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자연

아빠 없는 날, 스페인 고산에 내린 우박과 비

산들이 산들무지개 2016. 10. 1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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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뮌헨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네 모녀는 주말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냈는데요, 특히, 월요일에 있을 수업을 위해 점토를 재활용하는 작업을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해발 1,200m의 청청한 스페인 고산의 가을 하늘은 높고, 햇볕은 따뜻하고 아주 좋은 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글쎄 천둥 번개 날벼락을 동반한 비가 엄청나게 내렸답니다. 비만 오면 다행이지만, 이 날은 우박까지 함께 왔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터넷 무선 안테나가 고장나 이렇게 포스팅을 올리지 못했답니다. 


얼마나 놀랐던지...... 갑작스럽게 날벼락 맞는 기분이 바로 이런 기분이란 걸 느끼게 해 준 날이랍니다. 

그럼 그날의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침을 느긋하게 먹고 아이들과 함께 점토 재활용 작업에 들어가 이렇게 흙을 개고 있습니다. 

날씨가 아주 좋아서 온종일 햇살을 받으며 있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엄마가 야외에 있으니 아이들도 덩달아 야외에서 야외 활동에 나섰습니다. 

큰 아이는 작은 아이들 인라인스케이트 일일 강사가 되어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우리는 개어둔 점토로 그릇을 만들기로 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쾅~!



밖에서 저렇게 날벼락이 치는 동시에 이런 우박을 두두두두두~ 쏘아줬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대포 물을 쏘듯이 그냥 쏟아지고 있었고요. 



아~ 무섭다. 



그런데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우박이 우박으로 보이지 않고 눈으로 보였나 봅니다. 

"엄마~! 눈이 내린다."


"얘들아~! 저것은 눈이 아니라 우박이야."


"우박이 오면 어때? 이제 눈이 내릴 수도 있다는 증거잖아?"

아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에잉? 그런 것이야? 



다락방에서 보이는 집안 뜰이 물로 막 차오르고 있습니다. 

이게 겨우 5분도 안 된 상황인데 이렇습니다. 



저 물줄기 보세요. 우와~ 비가 많이 내려 물저장통에 물을 채워 넣을 수 있어 좋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자연의 위대함을 또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비로 인해 잎도 폭삭 떨어져 나갔습니다



비가 어느 정도 멈춰 밖에 나갔더니 양치기 아저씨가 비에 쫄딱 맞고 귀가 중이셨습니다. 


"양들은 무사해요?"

"응~ 무사해."


사실, 천둥번개 날벼락 심한 날에는 들판에서 풀 뜯던 양들이 벼락 맞아 죽는 경우도 많거든요. 


"아저씨, 어서 우리 집으로 들어오세요."

"아니야.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지. 양들을 우리에 넣어줘야 해."



아저씨는 비를 피하지 않고 양 떼를 보살펴야 한다며 사양하셨습니다. 

비에 홀딱 맞은 옷을 보며, 

"아저씨, 우리 양반 비옷이 있는데 빌려드릴게요."

"어허~ 그래? 오늘은 비가 안 올 줄 알고 안 가지고 왔는데 이렇게 비가 내리다니!"



날씨에 민감한 양치기 아저씨도 평소 가지고 다니는 비옷을 챙기지 않은 것을 보니 

과연 갑작스럽게 내린 우박과 비입니다. 



그날 5분도 채 안 돼 내린 강수량은 20L. 

하늘에서 그냥 양동이째로 빗물을 쏟아부은 듯했습니다. 



양 떼는 그런 곳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땅에 솟아나는 풀이나 열심히 뜯고 있습니다. 

너희들은 좋겠다~ 생각 안 하고사니....... 

이 와중에 풀이 목으로 넘어가니?! 



우리의 양치기 개들도 쫄딱 비 맞고 떨고 있는데, 양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래, 너희들 양털 옷 입으니 춥지 않지? 



아이도 양치기 아저씨가 걱정되어 나옵니다. 

"아저씨, 들어와 쉬다 가세요~!"



"아니야, 비가 더 오기 전에 빨리 가야지~!"


우리 집 뒷산 넘어 걸어서 30분 정도 가야 하는데도 아저씨는 쉴 생각을 하지 않으십니다. 



양치기 아저씨는 남편의 비옷을 빌려 입고 후다닥 양 떼를 몰고 가셨습니다. 



그날 내린 우박은 아이들에게는 신났지만, 동물들에는 퍽 놀라게 한 우박입니다. 

저도 놀랐으니 말이지요. 

비가 오면서 대부분 우박이 녹아 없어졌지만, 이렇게 동글동글한 우박은 

다음 날 아침까지, 길 가장자리에 하얗게 여전히 쌓여있었습니다. 



하늘의 변덕 덕분에 그날부터 인터넷이 아웃되어 우리는 문명(?) 없는 때로 돌아가 생활했답니다. 

 


우리는 다시 집으로 들어와 하던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재활용한 점토로 이쁜 그릇 만들기~!


그렇게 하여 완성된 그릇들이 위의 사진입니다. 


아~~~ 아빠는 언제 오는 걸까? 

아이들은 아빠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릅니다. 

응~~~ 엄마도 아빠가 빨랑 왔음 좋겠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식겁하던 날벼락과 우박 지나고 오늘은 아주 화창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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