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한국의 횡단보도 보행자 우선은 언제 가능할까요?

산들무지개 2015. 6. 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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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식구들을 보기 위해 제주에서 쓩~ 하고 날아 식구들 있는 도시로 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식구들로 마음이 들떴는데요, 갑자기 조카가 하교하다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 급히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부상인 줄 알고 안심했지만, 팔이 부러져 응급실에서 수술까지 하게 되어 엄청나게 놀랐답니다. 아! 안타까운 소식! 그나마 요즘 메르스로 참 뒤숭숭했는데, 한국 교통의 현실을 보니 더 안타까웠답니다.

사실, 저희 참나무집 가족은 스페인을 떠나 한국에서 지금 여행 중이랍니다. 식구가 다섯이라 이동하기 쉽게 차를 빌려 여행을 하는데요, 한국의 운전 상황에 많이 긴장해있는 상태랍니다. 추월과 들이밀기, 교통신호 지키지 않는 모습, 횡단보도에서의 차 중심 문화 등 많은 것이 어색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온 한국에서 이런 모습을 대하니 선진 한국의 위상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시설이 첨단을 달리고 현대 첨단 장비를 자랑하는 건물과 시설들에 입이 떡 벌어지다가 이런 교통 상황을 보고는 말문이 닫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어린이 보호 구역이나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서의 보행자 우선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제 조카는 학교 앞에서 하교하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자전거 한 대가 급한 속력으로 달려와 아이를 들이받은 것입니다. 비단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들도 신호등 없는 곳에서 우선적으로 보행자가 있으면 멈춰서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운전자는 보행자를 우선해야 하는 의식이 없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운전 면허증을 스페인에서 땄답니다. 스페인의 주행 시험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신호등 없는 횡단 보도에서보행자를 우선시하는 것'에 중점을 둔답니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까 말까 망설인다 해도 운전자는 일단 멈추어야만 한답니다. 그렇지 않고 통과했을 때는 운전면허증 시험에서 떨어지고 만답니다.   

위의 사진은 예를 들기 위해 올린 것입니다. 신호등 없는 곳에서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동이 보이면 꼭 정지선에 서서, 멈추어 기다려주어 보행자가 건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차가 달려오기 무섭게 보행자도 당당히 걸어야 할 건널목에서 뛰기 일쑤입니다. 운전자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천천히 걸을 수 있는 문화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신호등 없는 우회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는 사람이 있으면 꼭 멈추어야 하는데 왼쪽에서 차가 오기 무섭게 바로 달리기 일쑤입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보행자는 우선 순위인데 현실에서는 운전자가 아무 망설임없이 달립니다. 일단 보행자는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건넙니다. 사실은 그 반대가 되어야하는데 말이지요.

뿐만아니라,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횡단보도를 함부로 건널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 운전자는 보도에서 달릴 수가 없는 곳이 스페인의 규칙이랍니다. 자전거 길을 이용하거나 도시(마을) 내 자동차 도로를 이용해야만 한답니다. 굳이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한다면 아래의 그림처럼 자전거에서 내려 보행해야만 한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규칙은 이론상으로는 모든 것이 다 통하는데요, 현실에서는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아 오늘 이런 사고가 일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갑작스러운 조카의 사고로 그동안 한국에서 운전하면서 보아온 모습에 너무 놀란 나머지 이런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조카에게 큰 이상이 없었으면 하고요, 내일은 조카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직행해야겠습니다. 새벽에 수술한다는 조카 소식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런 포스팅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사진이 정리되면 제주도에서 겪은 일련의 일화들을 포스팅으로 올릴게요.

저희 식구들은 아주 잘 있습니다. 신경써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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