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를 통해 우리 부부의 한국 친구가 스페인에서 하몬(Jamón,스페인식 염장으로 한 생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려 드렸습니다. 친구는 비자 준비를 위해 다시 한국으로 이번 달 말에 돌아가는데요, 요 2달 동안 스페인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 몇 가지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되었답니다.
여행과는 다른 일상을 살면서 느낀 점이다 보니, 오호~! 그렇구나, 예전에 나도 이런 점을 느꼈었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이런 모습들이 새삼스럽게 재해석되어 여기서 포스팅으로 올리려 합니다. 혹시, 스페인 생활을 꿈꾸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지나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럼 차근차근 스페인 첫인상과도 같은, 스페인 생활 초짜가 본 한국과 다른 점 몇 가지를 올리겠습니다.
1. 스페인 사람들은 인사 거부하기도 하는구나~!
아시다시피 스페인 사람들도 인사로 뺨 키스 두 번을 한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정감 가는 스페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도 뺨 키스를 거부한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감기 들고, 몸이 안 좋을 때 이들은 손사래를 쳐가며 인사 거부를 합니다. 혹시, 감기라도 옮으면 안 되니 말입니다.
2. 스페인의 희한한 부호 두 가지
앗~! 도대체 저 부호는 뭐야? 한국 친구는 스페인어를 배울 목적으로 이곳에 왔는데요,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초짜이기에 이런 부호에 대해 아주 신기하게 생각했답니다.
위의 사진처럼 거꾸로 된 물음표 문장은 질문을 뜻하는 것이고요, 또 거꾸로 된 느낌표는 문장 자체가 감탄사나 한탄을 의미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스페인 문학에서 질문을 미리 질문으로 알고, 감탄이나 한탄은 미리 감탄이나 한탄으로 안다는 것이지요. ^^*
3. '.'와 ','도 헷갈려~
스페인에서 이것저것 물건 계산하고 돈을 정산할 때 참 헷갈린다고 합니다. 점과 콤마가 뒤바뀐 것 같다면서 말입니다.
저도 스페인 정착 초기에 학교에서 화학이나 수학을 배울 때 꽤 곤혹이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천팔십 유로 사십 센트를 숫자로 쓸 경우입니다.
한국식으로는 2,080.40 euros라고 씁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그 반대입니다. 스페인식으로는 2.080,40 euros입니다.
가끔 이 콤마를 스페인에서는 이렇게도 쓴답니다. 2.080′40 euros로 말입니다.
정말 거래를 하기라도 하면 이런 부분은 신경 꽤 써야할 것 같습니다.
4. 빵 가게 갈 때 빵 넣는 천 주머니가 신기~!
베이커리에 빵 사러 갈 때 어느 날 길쭉한 천 주머니(천가방)를 가져갔습니다. 친구는 이것이 뭐야? 하면서 묻습니다. 응~ 빵 주머니!
그러자, 친구는 그럽니다.
"야~! 신기하네. 빵 넣는 천 주머니도 있어? 그것도 바게트 빵 넣을 수 있도록 길쭉하게 말이야?"
그렇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특히 시골 사람들은 빵 살 때 천으로 된 주머니를 꼭 챙겨간답니다. 빵이 오븐에서 막 구워져 나온 것은 뜨거우므로, 뜨거운 빵을 플라스틱 봉지에 넣지 않고 이렇게 숨이 통하는 천주머니에 넣어오는 것이지요. 뭐 천주머니가 없는 경우에는 빵집에서 알아서 종이로 된 봉지에 빵을 넣어주거나 종이로 빵을 싸주기도 한답니다.
5. 스페인 사람들은 1년에 한 번 회충약 안 먹어?
이곳 사람들은 신선한 채소를 식탁에 자주 올립니다. 그러니 당연히 친구는 이런 질문을 머릿속에서 떠올랐나 봅니다. 샐러드를 매일 해먹고, 매일 신선한 채소를 손질하여 먹는 스페인 사람들답게 아마 채소에서 나오는 이런 기생충에 대한 경계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더군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이 질문을 처음 듣고 어리둥절해 합니다.
"회충약을 꼭 먹어야 해?"
저도 이곳에 살면서 회충약을 1년에 한 번씩 챙겨 먹는 사람을 보지 못해 참 의아해했습니다.
"병원 검진에서 정상적으로 나오면 괜찮지 않을까? 꼭 의무적으로 먹어야 할까?"
남편도 한국의 회충약 먹는 문화가 신기한지 그렇게 이야길 하더군요.
6. 나누기마저 신기하네~!
어쩌다 아이의 수학 문제 풀이를 보게 되었는데요, 와, 이거 신기하네~!
전혀 한국과 다른 스타일로 나누기를 풀어대니 말입니다. 뭐, 따지고 보면 이론상 비슷하지만, 형태는 완전히 반대라는 것입니다.
7. 자유로운 동물들과 농약 없는 들판
이미 여러분은 제 블로그를 통해 스페인 지역에서 자라는 동물들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이곳 사람들은 특히, 시골 사람들은 가축 및 반려동물을 풀어놓고 기릅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동물이 자유를 먹고 자란답니다.
그래서 산똘님은 [삼시세끼] 정선편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왜 산양 목에 밧줄을 달고 키우는지...... 왜 강아지 목에 줄 달고 키우는지...... 산양이나 양과 같은 동물은 풀을 뜯고 이동하면서 알아서 잘 자라주는데, 묶인 모습이 좀 충격이었나 봐요. 그 후, 한국 친구도 이곳 풍경을 보고 좀 놀랐답니다. 자유롭게 이동하는 양 떼와, 소 떼, 심지어 도토리 먹는 이베리아 돼지 떼를 보고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그래서 이런 질문도 하더군요.
"비스타베야에서 밀밭이나 보리밭에는 농약을 안 쳐?"
네~! 비스타베야의 넓은 고산평야에서는 농약을 전혀 치지 않습니다. 자유로운 양 떼의 먹이가 되는 추수 후의 들판의 마른 잎들 때문에 그렇지요. 농약 치는 일이 없이 그렇게 큰 대규모 밭이 운영된다는 사실이 친구에게는 놀라웠나 봐요.
아무튼, 요런 몇 가지가 친구가 스페인 생활 두 달을 하면서 느낀 한국과 다른 점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스페인 생활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글을 썼습니다.
또, 남유럽의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궁금하신 분들께도
호기심 충족 차원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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