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그리스 뇌물은 독일 회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산들무지개 2015. 3.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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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 이야기가 아니면 우리는 참으로 쉽게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합니다. 외신과 언론 보도에 따라 나름대로 머릿속에 그려진 어떤 선입견으로 바라보기 쉽상이지요. 저는 그런 점이 참 안타깝습니다. 비록 그 나라에 대한 반감은 없을지언정, 거지 같은 나라, 망한 나라, 게으른 나라 등의 부정적인 면으로 대변하는 것들이 참 안타까웠답니다. 또한, 어떤 선진국이라 칭하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어떤 이들은 무한한 동경으로 바라보며, 정직한 나라, 깨끗한 나라, 교육의 나라 등의 단어를 쓰며 칭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하고 인간의 마음은 다 비슷하여, 그 나라에 직접 살아보지 않는다면 무작정 비판하거나 동경하는 일은 바르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2010년 오스트리아 빈의 현지인 친구에게서 들은 말도 무지에서 온 비판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친구가 경제적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대하여 무지막지한 말을 했기 때문이지요. 

자기 나라가 아니면 이야기하기 쉽다는 것은 비단 우리 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되는 일이지요. 


"그리스인이 게을러서 경제가 망한 거야. 그리스 되지도 않는 돈으로 유럽 복지 따라하다가 망한 거야."


이렇게 말이지요. 아마 이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한국 분들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리스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대두되면서 그들이 한 짓이 얼마나 국민을 힘들게 했는가, 알아야합니다. 그리스 국민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 정치인이 잘못한 것이지요. 그리스 국민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게을러서 망했다는 말은 절대 틀린 말입니다. 


사실, 지난번 그리스 선거 이후의 상황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 전 엄청난 공감적 응원을 보내긴 했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스페인이 바로 그리스와 비슷한 처지에 있으니 당연히 그리스 관련 정치 상황과 국민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관심있게 보게 된 것이지요.


www.novodia.com.ve

 

도움이 될 그리스 관련 글 ☞ 그리스 선거가 몰고 올 유럽 후폭풍


이번 시리자 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것들이 폭풍 회오리처럼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데요......


특히 그리스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위해 엄청난 돈으로 뇌물을 준 회사들이 밝혀지고 있어 제게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스 공무원들이 아마 이 뇌물을 받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은 멀쩡하게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 뇌물의 본산은 바로 독일계 회사들에게서부터 나옵니다. 


어제 본 스페인 신문에 떠오른 한 줄 기사:


"그리스는 에어전투비행기 공개입찰에서 독일 기업 지멘스와 라인 메탈을 제외할 것이다."라고 하더군요. 

아니, 이것이 그리스 경제 악화와 무슨 관계가?! 


그리스 공무원이 뇌물을 받는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누군가가 있었다는 말이지요. 


자, 보세요. 

2014년 12월, 독일 정부는 레인메탈 독일무기회사에 벌금 3억 7만 유로를 내게 합니다. 


아니, 왜요? 그리스 공무원에게 뇌물 준 혐의로 말입니다. 


그런데 시리자 정부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것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독일 기업들이 그리스 공무원에게 뇌물 준 사건들이 좌르륵 밝혀졌으니 말이에요.


NHindustries의 NH90 헬리콥터(무기용) 관련 건은 지금 수사 중인데요,  2003년 그리스 정부는 20 대를 주문했는데 2011년 겨우 2대가 완성되어 바쳐졌고, 2014년에야 10 대가 들여오게 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입찰, 경매를 통해 무기 주문하는 그리스 정부에게 뇌물을 주어 입찰이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때 그리스 공무원은 이 회사로부터 엄청난 뇌물을 받고 이 회사 물건을 주문한 것이지요. 그때 그리스 정부가 이 회사에 준 돈의 상당량이 뇌물로 갔으니...... 10년 동안 겨우 2대의 헬리콥터 밖에 완성할 수가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회사 악명 높기로 유명하더군요. 이 회사는 한국에도 무기를 팔던데.... 노르웨이 같은 경우는 늦게 제조하기로 유명한 이 회사가 불법이라면서 전액 환불을 요구한 경우가 있었답니다. 7년이나 늦어져 국제재판에서 전액 환불을 받았지요. 그런데 그리스는? 10년입니다.


간략하게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독일 기업이 그리스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면 공무원은 정부에(C) 입찰 경매에 유리하도록 독일 회사를(A) 지지해줍니다. 돈 받은 독일 회사는 그리스 정부에 늦게 물건을 제조해줍니다. 뇌물 받은 그리스 공무원은 그 돈을 독일, 스위스 은행에 보관(D)합니다. (당연히 독일 기업의 윗자리 어르신들도 돈을 슬쩍하여 스위스 은행에 맡겼죠.) 그 은행들은 구제금융을 위해 그리스에 돈을 빌려(E)줍니다. 그리스 정부는 검은 돈으로 들어가 있는 뇌물을 다 회수하기 위해 은행에 구제 금융보다 검은 돈을 탈탈 털어서 달라고 요청(F)합니다. 은행은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지요.

아이러니하게도 검은 돈으로 은행에 들어간 돈과 그리스 구제한다고 유럽연합이 빌려준 금액이 거의 비슷하답니다. 충격! (그리스가 구제 불능이라면 돈을 빌려주지 않을텐데, 돈이 되니 돈을 빌려줬겠지요? 이자까지 받아가면서? 어떤 은행이 땡전 한 푼 없는 이에게 돈을 빌려줘요. 그리스가 돈이 되니 빌려주는 것입니다.)


그리스 내에 또다른 독일회사, 지멘스(Siemens)의 뇌물 행각


그리스 의회의 포스터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사진: www.info-grecia.com


"메르겔, 그리스인의 부정부패를 말하기 전에 Siemens에 대해 얘기해보라!"

독일 총리 메르겔은 그리스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비판을 했었죠. 그런데 왜 독일 기업에 대해선 저렇게 관대한 처분을 할까요?


독일 회사 지멘스와 그리스는 아주 긴 역사가 있더군요. 나치 시절부터 시작되던데..... 최근의 뇌물건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 교통부 장관 Tasos Mantelis는 감형을 줄이기 위해 지멘즈로부터 받은 뇌물을 다 토해내는데요.... 금액이 무려 45만 마르코라고합니다. 유로 쓰기 전이라 한국돈으로는 얼마인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지멘스는1997년 텔레커뮤니케이션 디지털화할 때 엄청난 뇌물을 주었다고 합니다. (뇌물 받은 돈이 어마어마하여 기억할 수 없다는 어느 그리스 전장관도 있었지요?) 헬레닉 텔레콤이 유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또 지금은 파산 직전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도 안전보호시스템을 자기 회사가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엄청난 뇌물을 또 쐈다고 합니다. 와, 무섭다. 


그런데 가장 관건이 되는 부분이 그리스 무기 수입건입니다. 

그리스는 사실상 무기를 사지 않아도 되었다고 합니다, 뇌물로 인해 무기를 구입하면서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하면서 뻥뻥 재정에 구멍이 생깁니다. 그것이 바로 공무원의 부정부패입니다. 또한 독일 회사 간부들도 자기 돈을 엄청나게 챙겼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리스 국민들이 낸 혈세는 다 어디로 간 것인가요?


뇌물로 경매없이 그리스 정부 구매자를 산 독일무기업체는 불법이라고 하는데.....
왜 독일 정부는 재정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게 구제금융을 주면서 무기까지 판매했을까요?
한편으로는 2010년 그리스는 이 무기를 위해 3억 2천만 유로를 지불해야 했고, 독일 잠수함 4대를 받아야만 했답니다. (
Ferrostal 독일 잠수함 회사는 뮌헨에서 2011년 그리스와 포르투칼에 1억 4천만 유로 뇌물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독일 해군조선소 잠수함은 결점투성이인데 놀랍게도 그리스는 오십억 이상을 내야한다는…...)


아니, 구제금융으로 받은 돈을 무기 살 돈으로 바꾸라고요?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는 이 무기는 불법이라 전액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은행에 숨겨놓은 그리스 국민의 혈세를 돌려달라 청원하고 있습니다. 비록 독일, 스위스계 은행의 비밀주의에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이것은 순전히 은행 잘되자고 하는 유럽 연합의 작전인 것 같습니다. 은행에서 구제 금융으로 돈 빌려주면서 그리스 국민의 혈세는 순순히 내주지 않는 것 말입니다.
아이러니합니다.


그리스 재정과 경제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2000년, Gerhard Schroeder 전독일 총리는 그리스 유럽 연합을 지지합니다. 이유는 그리스에서 독일 회사 돈 벌려고.... 이런 말이 어쩐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의심이 됩니다.



어느 분이 스페인이나 그리스 경제가 악화된다고 그 나라 국민성에 의심하면서 아주 잘못된 나라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제가 나쁘다고 교육, 문화, 인본주의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경제가 나빠 교육 잘 받은 과학자, 연구자, 투자가, 지식인등이 자국을 떠나 외국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갑니다. (영광은 외국에 나가 일하는 그 나라에서 다 차지하고 스페인은 뒤떨어졌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스페인 밖에서 일하는 스페인 출신의 과학자들이 지금 유럽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하는지 모르시는 분이 많을겁니다.) 교육이 나빠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경제는 모든 것의 척도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 경제가 악화된 것은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만 보고 다른 것은 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 그리스 부정부패의 원인이 된 독일 회사와 정치인, 공무원을 소개하면서 한 번 여러분께 같이 생각해보자 권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조. 

http://info-grecia.com/2015/03/01/gobierno-griego-excluira-a-siemens-y-rheinmetall/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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