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남편이 고른 호텔
여행 이야기

지난 주말에 한 마드리드 여행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갔다 온 초고속 여행이었습니다. 사실은 이 여행은 우리 부부가 한 달 전부터 계획했답니다. 제게 일이 생겨서 방문해야 한 마드리드였는데, 남편은 꼭 세트로 가야 하는지 같이 가고 싶어 한 여행이었답니다. 그러다 일이 무산되어 할 수 없이 이 여행을 취소할까 하다가 그 주 운이 좋게 남편의 수제맥주대회 결과가 발표되어 같이 가기로 했답니다. 


이 호텔은 짠돌이 남편이 예약한 호텔인데요, 재미있게도 남편은 여성적인 섬세함으로 선택한 호텔입니다. 여성적인 섬세함이란? 꼬옥~ 가격과 분위기, 세일 시즌 등을 살피며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작년에 우리 부부는 마드리드 중심에 있는 한 호텔에 투숙한 적이 있답니다. 분위기도 좋고, 깨끗하고, 아주 레트로한 분위기의 제 마음에 꼭 드는 호텔이었지요. 별 세 개의 그 호텔은 가격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관없이 그 호텔로 예약하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비수기를 이용해야 한다며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 호텔을 찾았습니다. 별 네 개 호텔 가격이 50%에 들어갔다며 저보다 더 좋아한 남편이 선택한 호텔입니다.  



마드리드 고야 거리(C/Goya)에 있는 빈치 호텔(Vincci Hotel)이었습니다. 



더블룸인데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답니다. 



늦은 밤, 저녁도 먹지 않고 도착한 호텔 룸에 환영 초콜릿 두 개가 반겨 얼마나 좋았는지요? 산또르님은 후다닥 보자마자 까먹었답니다. 그리고 작은 디테일들이 아주 마음에 들었답니다. 



미니 냉장고에는 어떤 먹을 게 있나? 뭐 호텔에 있는 것들이 있는 평범한 것이 있었습니다. 



여러 체인점으로 되어 있는 빈치 호텔이라 저렇게 잡지도 나오더군요. 그래서 호텔에 머무는 이들에게 문화적 잡지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더군요. 



초콜릿을 우물쭈물 먹으면서 뭘 사진 찍어? 하는 표정으로 어슬렁대는 남편. 



욕실~! 남편이 역시나 한국 때밀이 타올을 가지고 와 정성껏 사용했다는 뒷이야기가~ 



모던한 감각이 오~ 이런 스타일 집에 설치해도 괜찮겠는걸? 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컵과 스펀지, 뭐 샴푸, 젤 등 다 있습니다. 예전에 저는 여행을 아주 많이 해서 호텔도 다양한 호텔을 사용해봤는데요, 언제나 친구들은 호텔서 이런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저는 짐만 되는 이 물건들을 그다지 챙기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그냥 이 물건들을 보니 옛날에 같이 여행했던 친구들 얼굴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뭐 짧은 여행이라 가지고 온 옷도 없지만 두툼한 외투를 걸어놓을 장롱도 있어 좋아요. 



뭐 가지고 있는 돈이 없어 금고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금고도 있습니다. 아~ 이 '금고'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고민했네요. 요즘 외국에서 너무 오래 살면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아 고생할 때가 많네요. 


그렇게 시골 사는 남편이, 여행 많이 한 남편이 요즘 늙어가나 봐요. 호텔은 죄다 좋은 호텔만 사용하고 싶어 하니...... 자전거 여행하면서 야외에서 노숙도 하던 사람이, 세계인의 무대에서 도미토리도 괜찮다며 허름한 유스 호스텔도 마다치 않던 사람이...... 요즘 피곤한가 봅니다. 


"이제 젊음도 지나고 배낭이 아니라, 트렁크 가지고 여행할 때야."


그러네요. 그런가요? 여러분? 저도 오랜만에 아이들 없이, 방 청소할 필요도 없이, 세탁할 필요도 없는 호텔에서 보내 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아~ 피곤한 몸이 어느새 회복되는 이 기분...... 


항상 건강 유의하시고요, 저는 내일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안녕~!!!



이날 산또르 남편은 수제맥주대회에서 상을 무려 세 개나 탔답니다. 


와우~!!!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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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m 2016.03.02 01:01 URL EDIT REPLY
저도 호텔이 준비한 일회용품 싹슬이파인데요...

간혹 없는 호텔이 존재하기 때문에 한개도 빠짐없이 챙겨갑니다.

집에 손님들 오실 때도 정말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이것들 다 숙박 비용에 포함되어 있다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2 신고 URL EDIT
오~! 많은 분이 그렇군요. ^^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지요.
우리는 유용하게 쓰지 못해 아마 싹쓸이를 중단하는가 봅니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16.03.02 03:57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호텔에 비치된 것이면서 가져와도 되는것은 다 챙기는디...
산들님이 의외이신거 같습니다.^^
두분이 오붓한 여행에 편안한 잠자리까지 함께 했으니 근사한 여행이셨을거같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3 신고 URL EDIT
저는 호텔 비치된 것을 손님들이 두고 간 것이 있는데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버릴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안가져 온답니다. 또, 요즘 자연산을 더 좋아해서 화학적 샴푸 비누 등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답니다. ^^
정말 편안하게 푹 쉬다 온 여행이었네요.
luna 2016.03.02 05:12 URL EDIT REPLY
와우!! 상을 세개씩이나 추카! 추카! 추카요.
이제는 수제맥수 전문가로 본업이 바뀌는거 아닌가요?

저도 안챙겨 나오는데 우리 막내 시누이가 여행을 많이 하는데 제롬님처럼 싹쓸이로 가져와요.
산들님 왔을때 아파트형 호텔을 가지고 있는 시누이에게 일회용 부탁 했드만 가져온 비누며 삼푸며
모두 호텔 이름이 달라서 보고 웃었는데 저는 한번도 가지고 온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다들 가져 오나 보네요.

곰아저씨가 카스테욘에 눈이 많이와서 사고가 있었다며 비스타베야에 연락 해보라고 성화네요.

| 2016.03.02 05:17 URL EDIT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6 신고 URL EDIT
오~! 그러게 말이에요. 남편이 정말 본업을 바꾸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것이 기회다, 하면서 말이지요. 뭐 물 흘러가듯 그렇게 인생을 살아야죠.

그런데 곰아저씨 카스테욘에 오셨던 건가요? 아니면 카스테욘 사고 소식 접하시고, 연락해보라고 하신 건가요? 우와, 걱정해주셔서 고맙다고 꼭 전해주세요.

그리고, 아니타님 이야기 정말 고마워요~ 오...... 이 일을 우째나...... 해준 것도 없는데 저까지 챙겨주시니...... ㅠ,ㅠ 감동의 눈물입니다.
BlogIcon 호박공주 2016.03.02 07:14 URL EDIT REPLY
축하드립니다!여행 이더즐거우셨겠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6 신고 URL EDIT
하하하! 고마워요~! 사실 일상이 피곤해그랬는지 푹 쉬었던 날들이었네요. ^^
BlogIcon 도랑가재 2016.03.02 08:19 신고 URL EDIT REPLY
와,.대박입니다.
축하드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6 신고 URL EDIT
아, 뭘요.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
BlogIcon sponch 2016.03.02 17:17 URL EDIT REPLY
산똘님 상을 세개나 타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저도 알뜰하게 챙겨오는 편인데 캠핑갈때 아주 유용하거든요. ㅋ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3.03 02:27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비상용으로 하나씩 마련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
BlogIcon 속좁은유지니 2016.07.28 16:18 신고 URL EDIT REPLY
티비에서 한번 본적이 있는데, 남편분 참 다정다감하셨던것 같아요~두분 너무 잘 어울리시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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