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친구가 체험한 공포의 에어프랑스 비상착륙 사고

산들무지개 2015. 2.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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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여행 계획하던 친구가 올 때가 되었는데에도 아직 연락 한 번 없어 몹시 궁금했답니다. 평소 꼬박꼬박 연락하던 친구가 우리 집에 나타나기로 한 날이 되어도 연락이 없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뺘쎤쟁이 일을 하는데, 겨우 1주일 휴가를 내어 스페인에 온다는 것이지요. 한국에서 스페인 발렌시아까지......! 

얼마나 설레고 좋은지, 오기 전부터 뭘 공수해 가? 하면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연락이 없어 참 걱정이 되었습니다. 


"집에 가서 자세한 사항은 말해줄게."


그런 연락을 받고서...... 드디어 우리 집에 도착하여 그간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며칠 전에 있었던 에어프랑스 사고 관련 일을 직접 경험한 우리의 친구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M 씨는 인천 - 파리 - 발렌시아행 에어프랑스 비행기를 2월 15일 타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해외여행에 무척이나 설레서 걱정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과연 파리 공항에서 비행기를 잘 갈아탈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 지하철에서 표를 잘 끊을 수 있을까? 등등의 자잘한 고민을 하면서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같이 여행하기로 한 Y 씨는 이미 발렌시아에서 M 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만나 우리 집에 오기로 한 것이지요.)


사진 출처 

news.sbs.co.kr



처음으로 하는 여행이라 기내에서 잠을 청할 수 없었던 M 씨는 다들 자는 시간에 창밖을 보면서 감상에 젖어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장의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어....... 어....... 어....... 비행기 결함이...... 발견....... 되었습니다."


M 씨는 기장이 말을 더듬어 영어를 잘 못 하는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행기 결함이라는 소리에 눈이 번쩍 뜨이며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답니다. 


'어? 비행기 결함?'


M 씨는 너무나 놀라 창밖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기체가 옆으로 틀어지더니 오른쪽 날개에서 하얀 연기가 나더라는 것입니다. 오른쪽 날개에 결함이 발견되어 더 날 수 없다는 판단이 되었는지, 기장이 다시 안내 방송을 하더랍니다. 


"지금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 비상 착륙하겠습니다."


'뭐야? 비행기가 고장 나서 파리는 안 가고 러시아에 착륙한다고?!'


친구는 너무 놀랐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너무 어안이 벙벙하여 어떤 말도 나오지 않고, 이것이 바로 비행기 사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오른쪽 날개를 보니 하얀 연기가 솟아오르고, 날개 밑으로는 연료를 줄줄 버리는 듯했답니다. 혹시, 날개 결함으로 점화되어 폭발하는 경우에 대비해 연료를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 와중에서도 추측이 자연스럽게 되었다고 합니다. 


M 씨는 말로만 듣던 비행기 사고를 직접 경험하면서 이것이 어쩌면 생의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 그 순간 유서 3장이나 썼다고 합니다. 스페인에서 기다리는 Y 씨에게 미안하다는 유서와 함께,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에게 유서를 쓰고, 정말 말 그대로 '자신을 놓았다'고 합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를 놓는다는 말을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다. 난 내가 당해내지 못할 비행기 사고로 죽는구나, 믿었으며 그것이 마지막이라 생각되니 그냥 눈을 감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라고 고백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짓말 아니게, 비행기는 러시아 농가를 뚫고 한쪽 날개로만 무사히 예카테린부르크 공항에 비상착륙을 했습니다. 비행기 탑승객은 승객 290명, 승무원이 18명이었다고 합니다. 승객은 어리둥절해 있던 상황이었고, 승무원들은 그제야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사실에 손뼉치며 무사한 착륙에 기뻐했다고 합니다. 아마 승무원은 이 상황을 완벽히 알고 있었는데 승객에게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은 듯하다며 M 씨는 느꼈다고 합니다. 


"휴! 다행이다."


그런데도 만약 이 에어프랑스 기 사고라도 났으면 어떡할 뻔 했을까요? 

승객 290명 중 240명은 한국인이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승무원은 한 명 정도 있었고, 승무원이라기 보다는 통역사 구실을 하는 듯했답니다. 한국인 승객에게 아무런 정보없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도 없이, 승객들은 공포의 순간을 보내고, 에어프랑스에서 마련해준 호텔에 묵어야했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만약 항공기 사고라도 났으면 어떡할 뻔했어? 


무슨 일이야? 언제 대체 비행기가 오는 거야? 호텔에 집어넣고 식사는 무엇으로? 



처음 해외여행을 하는 M 씨는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네요. 파리에 도착해야 하는데, 러시아 한 복판에서 무얼하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조차 들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 통역사라고 하는 사람은 사람 눈 마주치기를 두려워해 아에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네요. 배식은 항공기 내의 기내식으로 나왔고, 도대체 진행 상황을 알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경우는......


글쎄, 와이파이에 연결되면서 본 휴대폰의 인터넷 소식으로 이 사고의 경위를 대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지요. 


서울발 파리행 에어프랑스기, 러시아에 비상착륙,

2개 엔진 가운데 1개 고장 나......

기행기의 결함으로 비상착륙, 다음 날 대체 비행기 투입할 예정,

대체 비행기 3시 출발. 등


에어프랑스 측에서 승객에게 제공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 소식을 통해 알게 된 사실에 또 어안이 벙벙해졌던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대체 비행기도 그 다음 날 3시에 온다는 것도 인터넷으로 알았다네요. M 씨외 한국인 승객들은 에어프랑스 측의 어떠한 사과도 못 받은 상태라고 합니다. 


겨우 휴가 내어 소중한 시간을 버린 것도, 미리 여행 일정을 잡고 예약한 호텔 및 다른 비행기 줄줄이 취소된 일도...... 시간과 돈을 버린 승객들에게 아무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니 정말 뻔뻔한 에어프랑스였다고 M 씨는 고백을 했습니다. 16일 대체 비행기를 탄 M 씨는 발렌시아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자신의 짐은 5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도착했다고 합니다. 한껏 멋부리고 다닐 해외여행이 무산으로 끝나는 시점에 도착하니, 이것은 에어프랑스의 잘못인지, 하늘의 잘못인지...... 정말 어이가 없는 경험이구나, 싶었다네요. 그래도 목숨은 건졌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할지......


한국에 돌아가면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싶다는 M 씨......


에어프랑스도 고객을 위해 정식 사과를 해야하지 않나 싶네요. 


※ 첨언: 이 글을 쓰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많은 댓글자분의 의견을 들어 위의 상황 관련 항공지식(?)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에어프랑스 건은 천재지변을 포함하여 항공기 정비나 기상관계로 인한 출 도착 지연에 대한 보상은 하지 않는 것이 항공사 약관일 것입니다. 보상에 너무 애쓰지 마시길. 어떤 분이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또, 연료를 버리는 이유는 날개 결함으로 인한 폭발 때문이 아닌, 비행기 최대 착륙 중량에 맞추기 위함입니다^^ 착륙 중량을 맞추지 않은 채 비상착륙을 시도하면 안되거든요. 라고도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뇌한'이라고 하신 분은 작은 결함이었지만 엔진에서 연기가 난 것은 아니며, 항공기는 연료가 있는 무게로서는 착륙을 시도하면 바퀴가 부러져서 오히려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항공사이던 연료를 dumping하는 area에서 관제당국과 협의 하에 잔여 연료량을 dumping하여 밖으로 배출하게 되고,과학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온도 차이 등으로 증발/결빙 되면서 연기처럼 보여지는 것이지요...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무뇌'라고 하셨을까....... 뇌가 없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닌 것 같고...... 그렇게 보통인은 전문지식이 아니면 '문외한'이 되기 쉽습니다. 우리가 의학수술 지식을 모르는 것처럼 이런 항공관련 지식을 어찌 다 알 수 있겠습니까? 아무튼 이렇게 의견 내주신 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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