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여기자 발길에 넘어진 시리아 난민, 마드리드에서 행복한 결말?

스페인 산들무지개 2015. 9. 1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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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밤 마드리드 아토차(Atocha) 역에 도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도 몰랐던 이 사람은 그저 시리아 피난민의 한 명일 뿐이었지요. 그러다 지난 9월 8일, 헝가리 여기자의 발길에 걸려 넘어지는 사진이 전 세계를 돌면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답니다. 알고 보니 시리아에서 프리메라 명문 축구 클럽의 감독이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오사마 압둘 무센.


7살 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그 먼 여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아들과 아내는 지금 터키에 있다는데...... 




▲ 사진은 로이


여기서 잠깐~!  


터키에 있던 시리아 피난민 왜 지금 유럽으로 피난하는가? 

왜 하필이면 전쟁 발발 4년 후에 유럽으로 몰려들까요? 


전쟁이 일었던 첫해 피난 나온 사람들에겐 돈이 있었지요. 피난 주요국으로 레바논과 터키...... 그곳에서 일이 년은 버틸 수 있었습니다. 피난 나오면서 가져온 돈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그런데 삼사 년 되던 해에는 현지인의 불만이 높아가게 된답니다. 노동 임금이 현지인 절반이고, 집세는 오르고, 현지 사정에 혼란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레바논도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터키에서도 현지인들은 넘쳐나는 시리아인들 때문에 위험을 느끼게 된답니다. 그러니 시리아인들은 이때다, 싶은 것이 차라리 피난할 곳을 찾으려면 희망이 조금이라도 더 있는 유럽이구나 싶어 유럽으로 향합니다. 유럽이 아무래도 더 잘사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지요. 


그래서 그중 한 명으로 건너오던 이 축구 감독은 운이 나쁘게도, 혹은 운이 좋게도 헝가리 여기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게 되었습니다. 같이 촬영을 하던 독일 기자가 여기자의 모습을 보고 그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로 이 시리아 난민은 생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되었답니다. 휴우~



유럽 16만 명 난민 분산 수용, 할당량은? 


지금 유럽은 큰 혼란기에 있습니다. 독일 3만 1천 명, 프랑스 2만 4천 명, 스페인 1만 5천 명...... 서유럽의 이 세 나라가 유럽 할당량의 60%를, 영국은 독자적 노선을 걷기로 했다지요? 


이런 수많은 무슬림 피난민을 유럽으로 환영하는 노선과 마찰을 빚는 나라들도 참 많습니다. 특히, 동유럽은 말이지요. 헝가리는 엊그제부터 철창이 완성되고 새로 적용된 법을 적용해 세르비아에서 난민 신청을 하지 않고 불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겐 징벌을 내리기로 했답니다. 그런데도 이후 철창을 넘어 걸린 사람들은 무려 몇백 명......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철창을 넘으려고 할 텐데...... 과연, 헝가리 감옥이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을까요?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경 검문을 다시 시행하기로 했으니...... 쉥겐 조약으로 EU 회원국 간의 출입국 절차 및 심사 등이 없던 것이 되살아 난 것이지요. 



유럽 시민들 반응은? 


극명하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위험천만하다~! 인류애를 발휘해 난민을 받자~! 등등


관련 글을 읽어보세요. 



제가 사는 발렌시아 주의 한 작은 도시, 알리칸테(Alicante)에서는 지금 페이스북을 통해 시리아 난민을 위한 모금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답니다. 지역민이 다 함께 돈을 걷기도 하지만 특이한 것은 노동력을 제공해 따뜻한 양말을 뜨개질로 뜨거나, 옷을 마련하거나 쿠키나 빵 등을 만들거나...... 힘이 닿는데까지 한다는 것이지요. 특히, 거둬진 물품은 헝가리 국경에서 직접 나누어주는 성의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금으로 마련한 담요, 생필품 등은 세르비아 헝가리 국경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면서 나누어주고 있답니다. 



▲ 위의 사진은 갈리시아 지방의 시민들 모습입니다. 

양말과 담요 마련하기~

www.lavozdegalicia.com


그런데 난민이 유럽으로 유입되어 불러올 단점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종교에 대해 말할 것은 없지만, 어렵게 사는 현지인을 두고, 난민 먼저 돕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난민 수용 반대하는 입장도 많다는 것 말입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이 축구 감독은 왜 스페인으로 오게 되었을까요? 


축구의 나라, 스페인에서 이 난민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Cenafe(Centro Nacional de Formación de Enterenadores, 해석하자면 '축구 코치 국가 양성 센터'라고 보면 됩니다.)의 대표 미겔 앙헬 갈란(Miguel Ángel Galán)은 시리아 난민 아버지의 뒷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축구 감독이었던 이 사람은 자기 아들에게 축구를 마음껏 가르치기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고 말입니다. 유럽 피난길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고도 하는데 세계적 이슈가 된 헝가리 여기자 발길 사건 이후 뮌헨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미겔 앙헬 갈란의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스페인으로 와라~! 


축구의 나라, 스페인~! 좋은 미래가 기다릴 것 같은 예감에서 승낙했다고 합니다. 


인구 17만 3천 명의 도시 Getafe에서 거주처가 마련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올해 Cenafe 광고 비용을 다 모아 거주지를 마련했다고 하네요. 


한 개인의 해피 엔딩이 어쩐지 보이는 것 같지 않나요? 



이런 모습을 보니 정말 다행입니다. 

사진은 구글이미지~!



갑자기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가 생각납니다. 하나의 소소한 개인의 일이지만 어쩐지 존재해야 할 역사적 사명 내지 의미가 있지나 않은가 하고 말입니다. 이 난민이 마드리드에서 잘 적응하고 터키에 있는 가족까지 같이 상봉하여 함께 사는 날, 진정한 해피 엔딩이 있지나 않을까요? 그래도 이런 희망적 이야기는 다른 난민에게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물론,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나라별, 인종 간의 어떤 문제는 당연히 있겠지만 말이지요. 사람은 가까운 사이라도 사소한 문제는 있는 법, 이런 문제 앞에서 우리 인류는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네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오늘은 따끈따끈한 소식 전하려 지금까지 글 썼습니다. 

지금 스페인은 오밤중, 한국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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