙으로 다가온 존재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여름 내내 태양 아래에서 저장할 씨와 열매를 모은 개미들......
어떤 재앙이었느냐고요?
바로... 비가 몇 주 내내 내려줘... 땅이 흠뻑 젖어 들고 마를 날이 없어져... 개미가 보관해 둔 개미집 음식 창고에도 물이 들어와 마를 날이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음식 창고의 씨와 열매가 물기를 머금고 발아를 한 거죠!
개미집에서 씨가 발아하면 큰일이죠!
한동안 개미 떼가 그동안 열심히 모아둔 발아한 씨를 개미집에서 얼마나 열심히 토해내는지... 그 바쁜 현장을 봤습니다. 만약에라도 개미집에서 발아하여 그곳에서 씨가 자라나면 큰일인 거죠. 어쨌거나 내 생애 처음으로 개미들이 모아둔 씨를, 개미들이 일사불란하게 밖으로 옮기고, 또 옮기고, 또 옮기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미가 고생하면서 모아 둔 씨와 열매를 밖에 버리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인생의 어떤 교훈을 주는 듯도 하고... 또 아이러니를 주는 듯도 하고... 영원할 것 같은 우리 인생에서 물질이 얼마나 하찮은가 보여준 것 같기도 합니다. 베짱이를 탓하던 사람들은 개미에게 어떤 느낌을 받을까... 무조건 모아두던 개미는... 이렇게 하루아침에 전 재산 다 잃는 자연재해를 당하니 어떤 것을 배웠을까... 뭐 가지가지 생각이 다 나더라고요.
개미가 밖에 내놓은 발아한 씨가 개미구멍 주변에 쌓여 지금 자라고 있는 모습
그래도 개미를 칭찬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바로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을 빠르게 버렸다는 것! 욕심이 있다면 끝까지 가지고 버티다 폭망했을 텐데...... 인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태는 바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걸 버리기로 결정했는다는 사실...... 그게 바로 사는 길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행동했다는 개미의 습성... 우리 인간이 배워야 할 부분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이 개미들은 다시 먹이를 찾기 위해 또 어려운 여정을 떠나야 할 겁니다.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은 자연에서 개미 관찰하다 삼천포로 생각이 빠진 이야기 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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