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에서 이는 조용한 수제맥주 붐 현장

산들무지개 2015. 11. 1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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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저희 참나무집 가족은 3일 동안 또 인터넷이 불통나 버리고 말았답니다. ㅠ,ㅠ 그래서 이렇게 오늘 또 소식이 늦어졌습니다. 요즘 정말 머피의 법칙에 걸려 그런지, 애당초 바라지도 않았던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 "에이, 될 대라 돼라~"라는 심정이 일었습니다. 까짓, 될 대로 되어라~! 뭐, 평생 이렇게 가지는 않겠지, 뭐 언젠가는 이 흐름이 변하겠지, 라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그런 와중 낭보가~! 


바로 며칠 전에 수제맥주 시음회를 했던 산똘님의 수제맥주가 맥주경연대회에서 1등을 먹었답니다. ^^*


그 이야기는 이미 예전 포스팅으로 전해드렸죠? 궁금하신 분은 다음의 제목을 링크하세요. 


 

이번에 남편이 만든 맥주는 벨기에 맥주 브론드(Blonde)라는 스타일의 맥주였습니다. 맥주 이스트 향이 강하고 끝맛도 약간 구수한 맛이 난답니다. 약간의 숲속 과일맛과 도수가 보통 맥주에 비해 높은 맥주였지요. 



중간에 상장 들고 있는 사람이 산똘님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스페인에서 조용히 붐을 일으키고 있는 수제맥주 현장에 대한 포스팅인데요, 이미 이 블로그를 통해 스페인 남편의 취미 생활로 알고 있는 이 수제맥주가 사실은 엄청난 호응을 일으키면서 요즘 스페인 내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스페인 사람들의 수제맥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답니다. 



수제맥주를 하는 이들은 세계 3대 맥주 공장이 세계 70%를 장악하고 있는 (공장에서 나온) 필센이나 라거에 진절머리가 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세계에는 라거나 필센 말고도 아주 다양한 맥주의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우와, 공장 맥주는 이제 끝이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손수 맥주 담그는 남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손수 만드는 맥주 애호가들에게 격려를 위한 수제맥주 경연대회를 열기 시작하여 상장과 상품을 전달하고 있답니다. 재미있게도 1등상에게는 맥주마스터(상 당첨자)의 레시피를 이용해 1,000리터의 맥주를 제조, 판매하여 널리 알리는 영광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산똘님 같은 경우는 발효기까지 상으로 받았답니다. ^^*


  

스페인에서 맥주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야 시음할 때 그 본연의 맛을 알 수 있다네요. 또, 맥주를 취할 때까지 마시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한두 잔 맛보는 일로 그 시음의 즐거움을 같이 나눈다고 합니다. 


남편은 한국에 갔을 때도 이태원 수제맥주 거리 관광을 했었답니다. 한국 서 구입해온 수제맥주 티를 입고 다니기까지 하니 말이지요. 남편이 아쉬워한 부분 한 가지가 있다는데요, 한국서는 고객이 수제맥주를 진정 즐기려고 오는 것 같지 않고, 취하려 오는 것 같다고 지적을 했답니다. 


아무튼 오늘은 이 수제맥주 축제가 있었던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작은 규모의 축제였긴 하지만, 보통의 수제맥주 만드는 이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알리칸테(Alicante) 대학에서 수제맥주 강의까지 있으니 스페인 곳곳에서 이는 이 수제맥주 붐은 현지에서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살갗으로 막 느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이곳은 카스테욘(Castellon)의 에스파냐 플라자(Plaza de España, Paseo Ribalta) 공원의 라 페르골라(La Pergola)라는 건물에서 행해진 행사였습니다. 



처음으로 이곳에서 여는 "수제맥주 축제"였습니다. 

스페인의 수제맥주 축제는 어떤 모습일까요? 일단 수제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이룬 행사라는 점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마찬가지로 스페인을 보았답니다. 수제맥주와 접목하는 이들만의 모습이랄까요? 



자, 들어가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냅니다. 어른 1인당 3유로가 되겠습니다. 



표 두 장을 구입하니 행사 추첨을 위한 종이도 주었답니다. 또, 수제맥주 리스트가 쫙~ 적힌 팜플렛도 함께 말입니다. 



총 3일에 걸쳐 있었던 행사입니다. 



이제 구입한 표를 가지고 컵과 바꾸면 된답니다. 이 컵은 행사 로고가 적혀 기념품으로 고객에게 선물로 준답니다. 


  

두 잔을 받습니다. 이 잔을 받고 맥주를 한 잔 따라 마실 수 있답니다. 그리고 다음 맥주는 2유로를 더 내야 한답니다. 공짜는 아니지요. ^^*  



추첨을 위해 이 종이에 빼곡빼곡 개인 정보를 채워넣습니다. 그런데 상이 뭐였지? 차? 냉장고? 알쏭달쏭했지만 차와 냉장고가 전시되어 있어 은근히 저는 속으로 기대하면서 이 종이에 열심히 개인정보를 채워넣었습니다. 



자~ 우리 딸내미가 추첨함에 집어넣으렴~! 혹시, 운이 좋아 머피의 법칙 탈출해서 상 받을지 누가 알아? 



오잉? 맥주축제에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우리가 간 때는 한가한 토요일 오전이었는데에도 참 많은 이들이 이미 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이곳에 맡기고 맥주를 즐기세요~! 하는 분위기였나? 



친구 부부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판매대입니다. 멋져~! 



맛난 맥주 한 잔을 받았습니다. 거품이 그득한 것이 정말 맛이 신선했습니다. 홉 열매향이 가득한 것이 으음~! 맛있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곳에서는 이파(IPA), 밀 맥주, 블론드, 흑맥주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카나비를 넣은 맥주입니다. 홉 덩굴 식물과 같은 과의 캐너비스, 즉 삼 혹은 대마나무잎을 넣은 맥주입니다. 그렇다고 마리화나라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이곳은 카스테욘에서 유명한 수제맥주 팩토리입니다. 



참 종류도 다양한 맥주를 판매하고, 정성이 가득한 이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상업 맥주에 비해 한참이나 시장 점령이 어려운 이들이 열정 하나로 맥주를 만듭니다. 



이곳은 우와, 1695년부터 있었던 수제맥주네요~! 그러게요. 스페인하면 무조건 와인 밖에 생각이 안 나던데, 이렇게 오래된 맥주도 있다니 그저 신기했답니다. 까딸루니아 쪽에도 꽤 오래된 맥주 양조장이 있어 놀랐던 적이 있었지요. 



다른 곳보다 좀 어눌해보이는 이곳은 산똘님 친구 맥주 판매대입니다. 이들의 직업은 재미있게도 연구소에서 수질 검사하는 연구원들이라는 것~! 아마 수질 검사하기 때문에 맥주의 물 검사도 재미있어 이렇게 수제맥주를 담그게 된 것은 아닌가 싶네요. 


맥주가 있다면 안주도 반드시 있어야겠죠? 

이곳에서 저는 스페인식 안주도 발견했습니다.  


 

 


각종 샌드위치와 크로켓, 스페인식 감자튀김(빠따따스 브라바스), 그리고 크레페까지...... 

크레페 만드는 친구도 수제맥주를 만듭니다. 우리 집에서 분양한 홉 나무를 지금 기르고 있답니다. 


 

 


각종 타파(반찬 같은 것)와 핀쵸(꼬치 종류), 치즈, 하몽 등 다양한 음식이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의 케이크 사진은? 이것이 바로 후식입니다. 이곳에서 맥주와 안주 먹고 나서 후식으로 먹으라고 하니...... 하하하! 스페인식 음식 문화가 바로 느껴졌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단 것 너무 좋아해~ 하고 말입니다.  


 

 


달달한 케이크를 뒤로 하고 다음 판매대에 갔더니 이번에는 올리브입니다~! 

그렇지~! 스페인에서 없어서는 안 될 맥주 안주~! 바로 올리브 절임이지!!!

각종 다양한 올리브 절임이 우릴 유혹해서 저 자리에서 두 봉지 종류별로 구입해왔답니다. 우리가 지금 맥주 축제에 온 것이여? 장보러 온 것이여? 아무튼, 수제맥주 안주에 없어서는 안 될 올리브 절임과 각종 채소 절임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또, 한 쪽에서는 글쎄, 안주로 시식할 스페니쉬 오믈렛 경연대회까지 있었습니다. 아마도 수제맥주가 있으니 안주도 경연대회해야 발란스가 있는 것인가요? 


이렇게 저희 가족은 오랜만에 도시 탐험에서 수제맥주 축제까지 다녀왔답니다. 


스페인식 수제맥주 축제, 소소하지만, 정말 정감 넘치는 가족 나들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말 술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보다 맛을 음미하면서 온 가족이 같이 나들이 가는 분위기라 저는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술 마시는 축제에 가도 될까?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사람들이 맛을 음미하기 위해 왔지, 술 취한 사람은 없어보이는 것이 참 건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족, 가족...... 하는 가족 문화가 아닌가 싶네요. 


* 이 글은 제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한 글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본 느낌으로 술을 적게 마시는 이곳 사람들 모습을 본 그대로 쓴 글입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건, 적게 마시건 그것은 제가 이곳 사람들 사정을 다 알 수 없어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단지 제 느낀 부분을 적은 것 뿐이랍니다. 감사합니다. 


아~! 인터넷이 너무 느려 포스팅하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ㅠ,ㅠ 

아~ 언제쯤 인터넷이 좀 빨라질까? 

그래도 제 정성이 들어간 포스팅이라 생각해주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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