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치아교정이라니?! 이 나이에???!!!
한국 나이로 마흔을 막 넘은 이 중년 아낙(?)이 이런 치아교정을 하다니? 생각만 해도 이거 너무 한 것 아니야? 또 한숨이 나오네요. 하고 나니 한숨이 나오는 겁니다. 왜냐? 교정 장치를 하고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없으니 그런 겁니다. 흑흑!
그런데 치아교정은 할머니도 한다고 우리 치과 선생님은 말씀하시네요.
토끼 이빨을 가진 저는 제 치아에 아주 만족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집시 아줌마가 제게 저주한다면서 '이빨 상자'라고 놀린 적이 있습니다. ㅠ,ㅠ 그 저주에서 풀리려나?) 누가 뭐라 해도 음식 잘 먹고 잘 씹으면 그만이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 아랫니 중간 이빨이 뒤로 쑥 들어가 양치하기가 아주 불편했다는 것입니다. 너무 들어가 음식물 끼고, 간지럽기도 하고, 뭐 이상한 생각이 오가서 의사 선생님께 문의했죠.
그러자, 선생님 왈,
"좀 들어갔지만, 건강한 이인데, 치아교정을 하죠?"
"이왕, 치아 교정할 것 윗니도 하세요. 앞니가 토끼처럼 튀어나왔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튀어나오게 돼요."
오! 나이가 들면서 이빨이 들어갈 것은 더 들어가고, 나올 부분은 더 나온다더니, 6년 전 한국에 갔을 때도 절 못 보던 식구들이 절 보고 깜짝 놀랐었지요. 이가 점점 튀어나온다고...... 지금 생각하니, 나이 먹어가면서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이가 더 튀어나오는 것 같았네요.
"나이가 들면서 혀가 이를 밀어내 튀어나오기도 하고, 이가 밎물리지 않아 머리가 아프기도 하지요. 이가 밎물리지 않으면 음식도 덜 씹게 되고 소화 장애도 일으켜 건강상으로 좋지가 않아요. 이 이는 더 튀어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하시는 말씀에 치아교정에 들어갔습니다. 40대, 이 나이에 해도 될까? 참 걱정이 많았죠.
"아이고, 걱정은 무슨 걱정! 여기 할머니랑 손녀랑 같이 치아 교정하는 사람들 많이 있어요."
이 사진은 제가 아닙니다.
아직 여러분께 자랑스럽게 보여드릴 치아교정을 하지 않고 있어
2년 후에나 그 변화상에 관련된 포스팅을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진: accessvictoria.worldpress.com
그러고 보니 나이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성장기의 젊은이들은 세포 반응이 왕성하여 치아교정이 대체로 빠르게 끝날 경우가 있는데, 반면 어른은 조금 느리지만, 치아교정의 한계는 별로 없다네요. 30개월 정도 인내하면 치아가 고르게 된다네요. 고쳐야겠다 마음먹는 그때가 바로 적절한 시기라고 하시네요.
"그냥 요 아랫니만 빼주시고, 아랫니 빠진 부분만 교정으로 막아주세요." 하고 싶었으나, 미래의 제 이가 맞물리지 않아 고생할 흔적이 역력히 보여, 다 하기로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더 불규칙하게 울퉁불퉁 변해버리니 지금 늦더라도 제시기라고 생각하고 하기로 했답니다. 게다가 아직 아이들이 어려 당분간 집에서 치아교정할 사람이 없는 관계로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 치아교정이라도 하게 된다면 경험담을 말해줄 수도 있겠고, 또 지금 제 차례라고 생각하니 그러기로 했습니다. 엄마에게도 투자하자!!! 아빠가 적극적으로 나서주어서 이렇게 치아교정을......! 엄마도 치아가 고른 치아 미인이 되어보자! 했지요.
혹시 이번 여름, 한국에서 아이 셋을 주렁주렁 달고 가는 철꽃 달고 다니는 여인을 보신다면...... 바로 젭니다! ㅋㅋㅋ(원래 전 이런 'ㅋㅋ'를 사용하지 않는데 오늘은 웃음이 나와 여기에 사용해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늦었다고 여겨지는 일이 아닌 일들'이
이 세상에는 아주 많나 봐요.
여러분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일들,
한 번 시도해보실래요?
누가 알아요.
좋은 일이 나비효과처럼 아주 많이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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