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 친구가 제게 메시지를 날려왔습니다. 삔 허리 때문에 무료하게 누워있던 저는 반가운 소식에 휴대폰을 열었습니다.
친구가 "국제 호텔 & 레스토랑 어워드"를 수상했다는 소식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그동안 이태리 식당을 열고 매일 분주하게 노력하더니 드디어 보상을 받는구나!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친구가 새신랑이기에, 어쩌면 신부 보여주러 우리 집을 방문하지나 않을까, 내심 반가운 기대도 했답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비행기 값'은 수상자가 내야 한다네요.
아니, 이런 상도 다 있나? 있을 수도 있겠지. 한국에서도 상패와 상금은 수여하지만, 교통비는 본인 부담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꽤 매혹적인 국제 어워드란 느낌이 나며 화면에 보이는 트로피가 비즈니스 하는 이에겐 사업 번창에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여겨져 친구에게 그랬죠.
"우리도 볼 겸, 신혼여행할 겸, 상 받으러 스페인으로 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친구는 충격적인 말을 하더라구요.
글쎄, 비행기 삯은 고사하고 참여비를 3,900유로나 내야 한다고 하네요!
아아아악! 이럴 수가!
3,900유로는 한국 돈으로 3,900 ×1,500 =5,850,000원입니다.
이거 딱 보니 사기 같았습니다. 혹시나 하여 친구가 보내 준 웹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로 볼 수 있는, 구실은 다 갖춘 사이트였답니다. 게다가 전년 시상식 행사 모습을 담은 사진도 여러 개 있었고요. 정말 권위 있는 무슨 상 협회 같았답니다. 딱, 프로모션을 위한 사업자에게는 좋은 (마피아적) 기회를 주는 마피아 같았습니다. (상을 받기 위해 자기 돈 주고 비행기 타고 가서 상을 사오는 형태가 되었으니 말이지요. 돈을 주면 국제적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웹페이지 사진에는 국제적 사기를 당하면서도 상을 받고 싶어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 브라질 등 대부분이 유럽 외의 나라들이었습니다. 이런 사진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퍼 온 사진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웹사이트는 외국 상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지 않은 것인지 그렇게 버젓이 있더군요.
주소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궁금하게 물어보니, 친구가 그러네요.
어떤 글로벌 웹페이지에 맛집으로 등록해놓아 그것을 보고 편지를 보내왔다는 겁니다.
정말 편지 보낼 정도로 그런 고도의 사기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주 씁쓸한 사기 행각에 제가 미안할 정도였답니다. 타이틀을 달고 명성을 원하는 인간 심리를 이용한 이런 국제적 사기라니!
오랜만에 친구 볼 생각에 좀 들떴는데, 이런 사기극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네요.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남편이 돌아와 아이들로 어질러진 집안을 보며 식겁하더군요. 제가 누워있어 아무것도 못하니 이런 지경에 다다랐는데......! 한국 친구의 스페인 집단의 사기 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남편이 더 놀라 큰 소리로 웃으면서 그럽니다.
"전형적인 스페인 사기야! 현혹되지 말기를!"
아! 역시나 스페인 사람이니 이런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나 보네요.
한국 계시는 여러분, 이런 편지를 혹 받으시더라도 현혹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국제적 트로피가 아주 탐나지만, 이런 식으로 배를 살찌우는 부류를 도와 명성을 날리는 것은 무명성보다 못할 일이라고 봅니다.
추신) 이 글을 누워서 다 썼는데 요즘 세상 참 좋다고 여겨지네요. 앱으로 글 쓰고, 수정은 일어나 컴퓨터에서 했는데.... 정말 좋아요. ^^ 비록 이놈의 손꾸락은 아프지만...... ㅠ,ㅠ
다음 포스팅은 제가 허리 삐고 난 후에 어떻게 응급조치를 취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지금 몸조리하는지 등을 보여드릴게요. 다 여러분 덕분에 지금 훨씬 괜찮아졌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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