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한 번 우편이 오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답니다. 스페인 내의 우편물은 그래도 제때 제시간에 우리 마을 우체통에 떡 하니 오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서 오는 우편물은 세월아~ 네월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운명의 구렁텅이에 빠져 소식이 있는지, 없는지...... 간혹 블랙홀처럼 마드리드의 세관서 보관 창고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영원(?)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소포 받기를 거절하고 있답니다. ㅠ,ㅠ 슬픈 현실이지만, 감당 못 할 책임감에 빠져 뒷수습을 못할 경우가 있어 보내는 사람에게 상당히 미안하기 때문이랍니다. 내가 받길 싫어 소포가 발송지로 되돌아간 것은 아닌데, 그것 때문에 의가 상하는 경우도 있어 참 미안했지요. 스페인 정부의 소포 처리 시스템이 아주 많이 변질(?) 변해 제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답니다.
그런데 작은 우편물은 그래도 스페인 고산에 정상적으로 도착한답니다. 문제는 빠를 경우는 엄청나게 빨리 오는데(일주일), 느린 경우는 한 달 혹은 두 달 후에 받는 경우도 있답니다. 헉?! 정말입니다. 스페인이 한국에서는 제 3지역이라...... 그런 게 아니라, 스페인에는 일찍 도달하는데 스페인 내의 세관서 통과가 한참 미뤄져 그렇답니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하여 저는 제가 기고하는 잡지를 아주 늦게서야 받아본답니다. 그런데 최근 놀랍게도 하루 이틀 간격을 두고 모든 책을 한꺼번에 받는 행운을 누렸답니다. 아흐~! 기분 좋아라! 그런데 그 책들 다 읽으려면 꽤 고생해야 할 듯하네요.
우체부 아줌마의 톡을 받았습니다.
"소포가 왔어~! 이거 파키 네에 갖다 놓을게."
'소포가 오다니? 소포를 받을 일이 없는데......?'
평소에 소포를 받을 일이 없는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뜬금없이 웬 소포?
그래서 마을의 구멍가게 파키 네에 갔습니다.
앗! 그런데 이건 지난번 기고한 [좋은생각]에서 온 소포였습니다.
앗! 책만 오는 줄 알았는데 이런 선물까지?!
엄청나게 놀랐습니다.
제가 평소에 정기구독까지 하고, 즐겨보는 책이었거든요.
대학생 시절부터 죽~ 아이 낳기 전까지 보던 책인데 너무 먼 스페인 고산에서
볼 기회가 점점 줄었던 책이었지요.
담당 기자님이 원고 의뢰를 하시고, 아주 짧은 글 한 편을 보내드렸는데 이런 선물에 깜짝 놀랐습니다.
[좋은생각]의 명언집, 수건, 그리고 수첩
10월 호에 실린 제 글과 더불어 큰글씨 [좋은생각]도 같이 보내주셨네요.
실제로 엄청나게 감동했답니다.
이런 소소한 배려에서 정성이 느껴지니 말입니다.
아직 발간되지 않았으니, 자세한 글은 그때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월간 문화교양지 [태백]의 두 권(8월 호, 9월 호)도 함께 왔습니다.
참 흥미로운 잡지입니다. 문학계, 예술계 지성인들의 글과 사진, 그림 등이 실린 멋진 책이랍니다.
박제영 (시인) 편집장님의 도드라진 안목에 많은 부분 감탄하고 있답니다. ^^
또 [전원생활] 8월 호도 함께 왔습니다.
담당 기자님이 아이들 읽으라고 [어린이동산] 어린이 잡지도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어려 아직 한글을 읽지는 못하지만, 꽤 관심 갖고 보고 있답니다. ^^*
역시 어린이 수준을 고려한 흥미 만점의 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소소한 온정이 이 고산까지 전해져 참 좋습니다.
아~ 이런 참 좋은 책에 제가 한 부분 기고할 수 있어 큰 영광입니다.
오늘은 행운의 날이네요~! 이렇게 한꺼번에 기고한 잡지를 받다니!!!
그것도 사랑이 속속 느껴지는 지구 반대편의 그 손길들 덕에 말입니다.
이렇게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로 우편물을 보내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더 열심히, 더 즐겁게 글을 써야겠다 다짐합니다.
요즘 스페인 고산은 날씨가 급격하게 변했답니다. 초겨울 날씨 저리 가라 추워졌습니다.
이제 난로의 불을 피울 시기네요.
더 쌀쌀해지고 더 쓸쓸해지는 시기엔 집 안에서 가족과 따뜻한 불길 앞에서
온전히 안으로 안으로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야겠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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