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요즘 우리 남편은 또다시 공부 중

산들무지개 2015. 10.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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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 때 꿈이 무엇인지 아나요? 


공부만 하고 사는 것~! ^^ 그렇다고 대단한 수제는 아니랍니다. 중학교 때 아이큐가 138이었는데, 고등학교엘 들어가니 100 이하로 나와 충격받고 수제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했지요. 고등학교 사춘기 때 너무 하늘만 보고 공상만 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님, 중학교 때 너무 머리를 잘 돌려 그랬기도 하고요. 


아무튼, 저는 틈만 나면 배우는 것을 좋아해 평생 공부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희망을 품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른이 되니, 공부만 하기에는 이 세상이 어른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지요. 물론, 공부만 하자고 작심하면 할 수 있지만,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들 뒷바라지도 해야 되고, 또 공부하는데 돈도 드니......이제는 배울 수 있는 환경에 처하면 배우자, 그렇지 않다면 할 수 없다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남편이 이런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알리칸테 대학에서 "수제 맥주 강의코스"가 개설되어 그렇답니다. 오호~! 기회는 찬스잖아? 그럼 해야지? 하고 부추겼더니, 한다는 소리가...... 

"그 강의 수업료가 1,000유로가 넘어(150만 원이 넘는다네요.)~!" 

헐~! 비싸다. 그렇게 비싼 이유가 뭐야? 그냥 취미 강의가 아니야? 소리가 나왔죠. 

아니랍니다. 전문적인 인력 양상을 위한 정식 코스라네요. 게다가 교수진들도 어마어마하고....... 

그 강의 교수 중 한 분이 바로 제주도의 보리스 씨입니다. 그러니 남편은 더 배우고 싶어 안달했답니다. 


그런데 수업료가 비싸다...... 


"남편~! 그 수업료는 내가 생일 선물로 해주는 거야. 빨리 등록해~!"

했습니다. 아니, 배우는 열망에서 불 태우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화력을 제공해줘야지, 식히면 안 되잖아요? 배우고 싶으면 배워야지. 배우는 때는 따로 있다는데......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면 배워야지! 소리가 나왔습니다. 


올여름에 깜빡하고 생일 선물도 못 챙겨줬는데, 이런 생일 선물 어디 또 받겠어요? 


"남편, 1,000유로 나누기 일 년 해 봐? 한 달에 100유로로 안 돼~! 한 달에 그쯤 자신에게 투자해도 괜찮아~! 올해는 말이야~" 남편이 자주 써먹는 수법을 썼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함박웃음으로 드디어 또 온라인 공부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멋져~! 당신! 열심히 하고 싶은 공부 해 봐~!



아빠는 신났어요~! 위의 사진은 아빠와 딸이 같이 재배한 홉스(맥주의 쓴맛을 내는 열매)를 따는 장면입니다. 작년에는 천문학 공부하더니, 올해는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수제 맥주에 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하니 얼마나 신났겠어요?!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자신의 맥주 제조실에서 얼마나 훌륭한 맥주가 나왔는지...... 그저 그 열정과 인내가 대단할 뿐이랍니다. 이번에 자신의 훈제 맥주도 맥주 공장에서 제조되니 더 하지요. 


저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장비들은 다 남편이 손수 만들고 땜질하여 조절한 맥주 제조기입니다. ^^*


아무튼, 누구든 열정을 다해 즐기는 공부가 있다는 것은 삶의 큰 활력이 아닐 수 없네요. 


진정으로 배우는 즐거움을 아는 것은 

참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여러분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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