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아침은 무척 일찍 시작됩니다. 해가 뜨기도 전에 하루가 시작합니다. 아빠는 회사 가기 전에 꼭 하는 일이 있는데요, 칠면조, 닭,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일이랍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문을 열어주고, 신선한 아침 먹이를 주다 보면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웬걸....... 오늘은 고양이들이 기거하는 장작 창고에서 요란스런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뭐지? 하고 문을 살그머니 여니, 우와~!
글쎄 우리의 어미 고양이 블랑키타가 여섯 마리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잡아와 시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안타깝게도 그 먹이가 바로...... 바로...... 부엉이였다는 사실!
아니, 평소 흔히 보지 못하는 부엉이를 이 녀석이 잡았단 말이지?
새끼 고양이 여섯이 달려들어 크르릉~ 거리면서 먹이를 와작와작 씹고 있었답니다.
"잠깐, 잠깐! 미안해."
그러면서 남편은 남은 부엉이 부위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와 날개, 다리 한 짝.
정말, 너무 괴기스럽지 않나요? 그런데 남편은 이것들을 꼭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나 봐요. 고양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몰래 어딘가에 숨겨두고, 회사 다녀온 직후 그것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어미 고양이 블랑키타가 잡아 온 부엉이 흔적입니다.
날개가 저런 걸 보니 그렇게 크지 않은 중간급 부엉이인 것 같습니다.
아니, 고양이가 이렇게 부엉이도 잡나요? 에고고~
생태계 순환은 정말 놀랍네요.
부엉이는 생쥐를, 고양이는 부엉이를......
큰 부엉이는 고양이도 잡아먹는다는데......
아빠는 괴기스러운 이 부엉이 몸체를 아이들에게 보여줍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보여줄 수 있어?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것도 좋은 거야."
아빠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부엉이는 밤에 활동하고, "부~ 부~ 부엉~"하고 운다고.
부엉이의 날카로운 발톱은 희생양을 잡기 쉽게 저렇게 갈고리 형태로 됐다고 설명합니다.
딱딱하니 정말 잘 잡힐 것만 같네요.
"한 번 만져봐."
역시 아이들은 선입견이 없으니 저렇게 만져보고 직접 느껴봅니다.
"응~! 부엉이 발톱이 아주 날카로워."
누리의 표정이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아빠가 이렇게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네요.
날개가 25cm 정도 되니까 고양이만 할 텐데, 블랑키타가 사냥을 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부엉이는 올빼밋과로 야행성이고, 이 올빼밋과는 다양한 종의 새들이 있어.
소쩍새, 올빼미, 부엉이 등이 있는데.... 한국말로 부엉이고, 스페인어는 부오(Búhos)라고 해."
이 부엉이는 카라보(cárabos, Strix aluco)라고 하고, 눈이 아주 새카맣단다.
한국에는 없고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방에 있단다.
정말 다행인 게, 아직 특별 보호 멸종위기 동물이 아니라 다행이야."
아빠는 아주 기분 좋게 아이들에게 산교육을 시킵니다.
아~~~ 역시 딸바보 아빠입니다. 아침에 보여주고 싶어 어떻게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는지......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교육이 될 만한 것은 이렇게 몸소 가르친답니다.
그런데 좀 놀랍죠?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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