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시어머니의 44년 된 가구 & 소소한 유지법

산들무지개 2016. 10. 3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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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는 아주 검소하십니다. 그렇다고 짠순이는 아니시랍니다. ^^*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하실 정도로 건강에 관한 좋은 먹을거리는 아끼지 않는 편이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어머님이 40세 되던 해에 갑상샘암에 걸려 많은 세월, 투병 생활을 해오셨기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지금은 말끔히 없어졌지만, 그 흔적은 남아 언제나 건강에 대해선 철두철미하게 음식 조절 및 소금, 콜레스테롤 조절 등을 하신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스페인 사람인 시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몇몇 합리적인 가구 유지법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대단한 게 아니라 어떻게 시어머님이 시집오시면서 준비한 가구를 지금까지 유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건강한 사람이 소비문화에 흔들리지 않고 강단 있게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해가는 이야기랄까요? 하하하! 하긴 시어머니께서는 언제나 그러시네요. 


"난 복잡한 게 싫어. 단순하게 있는 물건 아끼면서 사는 게 더 좋아. 복잡하게 새 물건 사고 또 사고...... 넘쳐나면 정말 복잡해서 정신이 없을 것 같아. 내 정신 건강에 좋지 않게 사는 것보다 내 손에 익숙한 물건을 만지면서 사는 게 훨씬 좋아."


그래서 그런지 어머님이 간직한 물건들은 아주 오래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중 아직도 시부모님댁에 자리한 가구들은 아직도 44년의 세월을 견디면서, 아니 광채를 내면서 두 분과 같이하고 있답니다. 



위의 침대 가구 세트는 시부모님께서 결혼하신 해에 구입하셨죠. 

물론 매트리스는 현대의 물건을 사용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사용하고 계십니다. 


일단 오래된 가구처럼 보이죠? 그런데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일단 침대의 커버를 장식용으로 자주 바꾸어주신답니다. 

물론 먼지 방지를 위한 목적도 있지만, 위의 사진처럼 커버를 교체하면서 

분위기를 바꾸지요. 



이 화장대 의자도 침대의 분위기와 맞게 커버를 바꾸어 씌워주신답니다. ^^



소파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페인 와서 참 신기하게 생각한 게 종종 소파에 이렇게 커버를 씌워 관리들을 하시더라고요. 

어느 해, 시부모님은 디스커버리 잡지에서 한국 일반 가정 사진에 가죽 소파를 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좀 놀라셨답니다. 가죽(인조 가죽 포함)은 숨을 쉬지 않아 답답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 말이지요. 


"대신 청소하기에는 금방이죠. 한 번 쓱 닦아주면 되니까 말이에요."


이런 말씀을 해드렸는데요, 보통의 스페인 사람들은 가죽 소파보다 숨이 통하는 소파를 선호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마도 이런 소파 커버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때가 덜 타고, 때가 타더라도 갈아서 새 커버를 덮어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 사용할 수 있지요. 



이 가구도 신혼 부부 때 구입하신 물건이랍니다. 

산똘님 역사에 꼭 등장하는 식탁이지요. 


"어릴 때 이 식탁 위에서 함부로 그림을 그릴 수 없었어."


어? 그럼 어떻게 그렸을까요? 


"응~ 우리 부모님은 항상 식탁 커버를 씌워야만 그림 그리기를 허락하셨지."



이것 보세요. 식탁이 새것처럼 반질반질합니다. 

보통 집에서 일을 보실 때는 식탁보를 씌워두지만 외출하거나 

사용하지 않으실 때는 이렇게 반질한 모습 그대로를 노출해놓으십니다. 


그리고 의자의 쿠션은 그 긴 세월 동안 이겨오지 못해 서너 번 새 쿠션을 대고 천을 올렸다고 합니다. 

저 의자 쿠션은 제가 산드라 양을 임신했을 때 새로 한 것이랍니다. 

7년이 흐른 쿠션이네요. ^^



램프(샹들리에) 및 작고 소소한 장식품들


이것도 가구와 함께 딸려왔는데 샹들리에는 진짜 크리스탈이라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닦아주신답니다. 

그런데 시부모님 연세가 많으셔서 청소를 본인이 직접 하시는 게 아니라 

청소 도우미 아주머니가 오신답니다. 


월요일마다 청소를 구석구석 해주시는 데 중요 부분은 선반의 먼지와 유리창, 그리고 작은 물건들을 

깨끗이 닦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청소 도우미께서 대청소를 해주시면 두 시부모님은 

남은 6일을 깨끗이 유지하신답니다. 

유지하는 데에는 매일매일 쓸고 닦는 것은 기본이랍니다. 


"청소 도우미 오시니 청소하지 마세요~!"

이런 말씀 드리면 큰일 납니다. 


청소 도우미는 대청소만 담당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청소 도우미 오시기 전에 언제나 집안을 말끔히 청소 & 유지하신답니다. 



이 화장실 내 가구도 보세요. 이 물건도 44년 되었죠.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가끔 물 때가 있기도 한데 항상 식초 및 레몬으로 청소를 해주신답니다. 



화장실에는 조화를 두어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그런데 조화에 먼지끼는 게 가장 귀찮을 것 같은데도요, 항상 먼지가 앉질 않게 청소를 해주신답니다. 



시어머니의 보물 창고, 진열장입니다. ^^*

이 물건도 44년 되었죠? 


나무 벌레가 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뒤쪽에 조금 끼어 수리를 자주 해주셨다고 합니다. 



진열장 안에 있는 찻잔과 주전자, 와인잔 등 모든 것도 44년 넘은 물건들이랍니다. 

물론 몇몇 잔은 깨어져 버린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줄곧 써오고 계십니다. 

산똘님 외할머니께서 시어머님께 선물한 당신의 물건도 있으니 세월을 따지면 아주 긴 듯합니다. 

이 물건들은 평소에 사용하지 않고 특별한 날에 특별 음식과 축복을 할 때 사용하는 물건이랍니다. 

그러니 그 긴 시간을 견딜 수 있었을 듯합니다. 



시어머니의 검소한 화장대 



현관의 등과 거울, 수납 가구



위의 가구는 붙박이장이랍니다. 

시부모님께서 이 아파트로 이사 오시면서 

당신들이 가지고 계신 가구에 맞게 주문하셔서 붙인 가구라고 합니다. 


현대 가구이지만 신혼 때 마련한 가구에 맞게 재창조한 현대 가구이지요. 


뭐 달리 큰 유지법이랄 것은 없는데 

큰 유지법이네요.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아끼지 않는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가구도 사람 손을 탄다면, 바로 시부모님의 가구들이 사람 손을 타 

지금까지 반질반질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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