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5일 그리스 국민은 'EU가 원하는 고통적인 긴축은 끝내자'라는 취지의 시리자 정당을 지지했습니다. 치프라스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EU에 채무탕감을 요구했는데요, 주목되는 부분이 시리자 정당이 신민당도 아니고, 사회당도 아닌 제3의 야당이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급진좌파연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정당은 창당 10년만에 국민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압승하게 됩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들의 총선이 반갑지 않은 상황인데요, 만약 이들이 추구하는 채무탕감이 받아들여지고, 최저임금도 오르고, 공공부분 민영화도 줄어든다면 아마 그 파급력은 대단할 것으로 생각된답니다. 왜냐하면 지금 선거에 돌입한 여러 나라들이 그리스의 예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스 총선에 압승한 알렉시스 치프라스(Alexis Tsipras, 좌)와
스페인 포데모스 정당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우)
(사진 www.elpais.com)
그런데 가장 혹독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그리스 국민들은 왜 반기를 들었을까요?
바로, 그동안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이 지긋지긋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가 좋아지기는 커녕, 더 많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EU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죠. 또한, 지난 40여 년의 그리스 정치가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한 경제 정책을 써서 세금 무인상이나, 공무원 수 늘리기 등으로 각종 복지 혜택을 남발한 것이 큰 해가 된 것입니다. 포플리즘(Populism), 즉 대중 인기 영합주의로 정책을 꾸렸으니 그 씀씀이가 무척이나 컸던 것입니다. 돈을 물 쓰듯 펑펑 썼다는......
아무튼 이런 배경으로 인해 그리스는 지금 총선을 끝내고 새로운 역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치프라스 정권은 집권 일 주일만에 해임 교사들을 다시 학교로 부르고, 전기 공급이 끊기고 전기값을 내지 못하는 몇백만명의 가족에게 전기 제공을 하며, 피부에 상관없이 그리스에서 난 아이들에게 그리스 국적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개혁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그리스 선거 결과는 그동안 쌓인 불만이 표면화된 사건입니다. 비록 그리스 총선 결과가 경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경제 전문가는 전망하고 있지만요, 그 후폭풍은 대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경제의 큰 규모를 구성하는 스페인이 그 뒤를 따르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31일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뜻) 정당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의 절대적인 국민적 지지를 보니 그것이 과연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포데모스를 지지하는 30만명의 사람들이 마드리드의 솔 광장에 모여 대대적인 지위와 시위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변화의 물결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진지한 꿈을 꾸고 있다."
Podemos의 정당 대표, Pablo Iglesia의 연설
(2015년 1월 31일 마드리드)
(한국어 번역이 없어 죄송합니다.)
외신에서는 이 정당을 좌파라고 하는데요, 실질적으로 이글레시아 대표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꿈 꾸는 시민의 나라로 만들기 원하기 때문에 좌파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의 해고 금지, 최저 임금 현실화, 교육과 의료 국영화, 민영화된 회사의 국영화 등 다양한 선거공약으로 국민의 마음을 어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그래서 이번 그리스 선거에서도 이글레시아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시리자 정당이 압승하며 그에게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나라, 독일에게 전후 재건립을 위해 유럽, 아메리카 등의 여러 나라에서 돈을 빌려준 역사적 사실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독일의 사정을 감안하여 여러 나라에서 독일의 부채를 탕감하거나 없애는 조약을 발표하지요. 그 조약은 1953년 런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 세 나라가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줬고요, 그 다음이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그리스, 노르웨이, 스페인, 스위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의 나라였다고 합니다. 최대 62,6%나 탕감해주니, 그 후로 독일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세계의 부호국으로 성장하게 된답니다.(나머지 돈은 2010년에서야 돈을 다 갚을 수 있었다네요.)
아이러니하게 이렇게 성장한 독일은 유럽 연합에서 독보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경제쪽으로 많은 힘을 쏟게 됩니다. 유럽이 연합되면서 각 나라별 역할을 분류하기까지 하는데요, 유럽연합으로 통합되던 시절, 스페인은 올리브 최고 생산지였는데, 올리브 나무를 다 뽑아야만 했고, 포도주도 다 없애야만 하는 불운을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유럽 연합에서 스페인은 관광의 나라로 명확히 분류해버렸기 때문이지요.
이곳에 불만이 있다는 스페인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세계 대전 일으킨 나라에 재건립하여 돈까지 빌려주고, 탕감까지 해주었다. 게다가 원하는 경제 체제를 위해 우리는 희생도 했어. 그런데 지금 경제가 악화되었다고 우리에게 다 잘못을 씌우고 있어. 하라는 대로 구조조정도 했는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어."하고 말입니다.
남유럽의 정치적 비리와 몰락 등이 큰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유럽 연합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점차 차오르는 듯하여 이 유럽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폭풍전야처럼 느껴집니다. 또한, 앙겔라 메르겔의 가혹한 구조조정이 완화되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나라가 하나둘 늘면서 올해 유럽의 후폭풍이 불어올 것은 어쩌면 당연한 사실이 아닌지.......
재미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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