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자님이 그러셨습니다.
아들이 아프면, '왜 그러지? 얘가 약한 아이인가 보다.' 하시면서 '보약이라도 한 번 해줘야겠다.' 보통 어머니들은 이런 생각을 하신다네요. 그런데 남편이 좀 피곤하고 아프기라도 하면, '저거 보약 해줘도 안 나아?'하고 화를 내신다고....... ^^ 그런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플 때는 한없이 처량하여 안아주고 어루만져 주고 사랑해, 뽀뽀도 해주는데, 남편이 아프기라도 하면, '아! 왜 아프고 난리야? 지금 아이들도 아픈데 당신까지 아프면 어떡해? 정말?' 하면서 화까지 내게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사실, 제가 요즘 그런 경우를 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아프고, 남편도 아프고 집안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으니 이런 속마음이 은근히 비치는 겁니다.
남편은 정말 아프다면서 (저 들으라고) 신음소리도 엄청나게 크게 내뱉고요......
정말 감기몸살 오한에 춥다면서 이불 속에 들어가 (과장될 정도로) 그렇게 벌벌벌 떠는 것입니다.
아! 평소 뚝딱 완벽한 남자가 저렇게 유치원생처럼 그렇게 칭얼대니 정말 전 놀랄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도 그렇지, 당신 얼렁 나아! 아이들도 아프고, 당신마저 아프면 안 되지! 이런 말을 할 기미가 보이자, 남편이 그러네요.
"우이씨! 나도 아프면 보살핌 받고 싶단 말이야. 엉엉!"
아, 그래! 그래! 보살펴는 주겠지만 빨리 나아!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매정한 여편네! ← 제가 생각해도 말입니다.
그러다 부모님과 채팅까지 하면서 자신이 무척이나 아프다고 칭얼댑니다.
'아! 이 남자도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나 보네.'
그런데 갑자기 남편 얼굴이 더 울상이 되었습니다. 채팅하던 것을 보니, 시어머니께서......
"넌 또 어디가 아파서?" 하시는 겁니다. 에고고..... 손녀들 다 아픈데, 아들이 아프면 안 되지, 그런 말투로 말입니다.
그렇게 지금 7일째 아픈 남편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왔답니다. (날씨가 방긋 한 순간 좋아진 틈을 타 다녀왔습니다. 진흙탕에서 데구르르르 차가 회전을 했지만 경험 많은 고산 사람이라 땀 조금만 흘렸습니다.)
우와, 항생제까지 먹어야 할 판이네요. 그렇게 심하게 아프고 있습니다. 어른이 열이 40도까지 간다는 것은 몸이 대단히 아프다는 소리이겠죠? 얼렁 얼렁 나아라, 남편!
그러고 보니 남편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다 큰 아들내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 마음껏 아파라! 내가 옆에서 다 해줄게....... 오늘은 이런 소리가 자비롭게 제 입에서 나오네요.
역시 의사 선생님 보고 와야, 진짜 아프다는 것이 증명되듯이 말이지요. 이참에 회사 가지 말고 푹 쉬어라!
여러분,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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