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스페인에서 배추 수확해 음식 만들어 먹는 날들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4. 11. 17.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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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징글징글한 배추 키우기입니다. 

제 블로그를 오래 방문해 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한 번도 배추 키우기에 성공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얼갈이배추 정도 크기의 배추만 성공했지만 말이에요. 정말 배추 속이 알차게 들어간 배추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해발 1,200m 고산에 살 때는 너무 춥고 건조해 아예 자라나질 않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적당한 때와 시기를 잘 몰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배추가 자라기에 최적인 시기가 있을 텐데... 매번 그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기후를 알아야 하는데, 워낙에 밤낮 기온 차가 심하고, 여름은 짧고, 겨울은 긴 고산이라 그 적당한 시기 타는 게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신 몇몇 분들은 정말 답답했나 봐요. 고산이 고랭지 배추 키우기에 좋은데 왜 안 되냐고 저를 나무랍니다. ㅠㅠ (그럼 직접 와서 키워보세요~!)

 

어쨌거나 그래서 매번 실패한 배추 키우기라 이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토양도 한 몫한 것 같기도 하고...... 

 

이사 온 후, 새로운 텃밭을 개간하고 채소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제일 먼저 심은 채소가 배우친데 작년에는 엉망이었고, 올해는 뭔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10월과 11월에 이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서는 계속 비가 내려... 제 배추 키우기 도전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글쎄 배추가 잘 자라는 겁니다! 세상에~! 작년에는 배추가 자라기를 멈췄는데, 올해는 비 때문이었을까요?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배추 속이 알찬 배추를 키우지는 않았지만, 제 생애 가장 큰 잎을 지닌 배추를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

 

올해는 나물 무치고, 얼갈이 겉절이 배추김치라도 할 겸 배추 씨를 그냥 노지에 뿌렸습니다. 작년에는 모종판에 뿌려 정식으로 단계를 밟아가며 정성껏 배추를 심었는데,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배추가 잘 자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포기하고 그냥 노지에 뿌렸습니다. 그런데 이거 웬 걸~~~ 대박입니다. 씨가 엄청나게 잘 자라 지금은 솎으면서 배추를 먹고 있습니다. 제 생애 이렇게 잎이 큰 배추 수확은 정말 처음입니다!  

 

완전 배추가 잘 자라 어리둥절했던 11월 초였어요. 잘 될 줄 모르고 씨를 엄청 많이 뿌려놔 지금 솎아서 먹고 있습니다. 신선한 배춧잎이 무지 맛있고 좋네요. 가끔 나물로 해 먹고, 또 가끔 이렇게 겉절이 김치를 담가 먹고 있습니다. 

 

 

무랑 섞어서 김치 만드니 아주 맛있네요. 요즘 비 온 후 파릇파릇 돋는 대지와 배추가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사 온 후 이런 변화를 보고 가능성이 있는 땅이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안심되고 좋습니다. 

 

연한 배추 수확해서 이렇게 삶아서 나물로도 무쳐먹습니다. 배추나물무침!!! 아이고, 입 고인다! 😋

 

맛있는 된장찌개도 잊지 않았지요! 사진으로는 배추가 보이지 않는데, 배추가 들었습니다. 호박과 배추, 파, 버섯 그리고 두부 잔뜩... 넣은 된장국! 정말 시원하고 맛있어요. 이 추운 계절에 딱 좋은 찌개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할일이 많아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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