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요즘 스페인 고산, 딸바보 아빠의 걱정

산들무지개 2016. 6. 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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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요즘 우리 부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뱀이랍니다. 식물이 무성하게 무성하게 자라는 요즘, 더불어 근처의 크고 작은 동물도 무성하게 자라나고 있답니다. 그중 동면에서 깨어난 뱀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가 요즘이랍니다. 


해발 1,200m의 고산에도 뱀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답니다. 독이 있거나 없거나 날 좋은 따뜻한 계절은 파충류에게는 더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그런데 우리 집 근처에는 독이 있는 뱀이 있답니다. 자주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 존재를 이미 알고 있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답니다. 그래서 항상 밖에 나갈 때는 장화를 신거나 풀이 무성한 곳에는 발을 딛지 않는답니다. 


오늘도 아이들 걱정에 아빠는 무성한 풀을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잔디가 무척이나 많이 올라와 아빠는 일에 나섭니다. 



날씨가 어느덧 여름으로 향하니 집 앞 잔디도 씨앗이 쑥쑥 올라옵니다. 

대가 거세지고 이제 비도 오지 않으면 건조하게 말라가는 여름으로 치닫습니다. 

스페인 여름은 아주 건조하여 가끔 화염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아빠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집 밖의 모든 공간의 풀을 자를 심산입니다. 

풀이 짧으면 뱀이 보일 확률이 더 높고, 그러면 우리 고양이와 닭이 처치할 수도 있다는 게지요. 



일하다 말고 사진 찍는 아내에게 함박웃음을~ 



아이들이 노는 트램펄린 공간도 싹 잘라놨습니다. 



어머~! 축구 구장이 따로 없네~!



그리고 텃밭의 무성한 길도 싹 잘랐습니다. 

이 텃밭은 샘이 가까워 습기가 아주 많아 뱀의 서식지로 최고랍니다. 


그런데 그날 제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텃밭에 물을 대기 위해 물꼬를 텄다 잠갔는데 그 물꼬가 스크루 형태라 저는 꼭꼭 잠가놨습니다. 

아차~! 남편이 보더니 그럽니다. 

"스크루에 뱀이 끼었어~!"

헉?! 진짜? 왜 난 못 봤지? 

남편은 스크루를 잘 풀었습니다. 

그랬더니 몸이 짓눌린 뱀이 그곳에서 나옵니다. 



열심히 아이들과 뱀 구조에 들어간 아빠. 



물에 사는 뱀은 독뱀이 아닐 확률이 높아 아빠는 다가가 이 뱀의 상태를 살핍니다. 



생긴 것은 이 고산평야의 독뱀과 아주 똑같습니다. 



순간 입을 쫘악 벌리면서 사람을 위협합니다. 

아~! 그 순간 제 뇌리에는......

'오늘 밤, 뱀 가족이 날 찾아와 왜 죽였냐고....... 날 칭칭 감는 건 아닐까?' 였습니다. ㅠㅠ



남편도 독뱀인지 아닌지 몰라 인터넷을 찾아봅니다. 

아~! 미안하게도 이 뱀은 독이 전혀 없는 물뱀이었습니다. 구렁이인가요? 

눈이 동그랗고 이쁘게 생긴 녀석인데...... 

그만 스크루에 짓눌러 죽었습니다. 


미안하다. 뱀아~! 

죄책감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아이들에게 만져보라고 합니다. 

몸이 까슬까슬한 게 이 뱀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쌍둥이 녀석들에게 아빠는 단단히 이야길 합니다. 


"이 뱀은 독이 없지만, 다른 뱀들이 독이 있어 꽉 물리면 죽어~! 

그러니까 밖에 나갈 때는 꼭 장화를 신고, 물리면 바로 엄마, 아빠한테 얘길 해~!" 

얼마나 장엄하게 이야길 하는지 아이들이 겁에 질렸습니다. 


무서운 독뱀은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남편은 대처상황까지 미리 각본에 짜 넣었습니다. 

아이들은 독뱀에 물리면 어른보다 더 피 순환이 높으므로 

바로 응급구조대에 신고하고, 헬리콥터를 요청하면 된다네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스페인 고산의 딸바보 아빠 이야기를 마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여러분, 저는 당분간 아주 바빠질 것 같습니다. 

또 놀라운 일을 저질렀거든요. 이 일은 여러분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신 분은 제 블로그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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