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처음 정착할 때 이상하게도 마을마다 공터에 이상한 철창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 철창은 무슨 용도야?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적이 여러 번, 마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듯 이 철창은 흉물스럽게 마을 외곽 어귀에 그렇게 놓여져 있었지요. 저것이 무엇일까? 혹시, 임시 감옥인가? 아니면 동물을 가두는 우리인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한 번 보고, 누군가에게 물어볼 일이 없었고, 기회가 닿지 않아, 혹은 깜빡 잊고 그것의 존재를 알 수 없었습니다. 남편에게마저 물어보지 못했던 이 철창의 용도를 안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요. 그해 여름 확실히 이런 방치된 철창의 용도를 알게 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 용도인지 혹시 짐작이라고 가시나요???
비스타베야 마을 외곽에 있는 철창들
보기도 좋게 알록달록
왜 이런 곳에 놓아둘까요?
도대체 무슨 용도이기에 이렇게 모셔뒀을까요?
동물을 가두는 우리일까요?
정답은......
바로 축제용 철창이었습니다.
스페인 마을마다 있는 투우 축제 때 사람이 들어가 숨을 철창입니다.
소가 사람 향하여 막 달려들 때 요 철창 사이로 쏘옥 사람은 도망가면 된답니다.
또한, 철창에는 사다리가 붙어있어 위로 올라갈 수도 있어요.
위에 올라가면 무엇이 있느냐? 벤치가 있어 앉아서 투우를 관망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투우는 골목에 소를 풀어놓고 소를 놀리고 막 도망가는 형태의 투우를 말합니다.)
바로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소에게 몰리다 도망가 숨을 수 있는 철창 안에 있는 사다리와 위의 벤치
이것도 철창에 사다리가 붙어있어 올라갈 수 있어요.
모든 철창이 이런 형식으로 되어 있답니다.
이것의 이름은
el cadafal
이것은 발렌시아어이고요, 스페인어로는 el cadalso입니다.
cadafalcum이라는 라틴어에서 왔습니다.
옛날부터 임시적으로 쓰였던 나무형태의 사형 집행 때 쓰였던 임시기구였다네요.
아이고, 무서워라. 현재는 이렇게 투우 때 피하는 철창으로 다뀌었지요.
그럼 실제적인 축제의 모습은 어떨까요?
다음의 이야기를 보시면 된답니다.
원래는 성난 소를 풀어놓고 약 올리다 도망가면서 숨는 장소인데요,
위의 사진은 온순한 소의 똥 싸는 경기입니다.
다음의 이야기는 제 다음 블로그,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하도 재미있어서 링크로만 보여드리면 섭섭할 것 같아 이곳에도 올립니다. (제가 제 글 퍼온 것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링크는 다음이고요.
http://blog.daum.net/mudoldol/342
비스타베야에 있는 여름 축제의 똥 싸는 투우 관련 포스팅입니다. 참고로 축제는 8월 한 달이 되겠습니다. 올해도 이 똥 싸는 투우가 있으니 한 번 구경하러 오실 분 안계시나요?
그럼 좀 길지만 찬찬히 읽어보세요, 아주 빵 터지는 특이한 투우 축제입니다. ^^
스페인 발렌시아 북서부 지방에 위치한 비스타베야 마을은 지금 한창 마을 축제로 들떠있습니다. 보통의 스페인 마을에서는 약 한 달 정도의 스케쥴을 짜놓고 각종 다양한 행사를 하는 축제가 주를 이룹니다. 오늘의 이 축제의 한 형태도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데요, 하도 특이해서 한국의 독자님께 이 글을 올리게 되었답니다.
(다양한 축제가 많아 여러 날 잡고 축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올해는 몇 개만 하고 다음 해에 또 몇 개를 소개하는 식으로 하겠습니다. ㅎㅎ)
자, 울타리 쳐놓고 관람하는 사람들 참 많죠?
사진도 너무 잘 찍혔는걸요. (사진사:산똘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울타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가 사람들을 두리번거리면서 똥을 싸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없습니다. 그냥 쳐다보기만 합니다.
소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또 똥을 쌉니다.
소가 두리번 두리번, 전형적 투우 경기가 아니죠?
혹은 소몰이 경기도 아니고 이것은 무엇일까요?
소몰이 할아버지께서 아주 잘했다고 워이, 워이! 소리로 다가오십니다.
그래, 잘 했어! 하시면서 소를 쓰다듬기까지 하십니다.
사람들은 열심히 인내심 갖고 쳐다보고 있습니다.
한사람도 떠나지 않고 말입니다.
이런 지루한 경기도 있나? 소 쳐다보기 놀이잖아?
어라? 사진까지 찍는 사람들도 있네!!!
그리고 소는 할아버지께 이끌려 청중을 뒤로하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어라? 재미없잖아? 이건 또 뭣이여?
아주 평온한 소가 주 무대를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쯤 오게 되면 애게게게게, 이게 뭐야? 하실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정말 재미없게 소가 똥만 싸고 가버렸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좋다고 웃고만 있으니.....
기다려보세요.
아직 끝나지 않았답니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그럼 이제 다음 장면을 지켜봐 주세요!
반전의 웃음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소가 떠난 후 경기장을 검사하는 심판원(?)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청중들은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웅성웅성 목소리가 커지는 듯합니다.
심판들이 지금 열심히 대화, 의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기 진행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면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솰라솰라 오랜 시간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초조히 인내를 갖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드디어 행동에 들어갑니다.
소가 싼 똥을 중심으로 거리를 재기 시작합니다.
가로의 거리를 지금 재고 있습니다.
이제 세로를 잽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공사장에서 쓰는 실을 갖고 열심히 똥 중심을 표시합니다.
우웩! 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이미 일은 저질러진 일......
똥이 표시되면서 이 경기장 지도를 가진 파니 씨가 들어옵니다.
여기까지 보시고도, 도대체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아실 분 하나도 없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도대체 뭘 하는 거여~! 알 수가 없네에에에!
파니 씨가 열심히 녹색이 칠해진 지도를 봅니다.
심판끼리 솰라솰라 이미 결정을 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소가 싼 똥이 아주 중요한 키, 실마리, 단서가 되겠습니다.
과연 이 똥이 뭣이기에 이렇게 중요할까요???
자! 자! 드디어 심판이 나왔습니다.
뭐라고 발표할까요? 바로 여기서 반전이!!!
네! 당첨자가 발표됐습니다.
사실은 이 경기를 하기 전에 미리 축제 위원회에 가서 이 경기장 지도가 배분된 조각을
삽니다. 가로와 세로의 숫자가 적힌 땅을 사는 것이죠. 그곳에 내기를 걸어......
소가 똥을 싸게 되면 모든 내기 건 돈을 싹쓸이 상금으로 받게 되는 것이었답니다.
어때요? 너무 신기하지 않으세요?
소가 똥을 싼 자리가 황금의 자리가 된다는 것!!!
전 정말 너무 웃었답니다. 아니, 그럼 소가 똥을 쌀 때까지 그렇게 기다려야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작년에는 소가 경기장에 나와 다섯 시간 정도 똥도 싸지 않고 두리번거렸다고 하네요.
올해처럼 그런 많은 청중이 기다리다, 기다리다, 기다리다가 지쳐 점심도 먹고 오고, 낮잠도 자고,
바에서 한잔 하고, 샤워도 하고 그렇게 한나절 지나서야 소가 똥을 싸서 환성을 질렀다고 하네요.
그런데 올해는 겨우 삼십 분 정도 그렇게 사람들이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기다리니
순한 소가 뿌지직 하고 똥을 금방 싸버린 것이에요.
모두들, 환성의 괴성을! 작년엔 그렇게 지루하게 기다렸었는데 올해엔 벌써 이런
두근두근한 상금을...! 그런데 당첨자는?
에휴휴휴! 아쉽게도 저 땅에 내기를 건 사람이 한 명도 없었대요.
그래서 아마도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축제 위원회에서 또 솰라솰라 의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똥이라는 개념이 참... 좋은 의미로 쓰였는데요, 모르고 밟은 똥은 운이 좋다, 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봤고요. 또 화투에서 (화투 방법을 몰라 죄송) 똥이 들어가면 좋다고 들었기도 했고, 또... 똥은 거름에도 좋고, 뭐 이런 소리를 많이 들어 아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똥이 결국은 행운을 가져오는 것이구나, 느꼈답니다. 특히 이 비스타베야의 희한한 "온순한 소의 똥 구경"은 더한 것 같습니다.
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2014년 8월에도 비스타베야 온순한 똥 싸는 투우 경기가 있습니다. ^^
스페인 마을마다 왜 이런 신기한 철창이 있는지 이제 화악 와닿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신기한 스페인 문화가 재미있으셨다면 공감(아래의 하트♥)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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